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이슈] “21세기 비틀즈” 방탄소년단-아미, '팬덤' 문화가 '현상'으로①

[Y이슈] “21세기 비틀즈” 방탄소년단-아미, '팬덤' 문화가 '현상'으로①

2019.03.25. 오전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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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이슈] “21세기 비틀즈” 방탄소년단-아미, '팬덤' 문화가 '현상'으로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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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프랑스의 유력지 르 피가로는 방탄소년단에 대해 “유튜브 세대의 비틀즈”, 영국의 BBC 뉴스는 “21세기 비틀즈”라고 평가했다. 이는 단순히 방탄소년단의 세계적인 인기만으로 비틀즈라고 표현한 것이 아니라 시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평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960년대 비틀즈의 등장은 비틀마니아(Beatlemania)라는 팬덤 현상을 만들어냈고, 2019년 방탄소년단의 팬덤 아미(ARMY)는 새로운 비틀마니아라 불린다. 방탄소년단의 팬덤 아미는 60년 전 비틀마니아로 시작된 아티스트의 팬덤이 어떤 방식으로 시대에 적응하며 진화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비틀마니아가 팝역사에 기록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전 세계 최초의 ‘글로벌 팬덤’이라는 점에서 시작된다. 비틀마니아는 영국에서 시작돼 북미 대륙을 거쳐 남미와 인도에 전파됐고 일본 등 아시아까지 전해졌다. 이후 모든 팝스타들은 동일한 방식으로 글로벌 팬덤을 만들었다. 80~90년대 유명 팝스타의 경우도 마찬가지. 마이클 잭슨, 마돈나, 저스틴 팀버레이크, 브리트니 스피어스,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도 영미권에서 시작돼 전세계로 인기가 확산된 경우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팬덤 아미가 전 세계 미디어들로부터 처음 주목받은 것은 네트워크 시대의 배경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SNS와 유튜브 등 네트워크 시대라는 배경 속에서 이들이 자생적으로 만들어지고, 다양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방탄소년단은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대신 SNS를 통해 먼저 팀의 존재를 알렸고,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곡의 히트가 아닌 팬덤 형성을 통해 성공을 거뒀다. 여기에 공감과 참여라는 화두를 던진게 주효했다.

[Y이슈] “21세기 비틀즈” 방탄소년단-아미, '팬덤' 문화가 '현상'으로①

전 세계 어디서든 방탄소년단의 새로운 노래와 이야기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함께 움직이며 다 같이 열광하는 것, 방탄소년단의 인기와 아미의 폭발력은 단순한 팝스타의 탄생이 아닌, 그 현상 자체로 우리가 현재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이 됐다.

주목할 점은 아미가 비틀마니아와 다른 ‘21세기형 팬덤’ 임을 보여주는 것은 이들이 방탄소년단을 즐기고 누리는 방식이다. 비틀즈는 등장하는 곳마다 팬들을 몰고 다녔다. 현장 분위기가 다소 과격해지기도 했고, 이는 비틀즈가 후기에 공연 등의 활동을 중단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아미들도 공항에서 방탄소년단을 기다리며 연호하고 이들의 동선 하나하나를 주시하며 운집한다. 하지만 아미가 비틀마니아와 다른 점은 방탄소년단이 나타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모이고, 즐긴다는 점이다. 지난 10일과 23일 서울광장과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아미피디아' 행사에 2만 명의 아미들은 방탄소년단의 출연과 상관없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퀴즈를 풀고, 노래를 따라 불렀다. 태생적으로 네트워크로 점조직화 된 팬덤이 오프라인 공간에 모여 소통하고 각자의 방식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팬덤 문화를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메시지에 대한 공감과 참여는 비틀마니아와 아미 뿐 아니라 모든 뮤지션, 아티스트의 팬덤의 공통된 가치다. 비틀마니아 시대에는 반전과 평화가 있었다. 반면, 방탄소년단의 메시지는 처음 10대의 삶(학교 3부작)이었고 이후 청춘(화양연화 2부작)으로 이어졌으며, 그 다음 사랑(LOVE YOURSELF 시리즈)이었다. 이 과정을 통해 글로벌화 된 대규모 팬덤으로 성장한 아미는 단순한 열광을 넘어 직접적으로 ‘선한 영향력의 행사’라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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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아미들은 각각 자신들의 나라의 실정과 필요에 맞는 기부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헌혈을 하거나 묘목, 동물 사료 기부, 산불 피해 복구 지원 등 다양하다. 이들의 참여를 들여다 보면 국적, 인종, 연령, 성별 등을 초월한다. 방탄소년단의 팬덤은 다양성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또한 글로벌한 조직력과 막강한 화력을 바탕으로 스타워즈와 유니세프가 함께 한 캠페인을 이틀 만에 목표를 달성시켜 주최 측으로부터 감사인사를 받기도 했다.

또, 방탄소년단이 유니세프와 함께 한 ‘LOVE MYSELF’ 캠페인은 현재 모금액 19억 원을 돌파했으며 계속 진행 중이다. 이처럼 한국의 아이돌 팬덤 문화가 전 세계에서 여러 형태로 긍정적으로 퍼져 나가며, 그들이 힘을 모으면 무언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존재를 인정받으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YTN Star 박영웅 기자 (hero@ytnplus.co.kr)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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