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액션] 최용수, '프로데뷔' 신재원에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현장 리액션] 최용수, '프로데뷔' 신재원에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2019.04.07. 오후 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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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서울월드컵경기장] 이현호 기자=프로 첫 시즌에 FC서울의 No.7 유니폼을 입은 신재원. 데뷔전은 험난했지만 사령탑 최용수 감독은 인자한 미소로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FC서울은 6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6라운드에서 경남FC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승점 13점이 된 서울은 울산 현대(14점)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이날 서울의 선발 라인업에서 오른쪽 미드필더 자리가 눈길을 끌었다. 개막전부터 5라운드까지 이 포지션에는 윤종규가 선발로 출전했으나 이 경기에는 신예 신재원이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재원이는 대기만성형 선수다. 이런 기회를 통해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시즌 초반에 선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선발로 세웠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라운드 위에서의 신재원은 다소 긴장한 듯했다.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허둥지둥 대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박주영, 고요한, 정현철 등 동료 선배들이 다독여주자 자신감을 찾고 측면을 돌파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기도 했다.

허나 후반전에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1-0으로 앞서가던 후반 11분, 서울의 박스 안으로 공이 연결됐고 경남의 이영재가 공을 받았다. 그때 신재원이 깊은 태클을 시도하며 이영재를 넘어트렸다. 주심은 곧바로 옐로카드를 꺼내며 PK를 선언했다.

키커 이영재의 PK 슈팅은 크로스바를 강타하며 허공으로 치솟았다. 실점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서울은 신재원을 빼고 정원진을 투입하며 중원에 변화를 줬다. 그렇게 신재원의 K리그 신고식은 62분으로 마무리됐다.

2-1로 경기를 마친 최용수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신재원을 선발로 쓴 것은) 제가 선택했다. 본인이 부담을 가진 것 같다. 잦은 실수가 나왔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가진 것의 반도 못 보여준 것 같다"며 격려했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신재원 역시 "제가 가진 것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제 경기력에 많은 분들이 실망하셨겠지만 저 역시 실망했다. 앞으로 더 발전하겠다"면서 "감독님과 형들이 '괜찮다 괜찮다'며 자신감을 가지라고 조언해줬다.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앞날의 발전을 약속했다.

이때 최용수 감독이 등장했다. 최 감독은 취재진에 둘러싸인 신재원을 흐뭇하게 바라보더니 천천히 다가와 그의 머리를 따스하게 어루만졌다. 이어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짧은 한마디만 남긴 채 떠났다. 그의 말과 표정에서 '믿고 기다릴 테니 앞으로 더 잘해보자'라는 강렬한 메시지가 느껴졌다.

사진=윤경식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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