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폿@이슈] 대종상 이젠 웃기지도 않는 코미디..폐지가 답[종합]

[리폿@이슈] 대종상 이젠 웃기지도 않는 코미디..폐지가 답[종합]

2018.10.24. 오전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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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지도 않는 촌극이다. 대종상영화제가 매해 최악의 최악을 거듭하며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올해는 대리수상이 문제였다. 지난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55회 대종상영화제에서는 영화 '남한산성'이 촬영상, 조명상, 음악상을 받았다. 사건(?)이 터진 것은 음악상 부문이었다.



음악상 수상자인 류이치 사카모토의 불참으로 수상자 호명과 함께 '남한산성' 제작자인 싸이런픽쳐스 김지연 대표가 대리 수상을 위해 무대 위로 걸어 나갔다. 이때, 영화와 전혀 상관없는 트로트 가수 한사랑이 대리 수상자로 무대에 서 장내를 술렁이게 했다. 방송 사고 수준이었다.



시상식이 끝난 뒤 논란의 화살은 한사랑에게 집중됐다. 뜬금없는 수상자가 무대에 올랐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대종상영화제 측은 "한사랑 대리수상과 관련해 내부 확인 중"이라는 말로 한사랑을 향한 비난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잘못은 대종상에 있었다. 한사랑은 영화제를 주최한 한국영화인총연합회 간부로부터 대리수상을 부탁받았고, 시상식이 끝난 뒤 음악상 트로피를 '남한산성' 관계자에게 건넸다고 밝혔다. 한사랑은 류이치 사카모토에 대해 알지 못하지만 부탁받은 일이기에 무대에 올랐다고 했다.



다시 비난의 무게가 대종상에게 집중되자 영화제 측은 "한사랑 대리수상에 문제가 없다"라고 번복한 뒤, 대종상 측에 불만을 드러낸 김지연 대표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제작사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 역시 거짓으로 밝혀졌다. 싸이런픽쳐스 김지연 대표는 "'남한산성'이 10개 부문 후보로 선정돼 끊임없이 주최 측과 연락을 주고받았고, 참석 의사를 밝혔다"라면서 "주최 측에서 정한 대리 수상자가 따로 있다는 연락을 받은 바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김지연 대표는 "기존의 다른 영화제와 달리 대리 수상자를 본 작품과 전혀 상관이 없고 심지어 수상자 본인의 이름조차 모르는 분들께 맡기시는 방식에 대해서 이 영화의 제작자로서 당황스러울 따름"이라고 대종상영화제의 상식 밖의 진행에 의문을 제기했다.



대리수상자를 모른다더니, 내부 추천으로 선정했다더니, 유일한 참석자인 수상자에게 적반하장 비난을 퍼붓는 대종상영화제 행태는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있나 싶을 만큼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지난 수년간 참석상, 대리수상, 보이콧 등으로 영화제 명예가 퇴색됐다는 평을 받은 대종상은 지난해 이른바 '리부트 대종상'이라는 야심찬 타이틀을 내세웠다. 하지만 수상자 최희서와 이준익 감독을 두고 "밤 샐거냐", "빡빡이"라고 하는 스태프 잡음이 고스란히 전파를 타며 최악의 방송 사고를 탄생시킨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수상자 선정 방식을 놓고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영화계 내부 불만의 목소리를 키워왔다. 매해 낮은 참석률로 낮은 권위를 증명했던 대종상은 2015년에 "참석하지 않는 배우에겐 트로피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으로 스스로 '참석상' 논란을 부추기기도 했다. 대종상영화제가 본격적으로 대리수상영화제로 변질된 것도 이때부터다.



땅에 떨어진 권위와 축제의 장을 부활시키려는 의지는 높이 산다. 하지만 태도부터 잘못됐다. '트로피 줄게 무조건 와'라는 식의 생떼가 통할 리 만무하다. 오래됐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오래됐다고 다 옳은 것도 아니다. 누구를 위한 영화제일까. 생중계 전파와 MC, 스태프 시간이 아깝다. 꼰대 영화제, 코미디 영화제로 전락하기 전에 잠시 재정비가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대종상영화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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