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했던 장유석, 독학한 래퍼 짱유, 행복해진 장유석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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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2. 오후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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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은 불우했다. 따뜻하게 쉴 수 있는 집, 아니 가족이 없었다. 음악을 통해 처음 칭찬받고, 새로운 세상을 알았다. 그때부터 였다. 홀로 매진했다. 랩을 시작으로 음악을 배웠다. 10년을 꼬박 음악과 함께 했다. 비로소 행복을 얻었다. 평생을 함께 할, 드디어 가족이 될 연인도 만났다.



래퍼 짱유(본명 장유석)는 다양한 면면을 지녔다. 뽀얀 피부지만, 그 위에 형형색색의 타투가 덮고 있다. 음악 속 사운드는 거칠지만, 막상 본인의 목소리는 맑다. 그렇게 오는 7일 발매될 첫 정규앨범 ‘KOKI7’에도 다양한 감성과 코드를 담았다. 누구라도 하나쯤 마음에 들 수 있도록.




◆ 예술을 꿈꾸는 래퍼



“짱유는 제 본명 장유석에서 시작된 별명이다. 어릴 때부터 불리던 거라 익숙해서 지었다. 말론으로 이름을 바꿀까 했는데, 그대로 짱유로 간다. 제 몸에는 한 명의 타투이스트가 완성해가는 작품이 채워져가고 있다. 제 캐릭터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분과 저의 합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제 몸을 도화지라고 생각한다.”



그런 짱유에게도 확실한 기준은 있다. 목 위로는 절대 타투를 하지 않겠다는 것. 한국인이상, 한국 정서를 거스를 수 없다는 의견이었다. “혐오스럽게 보이는 건 싫다”는 게 짱유의 소신.



“제 몸의 타투는 하나의 예술이지 혐오의 대상이 아니다. 타투가 주는 반전미도 있다. 저는 절대 무서운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이 타투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더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겉모습과 속마음은 다르다는 걸 앞으로 보여드리겠다.”



타투 작업은 고통스럽다. 하지만 그 고통은 또 다른 배움의 시간이란다. 어린시절 짱유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어린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엄마에 대한 기억은 없다. 아빠 역시 어린 짱유를 지켜줄 수 있는 형편이 되지 못했다. 친척 집을 전전하며 살아야했다.



“집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하다. 제가 음악으로 돈을 부지런히 벌어야 하는 이유다. 그래야 아빠에게 집도 마련해 줄 수 있다. 저는 푸세식 화장실과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집에도 살아봤다. 그런 시기를 음악으로 버텨냈다. 노래를 부르고, 친구들에게 칭찬을 받은 후 음악에 급속히 빠져들었다. 그때부터 인터넷 검색으로 자문을 구하면서 직접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 나홀로 꼬박 10년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짱유는 가사를 쓰기 시작했다. 잠시 랩을 알려준 선생님이 있었지만, 오히려 창작에 한계가 있었다. 그 색을 버리는데 몇 년의 시간을 소비해야 했다.



“올해로 음악한 지 10년이 됐다. 아무것도 모르던 소년이었는데, 지금은 이것저것 혼자 다 만든다. 뮤직비디오까지 혼자 다 작업한다. 점차 완성도는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랩도, 가사도 예전에 비해 달라진다. 생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디스랩도 많이 했는데, 이젠 다름을 인정할 줄 알게 됐다. 제가 성숙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노래방에서 키운 가수의 꿈. 이제는 할줄 아는게 음악밖에 없다는 짱유. 그래서 평생 걸어야 할 길이라고 믿는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면서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원망한다고, 현실이 달라질 게 아니란 걸 그 어린 소년은 알아버렸다.



“나에게 음악이 치유가 됐다. 그래서 재밌었다. 내 삶이 힘들지 않았다. 분명 힘든 상황이었지만, 시선을 음악으로 돌렸다. 그런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그런 것들이 쌓여서 긍정적인 사람이 됐다. 그래서 이제는 내 에너지를 어려운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다.”



짱유는 음악을 통해 다양성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싶단다. 각자의 자아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의 문제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기존에 굳어진 음악적 틀도 깨려고 한다.



“음악 스타일이나 비주얼적인 면에서도 다르게 하고 있다. 제가 유튜브에 고1때 랩 한 걸 올려뒀다. 누군가는 흑역사라고 할 수 있지만, 저는 못할 때부터 잘 할때까지 과정을 남겨두고 싶다. 그렇게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면서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 사랑으로 얻은 시너지



가족이 없던 탓에 눈치를 많이 보면서 자랐던 짱유. 그래서 마음의 병도 많았다고 했다. 단 하나, 음악으로 병을 치유했던 짱유는 자신이 만드는 음악으로 또 한 번 힐링하고 있었다.



“음악처럼 뮤직비디오도 멋있게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가 지금의 여자친구와 인연을 맺었다. 여자친구는 영국에서 순수예술을 공부하고 있었다. 지인이 뮤직비디오 작업을 함께 해보라며 소개해줬다. 3년째 사랑하고 있다. 둘 다 예술을 하다보니, 그 자체가 영감이 된다. 서로의 교감이 엄청난 시너지를 준다. 여자친구와 꼭 결혼하고 싶다.”



사실 짱유는 여자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엄마에 대한 기억도 없고, 어린 시절 눈칫밥 먹던 시간이 길어 그랬다. 그러던 중 지금의 여자친구와 첫사랑을 시작했다. 그녀의 사랑으로 닫혀있던 마음이 처음 열렸다.



“지금 회사에서 제 가능성과 잠재력을 높게 봐주셨다. 그래서 계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회사는 돈을 벌어야 한다. 그래서 제가 돈을 벌 수 있는 가수가 돼야 한다. 당장은 미안한 마음이 크다. 저를 높게 봐줬지만, 아직 큰 돈을 벌지 못한다. 저를 믿어준 만큼, 더 잘하고 싶다. 저는 아무 것도 없던 놈이라 잃을 것도 없는 놈이다. 그래서 하고 싶은 음악을 따라 가는 중이다. ‘넌 미친 놈이다’라는 소릴 들어도, 계속 음악에 미쳐 멋있는 놈으로 살아보겠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라이언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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