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드라마①] ‘피노키오’와 ‘미생’, 잘되는 드라마에는 ‘이유가 있다’

[대세드라마①] ‘피노키오’와 ‘미생’, 잘되는 드라마에는 ‘이유가 있다’

2014.12.08. 오전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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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조혜련 기자]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는데, tvN 금토드라마 ‘미생’과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는 이런 생각을 단번에 바꿔냈다. ‘미생’은 뛰어난 원작, ‘피노키오’는 전작의 흥행을 함께한 제작진과 배우의 만남으로 시작 전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물론 그만큼 드라마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두 드라마는 시청자의 커다란 기대에 부응하며, 매회 승승장구하고 있다.



쏟아지는 관심과 부담을 호응과 응원의 박수로 바꿔낸 두 드라마 ‘미생’과 ‘피노키오’는 어떤 무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을까.



‘미생’. 원작에 대한 충실도+리얼리티의 힘



웹툰 ‘미생’은 직장생활을 하는 이들에게는 필독서로, 취직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미래를 미리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로 재탄생한 ‘미생’ 역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원작이 존재하는 드라마들은 언제나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다. 원작에 충실한 비주얼을 완성할 것이냐, 원작과는 또 다른 작품을 만들어 낼 것이냐는 것. 어떤 선택이든 100% 좋은 소리만을 들을 순 없다. 특히 원작의 인기가 뜨거울수록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우려 속에 베일을 벗은 ‘미생’은 마치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뛰어난 원작 충실도로 시청자의 눈을, 웹툰을 고스란히 옮긴 듯하면서도 리얼리티와 재미까지 더한 연출력이 시청자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무엇보다 ‘미생’ 속 캐릭터는 우리 직장에서 ‘흔히 볼 법한’ 인물들이다. 누구나 탐낼 법한 좋은 스펙을 지녔지만 정작 회사에는 적응하지 못하는 신입사원, 뛰어난 조건은 아니지만 선배들과의 호흡과 업무 능력이 좋은 신입사원, 제 일에 그 누구보다 몰두해 사는 직장상사는 물론 각각의 문제를 품고 있는 캐릭터도 존재한다. 이런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가 만들어가는 이야기에 시청자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그 덕에 ‘미생’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5일 방송된 ‘미생’ 15회는 7.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 부럽지 않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출연진 마다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배우로 입지를 한층 탄탄히 했다.



‘피노키오’ 탄탄한 대본+눈 뗄 수 없는 긴박감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박혜련 작가와 조수원PD가 새 드라마로 호흡을 맞춘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피노키오’를 향한 관심은 하늘을 치솟았다. 여기에 이종석 박신혜 캐스팅 소식에 기대감은 한껏 더해졌다.



지난 12일 베일을 벗은 ‘피노키오’는 첫 방송 이후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기록, 방송 6회 만에 수목극 시청률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피노키오’의 인기는 전작의 부진으로 약 1년간 지켜오던 ‘수목극 시청률 1위’ 자리를 내주고 쓴웃음 지어야 했던 SBS 드라마국에 다시 웃음꽃을 되찾아줬다.




‘피노키오’의 최대 강점은 탄탄한 대본이다. 지난해 ‘피노키오’의 윤곽을 잡은 후부터 방송사 보도국은 물론 기자들의 회의, 현장에 함께하며 현실성을 위해 노력했다는 박혜련 작가의 필력은 이미 방송 8회 만으로 여실히 드러났다. 여기에 조수원PD의 감각적인 연출이 더해져 시청자를 브라운관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생각지 못했던 긴장감도 커다란 몫을 한다. 방송 직후까지도 ‘거짓이름으로 사는 남자와 거짓말을 못하는 여자의 청춘 성장 멜로’라고 설명됐던 ‘피노키오’에는 아버지의 죽음에 숨겨진 진실을 알리기 위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는 형제(최달포 기재명)의 이야기가 숨어있던 것. 진실을 밝히고자 기자의 길을 선택한 최달포(이종석)와는 달리 기재명(윤균상)은 마치 ‘너목들’의 민준국(정웅인)을 떠올리게 하는 응징으로 간담을 서늘케 했다.



전혀 다른 선택으로 슬픈 운명을 예상케 하는 형제의 이야기도 관심의 대상이다. 기자가 된 동생 달포와 극단적인 처단을 시작한 재명의 이야기에 시청자들은 “달포가 재명의 이야기를 기사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 “혹시 달포의 첫 리포팅이 재명의 사건은 아닐까” “형제의 기구한 운명이 안쓰럽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뒷이야기를 예상하고 있다.




미생과 피노키오 ‘내가 제일 잘 나가’



‘미생’과 ‘피노키오’는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신입들을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자신의 목표를 이루고 새로운 곳에서 시작한 생활이 주는 달콤한 설렘보다는 차갑고 생동감 넘치는 현실이 담겨있다는 점이 기존 드라마들과는 다른 점이다.



특히 두 드라마에는 신입들의 성장을 위해 달콤한 당근과 매서운 채찍을 지닌 멘토들이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때로는 신입들이 닮고 싶은 선배로, 때로는 피하고 싶은 선배로 등장해 에피소드를 만들고, 이들에게 양분이 되고 있다.



물론 드라마기에 날것 그대로의 현실만 담는 것은 아니다. 핸디캡을 지닌 주인공이 한 회사에 입사하고, 다른 스펙을 지닌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체가 ‘판타지’로 보일 수 있지만, 이들이 난관에 부딪히고 문제를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시청자는 몰입하고 감동한다.



현실인 듯 현실 아닌 현실 같은 드라마 ‘미생’과 ‘피노키오’가 많은 시청자를 사로잡은 힘은 ‘나만 노력하는 현실’ ‘나만 고생하는 지금’이라는 생각 속 상실의 시대를 사는 시청자에게 ‘나와 같은 누군가가 있다’는 그 자체를 알려줬다는 것, 이는 두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건넨 ‘따뜻한 위로’였다.



조혜련 기자 / 사진=TV리포트 DB, SBS ‘피노키오’, tvN ‘미생’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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