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기획] 스튜디오드래곤 날아오를까...애널리스트가 본 '아스달연대기'

[Y기획] 스튜디오드래곤 날아오를까...애널리스트가 본 '아스달연대기'

2019.06.15.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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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기획] 스튜디오드래곤 날아오를까...애널리스트가 본 '아스달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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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성패는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지난 1일 상반기 최고 기대작 tvN 토일드라마 '아스달 연대기'(극본 박영현·김상연, 연출 김원석)가 베일을 벗었다. 14일 기준 4회까지 방송된 이 드라마는 태고의 땅 아스에서 서로 다른 전설을 써가는 영웅들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물이다. 540억 원이라는 제작비, 배우 송중기를 비롯해 김지원, 장동건, 김옥빈까지 국내 내로라하는 배우가 총출동해 일찍이 주목받았다.

큰 관심 속에 출발했지만,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국내에서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고대를 배경으로 한 펼쳐진 신비하고 웅장한 대서사시에 신선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반면 낯선 세계관을 소개하는 데 방점을 두니 다소 전개 속도가 느리며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함께 받았다.

아직까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이 눈에 더 자주 띈다. 싸늘한 온라인 반응을 차치하고도 막대한 제작비에 비해 시청률은 7~8%를 상회하는 수준. 초반 4회에서 대부분 드라마의 명운이 결정된다는 그간의 선례를 비추어볼 때, 적어도 '아스달 연대기'가 시청자의 기대를 충족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아스달 연대기'가 초반에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면서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의 주가도 요동쳤다. 투자심리가 흔들리면서 9만 원대에서 상장 초 수준으로 회귀했다. 증권사에서도 잇따라 스튜디오 드래곤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특히 1·2회 방송 이후 전 거래일(73,800원)과 비교해 10% 가까이 주가가 하락(66,900원)했다는 점은 제작사 입장에서 뼈아프다.

시장은 국내 굴지의 콘텐츠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의 향후 실적을 책임질 '아스달 연대기'에 텐트폴(tentpole) 역할을 기대했다. 한때 40까지 치솟은 PER(주가수익비율)지수가 이를 증명한다. 높은 제작비에도 향후 지식재산권(IP)으로 활용돼 중국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등 글로벌 매출 확대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주가에도 반영됐다.

[Y기획] 스튜디오드래곤 날아오를까...애널리스트가 본 '아스달연대기'

그러나 항간의 이야기처럼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성패에 따라 스튜디오 드래곤의 명운이 달렸다"는 판단은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아스달 연대기'가 기대 이하의 시청률을 보인다 해도 실적 측면에서 스튜디오 드래곤이 입을 손실은 적거나 미미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그 이유로 "현재로는 제작비 부담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든다. 보통 시청률이 부진하면 이미 투자할 제작비를 회수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되곤 하는데 '아스달 연대기'의 경우, 넷플릭스 선판매와 채널 방영권료, 프로모션 등으로 이미 BEP(손익분기점)을 맞췄다는 것.

시즌제 드라마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타깃, 단기적 성과보다는 중장기적 판권 구조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이 주된 이유다. 특히 시즌1에서 이익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시즌2 이후 제작비 부담이 줄기 때문에 이익 측면에서는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 이화정 연구원은 YTN Star에 "타깃층 자체가 국내 시청자만을 잡기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버즈량이나 IMDB(인터넷무비 데이터베이스) 평가를 보면 수치가 점차 상승하고 있다. 전망이 어둡다는 건 다소 단기적인 시각에서만 바라본 결과로 기존 드라마에 판단하는 기준을 시즌제에 들이댔기에 더욱 상황이 좋지 않아 보일 수 있는 것"이라며 "후반부로 갈수록 안정세에 접어들 거라 본다"고 분석했다.

이런 전망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이유로는 "제작비 회수가 어렵다는 오해와 시청률이 시즌2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크게 반영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대신증권 김회재 연구원 역시 "현재 시청률이 높아야 tvN 광고 수익이 늘어나면서 드래곤 제작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시각이 있지만, 시청률이 단기 광고단가와 판권 판매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부진이 계속될 경우, 장기적 관점으로 봤을 때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 역시 분명 존재한다.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 재산)로 벌어들일 기대 수익을 낮추기 때문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IP를 활용해 스핀오프로 영화를 만들거나 굿즈, 게임 등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결국 드라마 자체가 인기가 없으면 이 역시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또 인식 측면에서도 대작인 '아스달 연대기'가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둔 상황에서 드래곤의 다음 드라마를 높은 기대감으로만 보기는 어렵지 않나. 장기적으로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 제공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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