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는 모습 촬영까지…" 아이돌 '사생팬' 피해의 심각성

"씻는 모습 촬영까지…" 아이돌 '사생팬' 피해의 심각성

2019.12.10. 오전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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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트와이스 측이 멤버 지효가 공항에서 팬들의 무질서로 부상을 입은 것에 이어 스토킹 추정 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아이돌을 비롯한 아티스트들이 '사생팬'으로부터 입는 피해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 "개인정보 취득은 기본"


'사생팬'은 아티스트의 뒤를 쫓아다니며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는 팬을 뜻한다. 이들이 아티스트의 개인 연락처를 알아내 연락을 시도하거나 비공식 스케줄에 나타나는 것은 기본이다. 아티스트의 가족이나 지인들의 개인정보를 찾아내 연락을 취하는 경우도 있다.


항공 좌석 정보를 구해 기내에 함께 탑승하기도 한다. 연예기획사 관계자 A는 "좌석 번호를 어떻게 알아내는지 모르겠다"며 "어쨌든 사생팬 본인이 그 좌석을 구매한 것이니 내리라고 할 수도 없다. 그러나 옆자리에서 어떤 사진을 찍고, 무슨 내용을 녹취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기내에서 멤버들에게 말을 걸거나 소란을 피워 다른 승객들한테 피해를 끼치기도 한다"고 밝혔다.


아티스트들이 장기 비행을 할 때는 보통 비즈니스석을 타는데 이때 이코노미석을 잡은 사생팬들이 아티스트의 사진을 찍기 위해 서로 먼저 나가려고 다퉈 안전상의 문제가 생길 때도 많다.


이 관계자는 "해외에 나가 호텔을 예약하면 아티스트가 묵고 있는 한 층이 다 (사생팬들로) 만실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아티스트의 항공 및 숙소 정보는 공연사나 행사 주최 측이 아니면 공식적으로 전달하는 루트가 없다. 대체 개인정보를 어떻게 열람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며 답답함을 표했다.


# "숙소에서 씻는 모습 촬영까지"


사생팬들이 아티스트가 생활하는 숙소에 찾아오는 경우도 빈번하다. 아티스트가 모습을 보일 때까지 숙소 근처에서 배회하거나 엘리베이터에 탄 상태로 기다린다. 더 심한 경우엔 아티스트가 숙소 비밀번호를 누르는 걸 지켜보기도 한다. 때문에 아티스트들은 숙소 밖으로 자유롭게 나갈 수도 없고 사생팬들이 무엇을 찾아낼지 모르기 때문에 쓰레기 봉투 하나 버리는 것도 조심스럽다.


숙소 안에서 씻고 있는 모습을 찍힌 아티스트도 있다. 연예기획사 관계자 B는 "사생팬이 숙소 화장실과 연결된 창문 쪽으로 카메라를 줌인해 씻는 모습을 찍은 적이 있다. 흐릿하게 나온 인영을 SNS에 업로드까지 했더라"고 털어놨다.


연예기획사 관계자 C는 사생팬들 때문에 트라우마를 겪는 아이돌들이 정말 많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사생팬들을 한 명 한 명 대응해줄 수도 없고, 또 그냥 지나가면 '왜 무시하냐'며 불만을 제기한다"며 "일시적으로 사람이 확 몰리는 공간을 무서워하는 아이돌들이 많다. 그 어떤 힘든 스케줄보다 공항 가는 걸 제일 싫어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말했다.


# "사생팬도 팬? 대응 쉽지 않아"


사생팬들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부분의 기획사에선 '블랙리스트' 제도를 진행하고 있다. 아티스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정해진 규칙을 어길 시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불이익을 받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제도만으로는 사생팬 근절을 이룰 수 없는 게 실상이다.


관계자 B는 "사생팬들도 아티스트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건 맞으니까 팬이 아닌 취급을 하기가 조금 어렵다"며 "그러나 엄연히 그릇된 행동이고, 피해는 보고 있고, 또 사생팬 중에 국내팬만 있는 게 아니라 의사소통이 안 될 때도 많다. 대응을 하려고 해도 한계가 있으니 처벌을 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관계자 C 역시 "블랙리스트 제도를 활용한다고 해도, 한 명 한 명 얼굴을 대조해서 찾아내야 하는 건데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 '사생팬도 팬이다. 우리가 사진을 찍어주니까 너희 인기가 올라가는 거 아니냐'라고 논리를 내세우면 선뜻 제재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자기 이익을 취하는 건 정말 위험한 생각이다. 사생팬들이 스스로 자제하는 방법이 최선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지 기자 kimyous16@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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