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게 늙었다...'터미네이터:다크페이트' [어땠어?]

멋지게 늙었다...'터미네이터:다크페이트' [어땠어?]

2019.10.23. 오후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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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는 세월을 잡을 순 없다. 그러나 멋지게 늙을 순 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맥스몰에서 영화 '터미네이터:다크페이트'를 본 소감이다. T-800(아놀드 슈왈제네거 분)이 처음 등장한 지도 35년이 흘렀다. 그는 세월을 멋지게 끌어안았다. 영화는 과거에 대한 향수와 한 걸음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메시지를 동시에 담아냈다.


'터미네이터:다크페이트'는 심판의 날 그 후, 미래에서 온 슈퍼 솔저 그레이스(맥켄지 데이비스 분)가 새로운 인류의 희망 대니(나탈리아 레이즈 분)을 지키기 위해 터미네이터 Rev-9(가브리엘 루나 분)과 맞서는 액션 블록버스터.


시사회가 끝난 후 '터미네이터:다크페이트'에 대한 동료 기자들의 물음에 답해봤다.



Q. 원조 터미네이터 T-800과 사라 코너, 원조 제작자가 만났다며?


그렇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번 시리즈는 특히 오리지널리티에 공을 들였다. 덕분에 사라 코너를 28년만에 만나게 됐다. 제임스 카메론이 마지막으로 참여한 '터미네이터 2'의 타임라인으로부터 이어지는 이야기다. 전작의 대사를 비튼 유머와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두둥 둥 두둥' 소리가 영화 곳곳에 등장한다.


영화 속 사라 코너와 T-800은 세월이 흘러 뒤틀린 관계로 뜻밖의 장소에서 재회한다. 이에 두 사람은 불편한 동행을 이어간다.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린다 해밀턴은 세월이 더해진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하며 나이를 잊은 액션을 펼친다. 극의 중심이 아니라 조력자이지만 잊지 못할 존재감을 뽐낸다.



Q. 터미네이터 시리즈 안 봤는데 괜찮아?


괜찮다. 맥락을 몰라도 충분히 즐거운 오락 영화다.


영화는 '터미네이터' 1, 2에서 설계된 기본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다. 사라 코너가 심판의 날은 막았지만, 20여년 후 결국 비슷한 미래가 발생한다는 설정이다. 영화 초반에 이를 설명하는 회상 장면이 등장한다.


인간 대니는 어느 날 영문도 모르고 미래에서 온 터미테이터 Rev-9에게 목숨을 위협당하고, 슈퍼 솔져 그레이스가 그를 지키러 미래에서 찾아온다. 이 점은 전작들의 포맷을 따른다.



Q. '데드풀' 팀 밀러 감독 연출은 어때?


짜릿하다. 그레이스의 팀과 Rev-9이 펼치는 거친 액션을 잘 그려냈다.


액체기술은 물론 자가 분리 기술로 강화된 악당 터미네이터 Rev-9는 냉혹한 얼굴로 빠르게 추격해온다. 2042년에서 기계로 강화된 슈퍼 솔져 그레이스는 터미네이터와 맞먹는 신체적 능력으로 팽팽한 액션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관록의 터미네이터 헌터 사라 코너와 전사로 성장해나가는 대니의 역할도 상당하다.


팀 밀러 감독은 차량, 헬기, 군용 비행기 등 도구를 가리지 않고 훌륭한 액션을 그려냈다. 장소도 가리지 않아 산전, 수전, 공중전을 모두 펼친다. 특히 낙하하는 비행기 속에서 펼쳐지는 무중력 액션이 눈길을 끈다.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스릴러적 요소도 가미돼 있어 러닝 타임 내내 긴장감을 놓을 새가 없다.



Q. '터미네이터' 1, 2편만큼 재밌어?


전편들에 비해선 아쉽지만 시리즈의 이름에 부끄럽지는 않다.


사실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오히려 이전 스토리와 연결되는 설정의 개연성이다. T-800의 등장은 반갑고 재밌고 감동적이지만, 그가 왜 그렇게 행동해야 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 회상 장면과 독백으로만 처리하기엔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설정이었다.


그러나 그 설정을 그냥 납득한다면 충분히 괜찮은 영화다. 전작의 포맷을 따르지만 흘러간 세월만큼 진보했다. 액션과 기술은 물론이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달라졌다. 1984년의 '터미네이터 1'에서 사라 코너가 터미네이터에게 쫓기는 이유는 그가 반란군의 지도자 존 코너를 낳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2019년의 '터미네이터:다크페이트'에서 대니가 위협받는 이유는 분명히 다르다.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터미네이터:다크페이트'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성민주 기자 meansyou@tvreport.co.kr /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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