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상호의 무모한도전] 평생의 꿈이 멈춘 축구 선수들에게...

[방상호의 무모한도전] 평생의 꿈이 멈춘 축구 선수들에게...

2019.05.24. 오후 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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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축구 선수를 시작해 프로로 가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는 말을 한다. 그만큼 축구 선수로 성공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말이고, 많은 축구 선수들이 도중에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인터풋볼'이 준비했다. 은퇴 이후 지도자, 에이전트 등으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축구인' 방상호가 평범하지만 그래서 특별한 축구 이야기를 전한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편집자주]

# 평생 축구를 했지만...축구를 그만두고 막막했던 삶

평생 축구만 했지만 축구 선수로 성공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국내 축구계에는 성공한 선수들보다 성공하지 못한 선수들이 더 많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축구를 잘하지 못했고, 성공한 축구선수로의 삶은 살지 못했다. 그래서 축구를 그만둔 후에 어떠한 선택이 옳은 건지 전혀 알 수 없어 답답했고, 막막했다.

축구 선수로 성공하기란 정말 쉽지가 않다. 성공한 선수들보단 필자처럼 그만둔 선수들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고, 그래서 많은 축구인 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은퇴 이후의 삶이다. 그래서 첫 번째 칼럼으로 축구선수를 그만둔 후 진로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축구 선수 은퇴. 이 말은 프로 축구 선수가 아름답게 떠날 때 들을 수 있는 가장 영광스러운 말이다. 축구를 하다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단계에서 그만두면 은퇴라는 말을 쓰기는 어렵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은퇴라는 말보다 그만둔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이 칼럼이 나가기 전에 필자의 이야기를 '인터뷰'로 먼저 전했을 때 격려도 있었지만 많은 비난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도 같은 이유다. 필자는 성공한 축구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듣고 싶은 대로 듣고 ,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한다. 필자가 칼럼을 결심했을 때 '나 같은 사람이 칼럼을 써도 될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었다. 언론을 통해 칼럼을 쓰는 분들은 대부분 성공적인 프로 선수 생활을 했거나, 국가대표라는 영광스러운 자리까지 올라갔던 축구인 들이다. 이런 이유로 필자처럼 도중에 축구를 그만둔, 전혀 인지도가 없는 사람이 칼럼을 쓰게 됐을 때 많은 사람들은 '아무나'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에는 성공한 축구 선수들보다 실패한 축구 선수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필자처럼 축구 선수를 그만둬도, 무모하지만 가능하다면 멈추지 않고 도전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고, 이번 칼럼으로 많은 사람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

이번 칼럼은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며, 누군가에게는 고민을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답은 아니지만 필자가 직접 보고 느낀 것에 대한 초점을 맞춰 다뤄보도록 하겠다.

# 축구교실 or 축구부 코치, 중요한 것은 목표 설정!

당장 축구를 그만둔다면 앞에 대한 일들이 고민과 여러 생각이 태산이다. 축구선수로 성공해야 된다는 일념하나로 평생을 운동하다 막상 현실과 만나게 되면 무엇을 먼저해야할지 고민에 휩싸이게 된다. 필자도 그랬다. 어떻게 해야 하지? 무엇을 해야 하지? 쉽게 정리가 되지 않았다. 사실 축구 선수들은 어린 시절부터 정해진 스케줄과 감독, 코치 등의 통제와 관리가 익숙하기 때문에 능동적으로 뭔가를 결정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그러나 축구 선수를 그만두게 되면 모든 것이 현실이다. 모든 통제와 관리가 사라지자 길 잃은 아이마냥 제 자리에서 울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정신을 차리고 가장 먼저 하게 되는 일은 그만둔 친구들, 선배들, 은사님 등의 조언을 받아 사회로 뛰어들게 된다.

가장 먼저 접하는 것이 축구교실 또는 학교 축구부. 아무래도 평생 축구를 했기 때문에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고, 많은 선후배들이 실제로 경험하고 있어 접근하기 쉬운 편이다. 이때 지도자에 대한 배움을 시작하게 된다. 최고 낮은 위치에서 시작을 하게 되는 셈이다. 만약 프로에서 은퇴를 했거나 인지도가 높다라면 시작 위치는 다르지만 대부분은 밑바닥에서 시작하게 된다.

솔직하게 말하겠다. 초등학교 축구부 급여는 80~120만 원 정도고, 보통의 축구 클럽은 100~130만 원 사이다. 프로선수로 꿈을 꾸다가 이 금액을 보면 정말 박봉이라 생각한다. 맞다. 박봉이다. 최저시급도 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때 두 가지 고민을 하게 된다. 하나는 다른 직업을 찾아 볼 것인가? 아니면 배움을 얻어 적은 급여에도 일을 할 것인가? 본인의 선택이다. 필자는 후자를 선택했다. 일을 배워 내 능력을 키워나가겠다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대부분 학창시절 축구를 배운 선수들은 부모님 뒷바라지만 받았고, 집안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솔직히 축구를 배우려면 일반 학생들보다 돈이 더 많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많은 선수들이 프로선수로 유명해지고 큰돈을 벌고 효도를 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있다.

하지만 축구를 그만두고 지도자 생활을 하면 현실적인 어려움이 찾아온다. 일을 해도 큰돈을 버는 것은 사실상 힘들고, 이 적은 급여로 평생 뒷바라지한 부모님께 효도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결혼을 할 수 있을까? 필자 역시 이런 고민을 수없이 했다.

그래도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 축구였다. 개인적으로 돈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축구를 그만두고 방황하는 모습보다는 새로운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길을 걷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부모님을 기쁘게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렇다. 축구 안에서 뭔가를 결정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방황하는 모습보다는 목표를 정해 천천히 달려 나가는 것이 좋다.

# 자기 자신이 한 걸음 도약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해야한다!

어린 시절부터 축구로 배움을 시작했지만 축구를 그만두고 사회에 나오면 다시 사회를 배워야 한다. 학교 축구부에 지도자 생활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KFA/AFC 지도자자격증, 생활체육자격증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상 대형버스를 운전할 수 있는 면허증이 더 선호도 가 높다는 건 웃지 못 할 현실이다. 축구부 감독, 코치들은 많은 일들을 한다. 기본적인 훈련, 멘토링, 심리상담, 진학, 학습 관리, 학부형 관리, 훈련장 관리, 학교와 관계, 스카우트 등. 이 모든 일들을 다하지만 감독, 코치들은 비정규직(계약직)으로 적은 급여로 일을 한다.

지도자는 아이들 기본적인 훈련을 책임을 져야하는데 훈련외적 요인이 너무 큰 것이 문제다. 축구부에 들어가면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만능이 되어야한다. 하지만 과도한 업무에 비해 박봉을 견디기 위해선, 방과 후 활동, 개인 레슨 등 따로 부업 활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이 문제 때문에 많은 말들이 나온다고 한다. 필자가 느끼는 것은 제도권이 바꾸지 않는 이상 이 90년대 시스템이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는 점이다. 많은 변화가 있었고, 발전했지만 학교 축구부는 여전히 불합리한 상황이 놓여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이들에게 첫 스승은 참 중요하다. 하지만 축구를 그만둔 후 사회에 첫 발을 들이면 여러 악조건으로 힘든 상황 속에서도 견뎌야 한다. 축구부 지도자들은 이렇게 치열하게 살고 있다. 보통 축구부 지도자들은 아이들을 케어 해야 하지만 자기 자신도 케어 하기 힘들 정도로 힘들다. 그러다 보니 안 좋은 지도자들은 버티다 못해 비리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럼 축구 클럽 지도자는 어떨까? 축구부보다는 확실히 편하다. 일반직장인처럼 출퇴근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힘든 점도 있다. 보통 오후에 출근하기 때문에 퇴근이 늦어질 수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야근을 해야 한다. 여기에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다만 급여적인 측면에서는 좀 더 조건이 좋다는 말을 하고 싶다. 처음 급여는 낮게 시작하지만 능력을 인정받으면 급여가 오를 수 있고, 경험을 쌓으면 본인이 직접 클럽을 운영할 수 있다.

그럼 그 능력은 무엇일까? 주된 업무는 축구교육, 운전, 학부모 관리다. 축구부보다는 많은 일을 하지는 않지만 힘든 부분도 분명히 있다. 마케팅을 함께 해야 되기 때문이다. 회원을 더 받기 위해, 또는 유지하기 위해서 마케팅을 잘하는 사람들이 인정받는다. 아무래도 회사의 수익적인 부분을 크게 책임 질 수 있는 사람이 능력을 인정받게 된다. 물론 어떤 대표를 만나냐에 따라 장단점이 다르겠지만 결국 클럽의 회원을 늘리기 위한 일들을 해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축구 클럽은 자기개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 그 시간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자기가 정한 목표에 지름길로 갈 수 있을 것이다. 클럽의 장점은 시간이 의외로 많이 남는다는 것이다. 보통 주말에 일하기 때문에 지인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지만 시간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자기개발에 힘을 쏟을 수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상하 관계에 있어서 마찰이 더 많은 것은 축구부보다 클럽이다. 상하 관계가 애매하다. 어쩔 때는 직장 선후배, 어쩔 때는 축구 선후배로 정해진 룰이 없으니까 주먹구구식으로 운영 할 때가 많다. 그러다보니 마찰도 많고 여러 클럽으로 이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직을 해도 결국 똑같은 일이라는 건 명심해야 된다.

엄연히 축구부와 축구클럽은 성향과 방향이 다르다. 축구부와 축구클럽은 많은 다툼이 있다. 서로 비교하는 것을 누군가는 기분 나빠 할 수도 있다. 서로 자기주장이 맞다고 주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두 가지의 일을 고민한다면 선택을 해야 한다. 자기 자신이 한 걸음 도약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해야한다.

축구를 그만두고 여러 가지 직업들이 있지만 이번 칼럼은 축구부와 축구클럽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다음 칼럼에는 여러 가지에 축구에 대한 진로를 이야기하려고 한다. 이번 칼럼은 장점보다 안 좋은 이야기를 주로 전달했다. 필자의 말이 정답도 아니지만 처음 사회에 발을 들일 때는 용기와 끈기가 필요하다. 먼저 이글을 읽다 겁을 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현재 이 힘든 일을 최선을 다 해 하고 있다. 자기 자신도 목표한 것에 조용히 길을 걷다보면 많은 일들을 하고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에 있는 운동으로 실패를 한 사람들은 실패자가 아닌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필자 또한 아직도 목표를 향해 길을 걷고 있고, 그 목표를 향해 걷다가 만나면 서로 응원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직은 부족하다. 처음 칼럼을 썼고, 배운 적도 없는 일이다. 나 역시 발전해야 한다. 필자에게 이 칼럼이 '무모한 도전'이지만 이 글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필자의 말: 다음 칼럼에서는 좀 더 다양한 주제를 다루려고 한다. 댓글을 통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성실하게 답변을 하도록 하겠다.

글=방상호 지스포츠클럽 단장

사진=대한축구협회, 방상호 단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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