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POINT] 예상 깼으나 불완전...수원, 시즌 첫 스리백의 명암

[K리그1 POINT] 예상 깼으나 불완전...수원, 시즌 첫 스리백의 명암

2019.04.04. 오전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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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수원] 신명기 기자= 이임생 감독의 수원삼성이 상주상무를 맞아 스리백 카드로 첫 무실점 경기를 치러냈다. 개막 후 4경기에서 모두 실점하면서 흔들렸지만 처음으로 골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긍정적인 면을 찾아냈다. 물론 아직까지 불완전한 형태로 보인 수원의 스리백은 '승리'라는 결과물을 만들지 못한 점에서 개선해야 할 점도 확인시켜줬다.

수원은 3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5라운드 홈경기에서 상주와 0-0으로 비겼다. 지난 인천유나이티드전서 첫 승을 거뒀던 수원은 수적 우세를 살리지 못했고 승점 1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 수적 우위였는데...수원에 아쉬웠던 결과

결과적으로는 아쉬운 한 판이었다. 개막 후 3연패를 당했던 수원은 지난 인천전서 모처럼 좋은 경기력과 결정력으로 첫 승을 거뒀다. 그 기세를 이어나갈 수 있는 홈 2연승의 기세를 놓쳤다.

상대 수비수 김영빈이 퇴장을 당해 수적 우세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도 뼈아팠다. 양팀이 팽팽하게 승부를 이어가던 후반 27분 김영빈이 염기훈을 향해 한 거친 파울로 즉시 퇴장 명령을 받았다. 이미 후반에 염기훈, 데얀을 넣어 공격에 힘을 준 수원은 후반 막판 전세진까지 투입해 골을 노렸지만 결정력 부재와 윤보상의 선방에 막혀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쳐야만 했다.

# 예상밖 승부수...이임생의 맞춤형 스리백 가동 배경

사실 이날 이임생 감독이 스리백을 가동한 것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그동안 이임생 감독이 포백을 바탕으로 한 높은 라인, 조직적인 압박을 이야기했었기 때문이다. 지난 4경기에서도 그런 모습이 드러났다.

하지만 상주전은 달랐다. 평소 비디오 분석에 열중하는 이임생 감독은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을 보이는 상주가 내세우는 투톱에 주목했다. 이에 수비수들과 개별 면담을 통해 해결방안을 논의했고 스리백으로 가닥을 잡았다.

사실 수원의 스리백은 지난 성남전에서 가동될 뻔 했다. 경기 전 이임생 감독은 "상대에 따라 변화를 주고 싶었고 사실 스리백은 성남전에서 쓰려고 했다. 하지만 원하는 만큼의 모습이 나오지 않아 쓰지 않았는데 그 부분을 후회했다. 이번에 상대하게 될 상주가 콤비네이션 플레이가 좋은 점을 감안해 스리백을 쓰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손발을 맞춰볼 시간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완성도는 떨어졌다. 다만 스리백으로 나선 구자룡, 민상기, 조성진 등은 이미 수원에서 스리백으로 뛰어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었다. 그동안 나타난 상주의 공격 형태를 알고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결국 시즌 첫 무실점 경기를 해낼 수 있었다. 첫 2경기인 울산, 전북전에서 수많은 찬스를 내주며 무너졌던 것을 생각하면 수비라인이 점점 안정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이임생 감독은 어떤 평가를 내렸을까. 그는 "상대가 3-5-2 시스템에서 공격으로 나갈 때 중원, 수비 숫자를 늘리면서 경기를 운용했다. 우리도 맞받아치려고 했다. 볼 소유가 좋은 팀이라 측면에서 압박을 가했다. 상대에 오픈 찬스를 내주지 않았다는 점은 좋았다"면서 기본적으로는 합격점을 내렸다.

최근 선발 자리를 되찾은 구자룡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구자룡은 "기본 포메이션은 포백인데 상주가 그 전 경기들에서 포백을 섰던 팀들을 어렵게 했던 모습들을 봤다. 그래서 (이임생)감독님은 똑같이 스리백으로 나가서 부딪치자고 하셨다. 선수들에게 동의를 구하셨고 우리들도 자신 있다고 말해서 스리백을 가동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결과적으로는 경기 전 구상이 어느 정도 맞아들었다고 볼 수 있었다.

주장인 염기훈 역시 "무실점을 했다는 것에 만족스러운 것 같다. 무실점 승리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승점 1점도 가져갔고 무실점을 마쳤다는 것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수비수들이 더 끈끈한 면이 생겼던 것 같다. 그나마 기분 좋게 경기를 했던 것 같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수원 스리백에 고전...상주 감독-윤빛가람도 인정

그렇다면 상주는 수원의 스리백을 예상하고 대비할 수 있었을까. 정답은 '그렇지 않았다'였다.

경기 전 만난 김태완 감독은 선발 라인업을 확인하고는 "수원이 포백을 썼었는데, 윙백을 활용하기 위해서 스리백을 쓴 것 같다"면서 자신이 지도했던 홍철에 대해 "잘못 키운 것 같다"면서 수원의 스리백 카드가 부담스럽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했다. 느낌상 수원의 스리백을 예상하지 못한 듯 보였다.

간신히 무승부를 거둔 후에도 "안 쓰던 스리백도 쓰고 수원이 준비를 해서 나왔다. (상주의 전술이) 읽힐 거라 생각했다. 김영빈이 퇴장 당한 것까지 고려하면 승점 1점도 최선이었다"면서 이날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을 시인했다.

김태완 감독만 이러한 점을 느낀 것은 아니었다. 경기장 위에서 직접 느낀 선수가 있었다. 바로 상주의 핵심 미드필더인 윤빛가람이 그 주인공이었다.

윤빛가람은 "수원이 스리백으로 나올 거라고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고전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플레이를 못했고 결과적으로 아쉽게 생각한다. 경기력 면에서 계속 좋았기 때문에 자신 있게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상대가 스리백으로 나서 공간을 찾기 어려웠고 찬스 역시 만들지 못했다"면서 수원의 스리백 전략으로 인해 경기가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 수원의 스리백, 실질적 무기가 되기 위해선

그러나 구자룡이 완성도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것과 같이 수원의 스리백은 개선해야 할 점들이 여전히 많아 보였다. 수원은 실질적으로 포백을 주력 수비전술로 삼아 연습을 해왔기 때문에 스리백의 조직력에 문제가 노출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특히 문제는 수비 후 공격으로 전환해 기회를 창출하는 작업에서 발생했다. 이임생 감독이 "무실점으로 끝난 것은 만족한다"면서도 "득점을 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다"라고 말한 부분이 바로 그 대목이다.

이날 수원은 평소와 같이 측면에서 활로를 뚫으려 했지만 완벽한 기회를 많이 만들지 못했다. 염기훈과 전세진이 체력 안배 문제로 빠진 공백이 커 보였다. 특히 선발 기회를 잡은 바그닝요가 아담 타가트 뒤의 2선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생긴 문제이기도 했다.

그리고 스리백, 혹은 골키퍼로부터 방출되는 공의 정확도의 부족도 개선해야 할 점이다. 조직적으로 완성되지 않았던 탓에 중앙의 김종우, 최성근을 향한 패스가 부정확하거나 타이밍의 문제가 이따금씩 보였다. 상주의 공격이 조금 더 세밀했더라면 패스미스로 인해 차단된 상황에서 실점이 나올 수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경합이나 수비 기술적인 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을 만했지만 실질적인 공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웠다. 이임생 감독과 구자룡이 "앞으로 포백과 스리백을 유기적으로 사용할 것이다"라고 말한 만큼 스리백이 실질적인 무기가 되기 위해서는 더 발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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