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 품에 안긴 왕산의 후손들

고국 품에 안긴 왕산의 후손들

2006.01.19. 오후 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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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중앙아시아 일대에는 일제 강점기에 나라를 위해 몸을 던진 독립 운동가들의 후손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후손들 대부분이 '소수 민족'이라는 멍에를 지고, 힘들게 삶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구한말 독립운동가 '왕산' 허위 선생의 후손들이 어렵사리 한국에 자리를 잡았다는 소식입니다.

키르기스스탄에서, 전상중 리포터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구한말 의병을 일으키는 등 독립운동에 투신했던 왕산 허위 선생의 후손들입니다.

왕산의 손자 허 게오르규씨는 오랜 유랑을 접고 꿈에 그리던 고국에서 여생을 보내게 됐다며 기뻐합니다.

[인터뷰:허 게오르규, 허위 선생의 손자]
"이야기로만 듣던 고국땅에서 일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쁩니다..."

왕산 선생은 을사조약 체결 당시 경기 북부에서 의병을 일으켜 일본군과 싸우다 붙잡혀 순국하게 됩니다.

하지만 나라를 되찾은 후에도 선생의 후손들은 국가로부터 외면을 받은 채 해외로 떠돌게 됐습니다.

이들은 주로 중앙아시아 지역을 떠돌며 농사를 짓거나 운전일을 하는 등 갖은 고생을 했습니다.

후손들의 어려운 사연이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면서 이들을 돕기 위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습니다.

[인터뷰:윤덕호, 윤프로덕션 대표]

[인터뷰:허 게오르규, 허위 선생의 손자]
"지금까지 떠돌이 신세였는데, 이제는 고국땅에서 열심히 일하며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살고 싶습니다."

허위 선생은 훗날 건국 훈장에 추서되기도 했지만 후손들이 겪어야 했던 고충에 대한 보상은 턱없이 부족하다는게 중론입니다.

[기자]
조상의 업적이 기록된 노트를 간직하며 한시도 자부심을 잃은 적이 없다는 왕산의 후손들!

그들에게서는 사형집행 당시 "대의도 펴지 못했는데 유언은 무엇에 쓰랴"라며 기개를 잃지 않았던 왕산의 올곧은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키르기스탄에서 YTN 인터내셔널 전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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