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 ISSUE] 손흥민 87분-이승우 0분, '결과'는 감독이 책임진다

[AC ISSUE] 손흥민 87분-이승우 0분, '결과'는 감독이 책임진다

2019.01.18. 오전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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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아부다비(UAE)] 유지선 기자= 너무 진부한 말이지만 축구에서 모든 결과는 감독이 책임진다. 그리고 선수기용에 있어서 전권을 갖는 것도 감독이다. 우리는 축구에서 가장 기본을 잊고 있었다. 손흥민이 87분을 뛰고, 이승우가 뛰지 못한 것에 대한 결정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하는 것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6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3차전에서 중국을 2-0으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3연승과 함께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 손흥민의 87분: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고의 선수가 필요하다

완벽한 경기력이었다. 스코어는 2-0까지만 벌어졌지만 경기 내용 자체도 만족스러웠고, 몇 차례 찬스를 살렸다면 더 벌어질 수 있었다. 여기에 중국은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했고, 사실상 일방적인 경기였다.

3연승 그리고 조 1위. 잔칫날, 때 아닌 출전 시간 논란이 나왔다. 바로 손흥민과 이승우의 출전 시간에 대한 문제였다. 먼저 손흥민은 너무 많은 시간을 뛰어 논란이 됐다. 토트넘에서 3일 간격으로 선발 출전하며 지옥의 일정을 소화하고 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이 곧바로 중국전에 선발 출전했고, 사실상 풀타임인 87분을 소화했다.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다. 이미 2-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는 손흥민을 빼지 않고 황의조와 이청용에게 먼저 휴식을 준 벤투 감독의 결정에 비판들이 따라왔다. 그러나 벤투 감독의 생각은 확고했고,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고의 선수가 뛰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었다.

이에 대해 벤투 감독은 "모든 팀은 좋은 선수가 왔을 때 더 강해진다. 손흥민의 합류로 공격적으로 많은 옵션을 가져갈 수 있었다. 모든 감독은 당연히 훌륭한 선수를 쓰고자 하는 생각이 있다. 손흥민은 경기장 안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선수고, 경기에 나설 컨디션이었기 때문에 출전을 결정했다"며 자신의 확고한 생각을 전했다.

벤투 감독의 말대로다. 체력적인 문제는 있었지만 최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고의 선수가 필요했고, 결국 최고의 결과를 만들었다. 이 점에 동의한다. 대표팀 경기, 특히 아시안컵이라는 큰 무대는 몸을 풀기 위한 곳이 아니다. 손흥민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희생을 하면서 뛰었고, 그리고 경기를 즐기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 이승우의 0분: 모든 결과는 감독이 책임지고, 선수기용도 감독이 한다

'작은 돌발 행동'이 예상하지 못한 큰 논란으로 번졌다.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이승우가 섰다. 마지막 교체자가 결정된 뒤 남은 선수들이 벤치로 향하는 과정에서 이승우가 '돌발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승우는 벤치를 향해 걸어가던 중 앞에 있는 물병을 걷어찼고, 이후 수건과 신가드(정강이 보호대)까지 던지며 짜증 섞인 행동을 보였다. 이번에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이승우는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죄송합니다"라는 짧은 한마디를 남기고 재빨리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이때부터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이승우가 벤투 감독의 인사를 무시했다', '이승우가 벤투 감독의 기용에 불만을 폭발시켰다' 등 다양한 이야기가 확인도 되지 않은 채 번졌다. 이 사이 대표팀의 막내 이승우는 잔칫날에 찬물을 끼얹은 악당이 돼있었다.

분명 이승우의 행동은 옳지 않았다. 한국 대표팀은 아시안컵이라는 무대에서 무려 59년 간 우승을 하지 못했다. 그만큼 어려운 대회라는 것을 의미하고, 대표팀이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원 팀'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막내' 이승우의 돌발 행동은 좋은 분위기를 깰 수 있었다.

이승우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단 한가지다. 본인 스스로가 한 말은 잊어서는 안 된다. 이승우는 지난 해 10월 벤투 감독 체제에서 경기를 뛰지 못했을 때 "선수기용은 감독님의 선택이고 권한이다. 제가 뛰지 못하더라도 대표팀에 들어오는 것은 항상 영광스럽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저도 당연히 팀에 도움이 되고 싶지만 제가 좀 더 성장해야 한다. 제가 더 발전해야 한다"고 전하며 '원 팀'을 강조했고, 성숙된 모습을 보여줬다.

이승우의 말대로다. 선수기용은 감독이 하고, 모든 책임도 감독이 진다. 그만큼 감독의 역할을 중요하고, 벤투 감독은 자신의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팀을 운영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손흥민이 87분을 뛰고, 이승우가 뛰지 못하는 것에 대한 결정은 오로지 벤투 감독만이 할 수 있고, 이것에 대한 무거운 책임도 벤투 감독이 진다.

사진=윤경식 기자, 대한축구협회,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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