한국인 첫 카바레 데뷔

한국인 첫 카바레 데뷔

2008.01.05. 오전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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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독일에는 카바레 문화가 널리 퍼져 있습니다.

한국에 알려진 부정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본래는 작은 무대 공연을 관람하며, 음악과 식사를 즐기는 곳이라고 합니다.

카바레에서는 실력있는 음악가들이 전속 계약을 맺고 주기적으로 공연을 펼치는데요, 이곳에 한국인 성악가가 처음으로 데뷔를 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독일 비스바덴에서 김운경 리포터가 한국인 성악가 김주권씨의 공연 모습을 담아왔습니다.

[리포트]

앞치마를 두른 웨이터가 갑자기 무대로 올라가 공연 중인 배우들에게 말을 겁니다.

웨이터는 이어 배우들과 함께 능청스럽게 연기를 하고 노래도 부릅니다.

'카바레'는 19세기말 프랑스에서 시작해 백년 이상을 이어온 유럽의 대중문화공간입니다.

소극장만한 이 문화 공간에서는 음악 공연은 물론 정치적인 사건들과 인물들로 풍자하는 코미디 공연도 펼쳐집니다.

[인터뷰:잉에 키퍼, 관객]
"카바레란 넓은 의미에서 즐거움을 주는 곳입니다. 오늘날 코미디의 옛 형태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주로 정치적인 사건들을 풍자하고 음악극 형태로 많이 다뤄집니다."

이번에는 아코디언 연중와 함께 한 성악가가 등장합니다.

바흐의 판타지 G-단조가 장엄하게 장내에 울려퍼집니다.

한국인 성악가 테너 김주권씨가 부르는 푸치니의 아리아 '공주는 잠못 이루고'에 관객들은 열광합니다.

[인터뷰:사비네 멩에스, 관객]
"오늘 보여준 세 명의 아코디온 연주자들의 연주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특히 테너 김주권의 노래는 파바로티도 시샘을 할만큼 대단한 연주였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인으로서 이처럼 독일의 카바레 무대에 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왜냐하면 언어의 장벽 말고도 현지 문화를 이해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2년 카바레 무대에 전속 테너가수가 된 김주권씨는 이미 한 달전에 공연 좌석이 매진되는 등 이곳에서 인기가 가장 높은 가수입니다.

[인터뷰:에두아드 볼리츠, 前 마인츠 대학 음대학장]
"정말 훌륭한 목소리입니다. 그런 소리를 내는 테너는 흔치 않습니다. 저는 그 동안 많은 사람들과 연주해왔고, 많은 학생들을 가르쳐 왔습니다. 제 판단으로 그는 분명히 성공할 것입니다."

김주권씨는 지난 1997년 폴란드를 거쳐 독일에 유학온 뒤 지난 2002년부터 생계를 위해 카바레의 테너가수 일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카바레 무대를 발판으로 자신의 다음 무대를 꿈꾸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주권, 파리저 호프테아터 전속가수]
"카바레 같은 장르의 재밌고 신나는 공연을 앞으로 한국에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김주권 씨는 바그너의 오페라 발퀴레 공연을 비롯해 내년엔 아코디언 트리오와 함께 한국무대도 계획하는 등 활발한 연주활동을 벌일 예정입니다.

독일 비스바덴에서 YTN 인터내셔널 김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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