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디바’ 이은미, 데뷔 30년…진정한 딴따라가 되기까지 [종합]

‘맨발의 디바’ 이은미가 돌아온다. 데뷔 30주년을 맞아, 진정한 딴따라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

이은미는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한 식당에서 데뷔 30주년 기념 앨범 ‘흠뻑’ 발표 및 전국투어 콘서트 개최를 둘러싼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흠뻑’에는 이은미의 지난 30년간의 음악적 깊이와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는 곡들이 수록돼있다. ‘사랑이었구나’, ‘어제 낮’ 등을 팬들과 공유할 예정. “세월이 차곡차곡 쌓여서 30년이 됐다. 그닥 수월하지는 않았고, 기적 같은 순간들도 있었다”는 이은미의 소감을 시작으로, 그의 30주년 행보를 되짚어 봤다.

# 진정한 딴따라가 되기까지

이은미는 올해 1000회 공연 달성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나는 워낙 재능이 부족한 사람이다. 내 재능의 한계를 느낄 때마다 어렵고 좌절한다”며 입을 뗀 이은미는, “민낯이 드러나는 기분이 든다. 부족함이 순간순간 느껴지니 피하고 싶고, 도망가고 싶다. 자기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직관하면서 한다는 건 힘든 일이다”고 먼저 털어놨다.

그러면서 “20주년까지 공연 횟수가 굉장히 많았다”며 “20주년 기념 공연만 63개 도시 136회인가에 이르렀다. 그때 이미 700회 가까운 공연을 했다. 20주년 기념 공연 때 진정한 딴따라가 되는 것 같은 순간들을 경험하기도 했다. 투어 버스를 타고 그 많은 도시들을 다니면서 매주 공연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기쁨과 즐거움이 느껴지더라. 이제야 음악가가 됐구나 싶었다”고도 덧붙였다.

이제는 매 무대를 마지막처럼 대한다고. 이은미는 “내 삶도 그렇지만, 음악가로서의 앞날도 노후를 맞이하며 잘 마무리해 가야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매번 무대마다 이 무대가 마지막이어도 후회 없을 순간을 만들자고 다짐하고 올라간다. 매 공연들이 생애 마지막 공연 같은 기분”이라고도 뜻 깊어했다.

# 결국은 팬들의 사랑

데뷔 30주년을 맞고, 팬들의 사랑을 다시 느꼈다고. 반성과 각성의 시간이기도 했다. 이은미는 “부산에서 받은 한 팬의 손편지를 보고 펑펑 울었다”며 “나를 아껴주시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나는 팬들에게 친절하지 못한 사람이다. 내가 너무 이기적인 사람이어서 그런 것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음악을 향한 완벽주의적 태도 때문이었다고. 이은미는 “콘서트를 하게 되면 그 전날 그 지역으로 가서 자고 리허설을 한다. 나는 4시간 이상을 한다. 그 전날 버스를 타는 순간부터 이미 공연 생각에만 빠진다. 날카롭고 못된 사람이 되는 거다. 팬들과 눈도 안 마주치고 사진을 요청해도 죄송하다고 하고 지나간다. 그렇게 30년을 보낸 것 같다. 부산 팬의 진심이 담긴 편지를 보고 굉장히 후회했다. 앞으로 친절한 사람이 되어 보겠다”고도 약속했다.

# 앞으로 해야 할 일

‘목소리를 낼 줄 아는 가수’답게 이은미는 현 가요계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끝으로는 “예전에 비해 지금은 모든 것이 나아졌다”며 “심지어 대기실 환경도 그렇다. 문제는 우리 사회 변화처럼, 음악에 관련된 시스템이나 하드웨어가 변화하는 게 만족스럽지는 않다. 분명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들이 있다. 그것이 우리가 갖고 있는 사회적 문제들처럼 근본적인 것일 때가 많다. 사고방식, 태도부터 그렇다. 그런 것들은 세상이 변화하고 진화하고 진보한 것처럼 서서히 변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것.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서도 당당했다. 이은미는 “두렵지 않은 게 아니다. 두렵다. 두려운데 하는 거다”라며 “그건 정확히 다른 것이다. 거창하게 여러분께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고 싶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나도 대한민국 국민이니까,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거다. 나를 칭찬하는 분, 욕하는 분이 계시는 걸 알고 있다. 나는 음악을 하는 사람일 뿐이고, 대중에게 노출되어 있는 직업이라는 이유로 그걸(의견을 내는 것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도 없다. 내 권리, 의무를 다하려고 한다”고 자신했다.

한편, 이은미는 내년까지 전국 35개 도시에서 전국 투어 콘서트를 개최한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