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현장] 송강호 "'기생충' 韓영화 수준 높였다..봉준호의 진화"[인터뷰]

[칸@현장] 송강호 "'기생충' 韓영화 수준 높였다..봉준호의 진화"[인터뷰]

2019.05.24. 오전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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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은 봉준호의 진화, 한국영화의 발전이죠."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 바른손이앤에이 제작)의 송강호는 22일 오후 4시(현지시각)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열린 국내 매체 라운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이다.



송강호는 '괴물'(2006년 감독 주간), '밀양'(2007년 경쟁, 여우주연상 수상),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년, 비경쟁), '박쥐'(2009년 경쟁, 심사위원상)로 칸영화제를 찾았다. 송강호 역시 이번이 다섯 번째 칸영화제 방문이다.



송강호는 '기생충'에서 전원백수 가족의 가장 기택을 연기했다. 기택은 생활고와 아내의 잔소리에서도 늘 평화롭고 여유 넘친다. 송강호는 중반부까지의 유머와 해학에서, 후반부 서늘한 긴장과 씁쓸한 감정선까지. 특유의 여유 넘쳐보이지만 섬세한 연기로 표현해냈다.



한편 제72회 칸영화제는 25일 폐막한다. '기생충' 수상 여부는 이날 공개된다. 국내 개봉은 5월 30일이다.




■ 다음은 송강호와 일문일답



-원래 23일 출국하는 일정이었는데 폐막까지 머무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수상 기대감이 반영된 걸까.



일정이 없어서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딸이 마침 온다기에 같이 섬으로 여행도 가보고 둘러 볼 계획이다. 아마 기자님들이랑 같은 비행기 타고 돌아갈 것 같다.



-봉준호 감독이 송강호의 남우주연상을 기대하던데.



저 양반이 쑥스러워가지고 자꾸 그렇게 표현하는 거다.(웃음)



-다섯 번째 칸영화제다. 설 때마다 울컥할 것 같다.



쉽사리 경험하지 못하는 감동이다. 울컥이라기보다 벅차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생충' 공식상영 당일 '설국열차'로 호흡 맞춘 틸다 스윈튼도 왔었다. 어떤 말을 해주던가.



'마스터피스'(명작)이라는 말을 한 백 번 정도 한 것 같다. 립서비스 차원이 아닌 진심을 담은 게 느껴졌다. 우리끼리도 틸다 스윈튼이 '기생충' 좋아할 것 같단 얘길 했거든. 워낙 독창적이잖아.




-봉준호 감독과 네 번째 작업이다.



내용도, 방식도 완전히 다른데 왠지 '살인의 추억'이 떠오르더라. '살인의 추억'으로 리얼리즘이라는 성취를 건져올렸다면, '기생충'에서는 철학적 깊이까지 얻었다. 그래서 봉준호 감독의 진화라는 표현을 쓰는 거다. 아울러 거창하게 얘기하자면 90년대 후반부터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홍상수 감독 등 한국영화 주역들이 이뤄낸 한국영화 르네상스 시대의 수준을 한단계 올린 느낌이다. 거창하게 말했습니다만, 충분히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기생충'은 배우들이 각각 움직을 수 있는 여백이 있었다.



맞다. 덕분에 개인적으로 굉장히 편했다. 이제 나혼자 책임을 안 져도 되는구나. 으하하. (이선균: N분의 1이죠.) 평소에도 봉감독님한테 부담감에 대한 얘길 많이 했었다. 감독님께서 이번에는 편하게 하라고 하더라. 얼마나 재밌는지. 전주에서 두 달 정도 함께 촬영하다 보니까 진짜 가족처럼 느껴졌다. 팀워크가 정말 좋았다.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을 만나면 온몸의 세포를 다 쓰며 연기하는 느낌이 든다. '기생충'에서는 감정에 따른 피부톤 변화마저 느껴졌는데.



지난해 여름 얼마나 더웠나. 40도를 육박하는 날씨에 광량이 최대치일 때 촬영했다. 조금이라도 햇빛이 약하면 찍지 않았다. 덕분에 동공의 홍채까지 보이더라고. 광채로 홍채 색깔까지 표현해내다니. 홍경표 촬영감독 정말 보통 양반이 아니다.



-요즘도 편집실에 자주 들리나.



그게 참 잘못된 얘기라니까. 20년 전 할일 없을 때 친한 감독들, 박찬욱 김지운 감독이 작업하고 있으니 놀러오라고 해서 갔던 게 와전된 애기다. 할일도 없고 가서 한마디도 안 하고 가만이 있었다. 구경하고 끝나면 다 같이 술 한잔 마시러 가는 게 좋아서 갔던 거다.(웃음)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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