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김의 야! 토크!] 이택근과 푸홀스의 마음을 움직인 '오너볼'

[대니얼 김의 야! 토크!] 이택근과 푸홀스의 마음을 움직인 '오너볼'

2011.12.14. 오전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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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국에서 놀랄만한 소식이 들려왔다. 10시즌 넘게 MLB 최고의 강타자로 군림해온 알버트 푸홀스가 2873억에 10년 계약을 했다는 소식이었다. 계약 내용은 어느 정도 예상 했기에 크게 놀라지 않았지만 미국 야구계를 놀라게 한 점은 친정 팀이 아닌 LA 에인젤스와 계약을 했다는 점이었다. 푸홀스의 에인젤스행은 계약이 발표되기 며칠 전 까지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결과였다. 세인트루이스는 야구선수에게 상당히 매력 있는 시장이다. 그리고 카디널스는 올 시즌 극적으로 텍사스 레인저스를 누르고 우승트로피를 거머쥐었던 강팀이기도 하다. 뉴욕 양키스 정도는 아니더라도 나름 오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팀 대열에 속 하는 팀이다. 팬들의 사랑 또한 대단하다. 2011년 카디널스의 정규시즌 총 관중수는 300만 명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그 많은 팬들의 일방적인 사랑을 독차지 하던 그가 자기를 발굴하고 키워준 친정팀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새로운 팀과 10년 계약을 하게 되었다. 과연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의 마음을 흔든 결정적인 순간은 에인젤스 구단주 아태 모레노와의 전화 통화였다. 현지 시각으로 6일 저녁 모레노 구단주는 와이프와 영화 데이트 중 이었다. 하지만 푸홀스와의 계약관련 보고를 받은 즉시 자리를 박차고 나와 푸홀스와 통화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두 남자의 통화는 약 40분 동안 진행 되었으며 모레노 구단주의 메시지는 간결하면서 강렬했다.  “지금이라도 원한다면 비행기를 타고 자네가 있는 그곳으로 달려가겠다”며 열정적으로 푸홀스에게 다가갔고 결국 푸홀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모레노 구단주는 프런트에게 돈 주머니만 허락하는 것에 끝나지 않았고 영업에도 직접 나서서 마지막 순간 큰 힘을 보탰다.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게 눈여겨 볼 사실은 구단주들의 현장 참여는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야구에서도 간혹 볼 수 있는 광경이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2011년 시즌 소속팀 LG 트윈스와의 협상에서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 받지 못해 머리가 복잡하고 힘들었던 순간. 이택근 선수의 전화 벨이 울렸다. 그리고 그에게 전화를 건 사람은 다름아닌 넥센 히어로즈의 이장석 구단주였다. 2년 전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트레이드를 시켰던 친정팀 구단주가 직접 발벗고 나서 그에게 손을 뻗은 것이다. 이장석 구단주의 메시지 또한 간결했고 강렬했다. 결과는 50억의 대박 계약과 이택근은 친정 팀으로 금의환향하게 되었다. 이번 경우에도 '오너볼'이 작전이었다.적절한 시기에 오너들의 현장 참여는 구단 프런트와 선수들에게는 큰 자극이 될 수 있으며 팬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소통에 도구가 될 수 도 있다. 올 시즌 잠실야구장을 깜짝 방문했던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그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김회장은 경기 후 “김태균을 잡아달라”는 어느 한 팬의 외침을 무시하지 않고 “김태균 꼭 잡아 올게”라며 화답하였고 한화이글스는 결국 연봉 15억이라는 기록을 세워가며 김태균 재영입에 성공하였다. 한마디로 김승연 회장은 이글스 팬들과 했던 15억짜리 약속을 지킨 것이다. 이외에도 한화 이글스는 2군 전용 훈련장 건립을 위해 300억 원이 넘는 투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 또한 “오너볼”의 일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내가 구단주라면… 어떨까?”야구팬이라면 한번쯤 해보는 상상이다.전 재산을 털어서 구단에 투자하고 최고의 FA를 영입하겠다는 팬들이 꽤 있지 않을 까 생각된다. 하지만 구단주의 잘못된 참여는 팀을 오히려 장기적인 슬럼프에 빠트릴 수 있는 큰 원인이 될 수가 있다. 현장에서의 판단을 믿어주고 결정적이고 꼭 필요한 순간에 등장하는것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가 아닐까 생각된다. 바로 “오너볼”의 원조인 뉴욕양키스 전 구단주인 조지 스타인브레너가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1980년대 그가 저지른 만행(?)들과 집요한 간섭 때문에 오랫동안 양키스는 빛을 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1990년 대 중후 반에 팀과 자신의 위치를 재정비하며 명문 팀의 위력을 찾았지만 그의 현장 간섭은 메이저리그에서 전설적으로 전해져오고 있다. 각 야구팀들이 컬러가 다르듯이 각 구단주들의 스타일 또한 다를 수 밖에 없다. 미국과 한국에서 불어오는 '오너야구의 시대'는 긍정적인 부분들이 많다고 판단된다. 조그만 식당도 현장에 주인이 있고 없고는 천지차이라고 한다. 프로야구팀도 그렇지 않을까?/대니얼 김(전 뉴욕메츠, 전 김병현/서재응 미디어 코디네이터, 현 신시네티 레즈 스카우팅 코디네이터)Daniel@dk98group.comTwitter: @danielkimW[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제보및 보도자료 osenstar@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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