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INT] 승격의 그 순간, 부산은 故 조진호 감독을 떠올렸다

[K-POINT] 승격의 그 순간, 부산은 故 조진호 감독을 떠올렸다

2019.12.09. 오전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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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창원] 신명기 기자= "조진호 감독님이 가장 생각났다. 승강 플레이오프 들어오면서 항상 기도를 했다. 하늘에 계신 조진호 감독님께 '이번에는 꼭 승격할게요'라고 말씀드렸다. 이번에는 꼭 승격한다고 말씀드렸는데 감독님도 도와주신 것 같다. 슬프기도 하지만 이 기쁨을 감독님과 나누고 싶다."

부산아이파크와 경남FC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 부산의 승격을 의미하는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경기장 위에 쓰러졌다. 누군가는 포효하며 승격의 기쁨을 만끽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눈물을 흘렸다. 그만큼 부산의 승격은 힘겹고도 많은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을 거친 뒤 이뤄졌다.

아마도 대부분의 선수들이 기쁨을 나타냈겠지만 2년 전 상주상무를 상대로 한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렀던 몇 안 되는 선수들은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다. 바로 당시 시즌 도중 유명을 달리한 故 조진호 감독 아래에서 뛰던 선수들이 바로 그랬다. 기쁘기도 하지만 당시의 승격 약속을 이제야 지켰다는 생각에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왔다.

특히 故 조진호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이정협과 김문환, 그리고 호물로는 승격 확정과 함께 세상을 떠난 옛 스승을 떠올렸다. 2년 전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도 승격에 실패해 3번째 도전 만에 故 조진호 감독에게 했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던 이들이다.

이정협 같은 경우 휘슬이 울리자마자 얼싸 안는 다른 동료들과 달리 그라운드에 엎드려 눈물을 펑펑 흘렸다. 이정협은 2년 전 故 조진호 감독의 마지막 경기를 징계 때문에 뛰지 못했다. 그 부분과 당시 승격 실패로 힘들어했던 이정협은 조금이나마 마음의 빚을 덜어낼 수 있었다.

이정협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승격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故 조진호 감독의 이야기가 나오자 눈시울을 붉혔다. 이정협은 "감독님께서 돌아가시기 마지막 경기가 경남전이었었다. 당시 징계 때문에 경기를 못 뛰었었는데 그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라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이정협은 "꼭 찾아뵈려고 생각 중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문환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시 프로 1년차였던 김문환을 적극적으로 기용했던 것이 故 조진호 감독이었다. 이에 누구보다 승격에 대한 생각이 간절했다. 김문환은 승강 플레이오프에 들어오면서 故 조진호 감독을 향해 기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평소 덤덤하거나 쾌활하게 인터뷰에 응했던 그도 순간순간 울컥하는 감정을 자제하느라 애를 썼다. 김문환은 "(故 조진호 감독이) 당연히 생각났다. 승강 플레이오프에 들어오면서 경기 전 기도를 했다. 하늘에 계신 조진호 감독님께 '이번에는 꼭 승격할게요'라고 말씀드렸다. 이번에는 꼭 승격한다고 말씀드려서 감독님도 도와주신 것 같다"면서 남다른 감정을 전했다.

이들 외에도 2년 전 함께 했던 호물로도 故 조진호 감독을 기렸다. 호물로는 "이 승리는 조진호 감독님의 승리라고 생각한다. 내 기억에 감독님이 여기서 마지막 경기를 했다. 이 자리를 통해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이 염원하던 승격을 이룬 그 순간, 많은 이들이 2년 전 떠나보낸 故 조진호 감독을 떠올렸다.

사진= 인터풋볼,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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