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머니' 희대의 먹튀실화…통렬한 금융스릴러[어땠어?]

'블랙머니' 희대의 먹튀실화…통렬한 금융스릴러[어땠어?]

2019.10.29. 오후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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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명확하다.


영화 '블랙머니'는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사건을 소재로 한다. 현재진행형인 희대의 사건이지만 어느샌가 잊혀버린 사건. '블랙머니'는 이를 스크린으로 주저 없이 소환했다.


사모펀드, BIS, ISD, 금융위원회, 조세피난처. 워낙 복잡한 사건이다 보니 얽힌 이해관계도 만만찮다. 관객에게 낯선 경제개념이 쉴 틈 없이 쏟아지지만, 영화는 마치 쉽게 풀어쓴 '경제학원론'처럼 관객을 자연스럽게 이해시킨다.


물 흐르듯 유려한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정치검사, 부패검사, 모피아, 로비스트가 된 대형 로펌 등 한국사회 기득권층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난다. 그 과정은 마치 촘촘한 스릴러물을 보는 듯하다.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베일을 벗은 '블랙머니'. 동료 기자의 질문에 답하며 영화에 대해 자세히 얘기해보고자 한다.



Q. 론스타는 뭐고 외환은행 매각사건은 또 뭐야?


미국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자산 70조 원짜리 외환은행을 1조4000억 원을 투자해 삼키고 3년 만에 4조5000억 원 매각차익을 거둔 사건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외환카드 주가 조작 등 각종 의혹에 대한 비난 여론으로 8년 후인 2011년 매각결정이 내려졌다.


론스타는 한국 정부 때문에 매각이 늦어져 손해를 봤다며 ISD를 제기했다. 소송에서 패할 경우 정부는 5조3000억 원을 세금으로 갚아야 한다. 소송 결과는 올 하반기 나올 전망이다.


영화는 약 10년간 진행형인 이른바 '론스타 외환은행 먹튀 사건'을 2시간 분량에 그렸다.



Q. 뭐가 이렇게 복잡해? 경제 잘 모르는 '경알못'인 관객이 봐도 이해될까?


앞서 길게 설명했지만,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감사원 보고서만 해도 수백 쪽에 달할 정도로 복잡하고 어려운 사건을 '블랙머니'는 차분히 담아냈다. 진실을 알리기 위해 나선 50여 명의 제작위원들과 7년간 600여 명의 손을 거쳐 탄생한 구멍 없는 시나리오 덕분이다.


정지영 감독은 금융과 경제는 모르지만 양심만큼은 뜨거운 양민혁 검사(조진웅 분)를 내세워 관객이 사건에 대한 배경지식 없어도 충분히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Q.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과 영화적 재미는 다르잖아.


은근히 웃기다. 조진웅 특유의 넉살과 사람냄새가 열혈 검사 양민혁과 만나 자칫 무거워질 영화에 유쾌한 기운을 불어넣었다.


이하늬의 연기 변신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하늬는 국내 최대 로펌 통상 전문 변호사이자 대한은행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나리 역을 맡았다. 당찬 카리스마와 유려한 영어 연기가 인상적이다.


짧은 분량이었지만 분노를 자아내는 조한철의 열연도 돋보였다. 이성민, 이경영, 강신일, 최덕문, 허성태, 문성근, 유태오 등도 사실적인 연기로 리얼함을 더했다.


'부러진 화살', '남영동1985' 등의 작품을 통해 한국사회에 통렬한 돌직구를 던졌던 정지영 감독답게 이번에도 묵직한 화두를 안긴다. 검찰 개혁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최근, 돈과 권력 앞에 고개를 숙이는 검사 집단의 모습을 가감 없이 그려냈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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