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훈은 다 계획이 있었다 #트롯의맛 [인터뷰]

노지훈은 다 계획이 있었다 #트롯의맛 [인터뷰]

2020.02.27. 오후 5:3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 노지훈은 다 계획이 있었다 #트롯의맛 [인터뷰]_이미지
  • 노지훈은 다 계획이 있었다 #트롯의맛 [인터뷰]_이미지2
  • 노지훈은 다 계획이 있었다 #트롯의맛 [인터뷰]_이미지3
AD


"계획이 다 있었다(웃음)."


시청률 30%를 돌파한 TV조선 '미스터트롯'은 여러 스타를 탄생시킨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준결승 무대를 앞두고 아쉬운 탈락을 맞은 노지훈도 분명 그 중 하나다. '로(맨틱)지훈'이라는 수식어가 보여주듯, 경연 내내 여심을 수시로 들었다놨다 했던 그다.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TV리포트와 만난 노지훈은 인터뷰 내내 웃음이 얼굴에서 떠나질 않았다. 어렵게 맞은 지금이 무척이나 고맙고, 탈락 후에도 연신 쏟아지는 러브콜에 행복해서다. 짧지 않은 그간의 여정을 돌아보며 "계획이 다 있었다"고 웃을 수 있는 여유도 좀 생겼다.



#'위대한 탄생'→'미스터 트롯'


노지훈의 첫 오디션 프로그램은 지난 2010년 방송된 MBC '위대한 탄생'이었다. 당시 TOP8에 들며 얼굴을 알렸던 그는, 2012년 솔로가수로 데뷔했다. 그렇게 다시 7년 여의 시간이 흘렀고, 자신의 인생 두 번째 오디션 '미스터 트롯'에 참가하게 됐다.


"처음 오디션에 나갔을 때 '전쟁'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번에도 똑같다. 맞은데 또 맞는 기분이 들었다. 아니, 더 치열했다. 심리적인 압박도 컸고, 체력적으로도 더 힘들었다. 대신 더 큰 것들을 얻은 것 같다. 더 큰 성과, 큰 경험, 큰 관심."


압박감은 무대 위 노지훈을 붙들었다. 첫 예선무대에서 홍진영의 '오늘 밤에'를 선곡했는데, 초반 실수가 불거져 예비 합격자로 이름을 올리게 된 것. 의도치 않게 마주한 상황이었지만, 앞선 오디션 프로 유(有)경험 덕분에 무사히 넘어설 수 있었다.


"순간적으로 목에 먼지가 들어갔다. 그 짧은 찰나에 고민을 많이 했다. '말하고 멈춰야 하나? 아니면 계속 불러야 하나?'. 아마 경연 경험이 없었다면 중단을 요청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마무리 짓는 쪽을 택했다. 첫 무대 이후 '그래, 매회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 오히려 잘된 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으며 버텼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또 다시 나갈 마음은, 당연히 '없다.'


"호기심이 많고 도전을 좋아한다. 하지만 또 다른 오디션에 대한 생각은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웃음) 그보다는 트로트 가수로서 조금 더 성장하는 게 최우선이다. 그렇게 성장해 훗날, 가능하다면 '미스터 트롯'의 마스터 역할로는 나가보고 싶다."



#'복면가왕'으로 떨쳐낸 슬럼프


가수 노지훈의 트로트는 '미스터 트롯'에 앞서 이미 시작됐다. 지난해 5월 싱글 '손가락 하트'를 발매하고 트로트 가수로 본격적으로 전향한 것. '미스트롯'으로 트로트의 붐이 막 불기 시작하려던 시기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분명 예상을 깬 의외의 변신이었다.


"무대에 많이 서고 싶었다. 이전의 장르는 솔로 아티스트로서 설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긴 공백기를 갖게 되면서 방황 아닌 방황을 했다. 그러다 트로트를 권유 받았다. 처음엔 '그게 뭔데' 하는 마음으로 찾고 들어봤는데, 의외로 좋더라. 해왔던 음악을 트로트와 접목시키면 나만의 음악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생겼다."


트로트를 시작하고 곧장 모든 게 수월했던 것은 아니다. 노지훈은 여전히 '음악을 계속 해도 되는지'에 대한 고민을 떨쳐내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던 중 MBC '복면가왕' 무대를 만났다. 2019년 10월 방송된 '복면가왕'에서 그는 '월요병'으로 가왕전까지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복면가왕' 무대는 의심, 걱정, 개운하지 않은 것을 부술 수 있던 계기가 됐다. '가수를 계속 하는 게 맞을까', '무대를 할 수 있을까', '내가 노래를 못 하나?' 그런 생각이 쌓여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지나던 시기였다. 당시 판정단과 현장 관객의 반응에 용기와 힘을 얻었다."


돌이켜보면 '미스터 트롯'에 참가하기 전, 대중을 직접 마주할 수 있던 소중한 순간이었던 셈이다. 가면으로 자신의 존재를 차단하고, 오로지 목소리로만 승부를 봐야 하는 대결. 스스로 확신을 얻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무대였다.


"'미스터 트롯'을 앞두고 나가게 된 '복면가왕'은, 수능 보기 전 실력을 체크하는 모의고사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계획이 다 있었다.(웃음)"



#결혼과 육아→'아내의 맛'


가수로서의 노지훈 외에도 인간 노지훈의 삶도 차곡차곡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6년을 친구로 지냈던 레이싱 모델 이은혜와 연인으로 발전해 2018년 결혼에 골인했고, 같은 해 아들을 얻었다.


"연예인 동료와 친구들 사이에서 큰 이슈였다. 실제로 주변의 많은 이들이 아직까지 결혼과 육아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다. 결혼 전후 내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삶에 대한 태도가 변했다. 책임감도 생기고, 행복감이 커졌다."


노지훈-이은혜 부부의 모습은 TV조선 '아내의 맛'을 통해 볼 수 있게 됐다. 최근 해당 부부예능의 출연을 확정하고, 지난주에 촬영을 진행한 상태다.


"아내와 아이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섭외를 받고 가장 먼저 아내에게 달려가 상의한 것은 그러한 이유에서다. 관찰 예능이니 있는 그대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 될 것 같아 출연을 결심했다. 팬분들과 시청자가 좋게 봐줬으면 한다. 아직 부족하지만 다정한 남편, 존경받을 수 있는 아빠가 되는 게 내 목표다."


도서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올해의 트렌드로 제시된 '멀티 페르소나'라는 개념이 있다. 상황에 맞게 한 개인이 '다른 사람'으로 변신해 다양한 정체성을 표출하는 것을 뜻한다. 때론 가수, 때론 작곡가, 때로는 남편과 아빠로서 여러 위치에서 시의적절한 모습을 훌륭히 소화하는 노지훈을 표현하기에 딱 적합한 개념이 아닐까.


"AB형이라서 그런지, 각 역할마다 분리가 잘 되는 편이다. 모든 방면에서 뭐든 다 잘 해내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트로트 가수로서 다양한 음악과 콘텐츠를 만들고 패션, 사진, 영상, 광고 등 여러 형태로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싶다. 장윤정, 박현빈, 홍진영 선배님처럼 전 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는 트로트 가수가 되는 것이 내 목표다."


박현민 기자 gato@tvreport.co.kr / 사진=빅대디엔터테인먼트


Copyrights ⓒ TV리포트. 무단 전제 -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