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공유 "'엄마' 키워드에 꽂혔죠"[인터뷰]

'82년생 김지영' 공유 "'엄마' 키워드에 꽂혔죠"[인터뷰]

2019.10.21. 오후 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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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공유는 영화 '82년생 김지영'으로 적잖은 위로를 받았다. 연예인, 배우 수식어 다 떼놓고 자연인으로서 받았던 상처가 '82년생 김지영'을 찍으며 아물었다.


'82년생 김지영'은 그런 영화다. 특정 성별을 혐오하는 영화도, 성별 간 싸움을 붙이는 영화도 아니다. 우리가 당연하다 생각해왔던 일상생활에 내재된 불평등에 물음표를 던지는 것. 사회구조 깊게 박혀 있는 차별에 "당신이 나에 대해 얼마나 아냐"라고 되묻는 것. 이를 통해 나와 내 친구, 가족을 이해하고 함께 위안받는 일. '82년생 김지영'이 던진 화두다.


"원작과 영화화를 둘러싼 논란에 덤덤했어요. 상업영화 테두리 안에서 꼭 출연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작품은 생각보다 많지 않거든요. '82년생 김지영'은 '너무 출연하고 싶어'라는 마음이 드는 영화였어요. 이 영화가 좋았던 것은, 김지영을 얘기하고 있는 듯하지만 결국엔 가족과 우리 모두의 얘기를 그린다는 점이었어요. '엄마'라는 키워드가 컸어요. 시나리오를 읽고 대뜸 엄마에게 전화해 '엄마, 나 어떻게 키웠어?'라고 물었다니까요.(웃음)"


공유는 '82년생 김지영'에 등장하는 김지영이 겪는 부당한 일들에 상당수 공감한다고 말했다. 각자 자라온 환경, 처해진 상황이 다르기에 일반화시키긴 어렵겠지만 인정하고, 공감한다고 털어놨다. '도가니' 때 그러했던 것처럼, 타이틀롤이나 분량을 계산하지 않고 이 영화에 뛰어든 이유도 그 때문이다.



"시나리오에서 저를 가장 크게 건드린 건 가족, 엄마였어요. '82년생 김지영'의 얘기에 공감하지 않았다면 출연하지도 않았겠죠. 뉴스로도 많이 접한 얘기지만 이성적으로 이해가 안 됐던 건 몰카였죠. 그건 중립이고 나발이고 없습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속 김지영의 주변 인물들은 원작과 그 결이 조금은 다르다. 감독은 한 개인의 성격이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에 깊이 박혀 있는 구조적 문제를 짚어낸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크게 달라진 인물은 지영의 남편 대현이다. 영화의 대현은 원작보다 꽤 괜찮은 남편으로 등장한다.


"만약 대현이 영화보다 더 무심한 남편이었다가 아내가 아픈 걸 알고 바뀌는 캐릭터라면 그게 더 영화적이지 않을까요. 대현이 해맑게 '도와줄게'라고 말하는 장면이나, 당연하게 밥 달라고 얘기하는 장면에서 그 역시 뭔가를 모르고 있다는 게 드러나잖아요. 꽤 괜찮은 남편인 대현 조차도 놓치고 있는 게 있다는 거죠. 하지만 대현은 스스로 좋은 사람이라고 믿고 있을 걸요? 이게 더 현실적이지 않나요."



그는 "왜 남에게 상처 주지 못해 안달이냐"라는 대사가 두고두고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장면에서 어떤 통렬함, 감사함을 느꼈어요. 제가 세상에서 하고 싶은 얘기이기도 하고요. 가족이나 사회 구성원으로서 각자 역할 안에서 자기도 모르게 상처 받는 부분이 있잖아요. '82년생 김지영'의 지영은 본인만의 방법으로 잘 치유해 이겨냈죠. 결국엔 제 목소리를 내잖아요."


그렇다면 공유는 제 상처를 어떻게 치유해나갈까.


"저는 운동으로 풀어요. 운동중독증이에요.(웃음) 제 정서적 건강에 땀 흘리고 운동하는 게 필요하더라고요. 두세 시간 정도 운동하는 게 제가 가장 혼자서 편하게 있을 수 있는 시간이더라고요. 회복이자 치유의 시간이죠. 낚시도 좋아해요. 생각들을 탁 치우고 바다만 보는 순간이 좋아요. 소소하지만 이것만큼 큰 행복은 없잖아요."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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