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의 날' 유아인 "SNS 인생의 낭비? 대중에 서운하지 않다"[인터뷰]

'국가부도의 날' 유아인 "SNS 인생의 낭비? 대중에 서운하지 않다"[인터뷰]

2018.12.13. 오전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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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아인이 밝아졌다. 지난 몇 년간 대중과 조금은 데면데면했던 그가 "담담해지니 편안해지더라"라고 말한다. "내 앞에 선을 긋고 매도하는" 시선들 속에서 정신 잃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해온 시간이었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최국희 감독)은 이러한 고민이 뜨겁던 시기 선택한 작품이다. IMF의 뒷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 그는 위기에 투자하는 윤정학 역을 맡았다.



'국가부도의 날'은 '버닝'(이창동 감독) 이후 첫 작품. 상업영화 현장에 적응하는 게 쉽진 않았다. 첫 촬영 이후 소위 '멘붕'에 빠져 두 번째 촬영을 미룰 정도였단다. 분량은 적지만 고민과 연습의 시간은 그 어느 작품보다 많았다는 '국가부도의 날'. 유아인은 특유의 리듬감 넘치는 연기가 영화에 탄력을 불어넣는 데 성공했다.



■ 다음은 유아인과 일문일답



-눈에 띄게 밝아졌다.



담담해지니 편안해지더라. 다양한 삶의 변화를 받아들이니 선명하게 보이는 것들이 많다. 하지만 이 여유가 어떤 방식으로 내 삶을 위태롭게 만들지 모른다.(웃음) 여러 지향점을 다 두드려보고, 지루해지면 또 다른 미션을 찾아가보고. 사람은 결국 실험의 과정을 통해 성장할 수밖에 없다.



-'버닝' 바로 이후 촬영한 작품이다. 촬영 초반 많이 힘들었다고.



첫 촬영 날 NG를 정말 많이 냈다. 엄청 헤맸다. 두 번째 촬영 앞두고 스케줄을 연기했다. 감각을 되살리는 작업이 필요했다. '국가부도의 날'은 '버닝'과 현장 분위기도, 캐릭터 성격도 정반대 지점에 있었다. '국가부도의 날'에서는 효율적인 상업영화 현장의 감이 필요했는데, '버닝'은 그와 정반대의 유일무이한 감각을 주는 현장이었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캐릭터 윤정학을 어떻게 이해했나.



얄밉기도 하고 정의롭기도 한 인물이다. 때문에 가장 보통 사람의 삶과 닮았다고 봤다. 누구나 내재된 정의로움이 있으면서도 돈, 욕망, 기회를 추구하잖나. 윤정학은 돈의 힘을 적극 수용하면서 살아가지만 돈이 만든 계층으로 상처받는 사람을 보며 마냥 기뻐하진 않는다. 그러면서도 욕망의 전차에서 내려갈 수 없는 모습이 굉장히 현실적이라고 봤다.



-김혜수와 붙는 장면이 없어 아쉬웠다.



선배님과는 영화 '좋지아니한가'를 함께 하기도 했고, 팬들의 요구도 있었다. 대중에게 풍기는 이미지가 강렬한 두 사람이 만나면 어떤 앙상블을 만들어낼까 기대했던 눈치더라.(웃음) 아쉽긴 하지만 다음을 기약해야지.



-도전적인 선택을 이어오고 있다.



보편적인 기준에선 쉽지 않은 선택일 수 있지만, 스스로에게 찝찝한 선택을 하지 않으려 노력해요. 보는 사람들에겐 위태롭거나 모호해보일 수 있지만 제겐 도전적인 선택이 쉬워요.



-민감한 이슈와 관련해 SNS에 자신의 생각을 자주 드러내는 편이다. 자신만의 시각을 갖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내 직업상 사람을 대하고, 해석하고, 느끼는 행위에 단련돼 있다. 모든 것을 사람을 중심으로 두고 생각한다. 사람을 판단하려 하지 않고 마음을 들여다보려 한다. 그런 힘은 배우라면 당연히 갖고 있는 것 같다. 책이나 뉴스를 많이 본다고 될 일은 아닌 것 같다. 이렇게 쌓인 내 시선을 남들 눈치 보느라 숨기고 싶진 않다.




-덕분에 논란도 많았다.



SNS에 언제까지 예쁜 셀피만 올릴 건가. SNS도 분명 순기능이 있을 텐데, 언제까지 퍼거슨 옹의 말("SNS는 인생의 낭비")만 인용할 건가. 나는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SNS를 통해 다양한 소통을 시도해보고 있다. 답변할 만한 DM엔 답변도 해준다. 이런 노력은 당장은 피곤하지만 결국엔 날 행복하게 하고 새로운 시각을 안겨준다.



-또래 배우들과 조금은 다른 노선을 걷는 것 같다.



예전엔 내 노선이 정해져 있는 것 같았다. 10대에 데뷔한 배우의 삶이라는 게 선택할 거리가 많지 않거든. 높이 올라가고 싶은 욕구는 감사하게도 거의 성취한 것 같다. 지금은 조금 더 주도적으로 내 삶, 역할을 확장하고 싶다.



-대중의 날선 반응이 서운할 땐 없나.



삶은 결국 모든 게 오해 아닌가. 우리 안의 다양한 성질, 요소가 있지만 보통 한 단면만 보고 해석하잖아. 전체를 바라보려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나를 향한 오해에 서운하다기 보다는 앞으로 보여드릴 모습에 설렘과 기대가 크다.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



마음이 많이 열려 있다. 드라마나 TV쇼도 고민 중이다. 다음 작품은 드라마가 될 것 같은데, 익숙한 작품은 아닐 것 같다.(웃음)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이벤트가 있을 것 같다. 기대해 달라.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UAA, 김재훈 포토그래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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