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SUE] '오심'까지 공개한 K리그, '투명성+재미' 모두 잡는다

[K-ISSUE] '오심'까지 공개한 K리그, '투명성+재미' 모두 잡는다

2018.10.30. 오전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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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지금 K리그는 위기입니다. 관중수는 점점 줄고 있고, APT(실제경기시간)와 골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팬들은 하나같이 K리그는 재미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팬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고, 팬들이 재미있어하는 경기를 해야 합니다. 그 첫 번째 노력이 바로 심판 판정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8 K리그 취재기자-심판 간담회에서 나온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의 말이다. 그렇다. 분명 K리그는 위기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연맹은 스스로 변하고 있다. 최근 한국 축구의 열기가 K리그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팬들을 위한 K리그를 약속했고, 그 첫 번째가 바로 심판 판정에 대한 신뢰 회복이다.

실질적인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바로 K리그 심판 간담회. 그동안 심판 판정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를 냈던 미디어와 K리그 심판들이 직접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이 마련됐고, K리그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였던 판정 논란에 대해 모든 것을 털어놓고 이야기했다.

의미가 있는 자리였다. 그동안 심판 간담회와 비슷한 자리가 있었지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 심판 판정 논란에 대한 해명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대략 20명의 K리그 취재 기자들은 10명의 K리그 심판들에게 그동안 궁금했던 모든 것을 질문했고, 심판들은 판정 논란에 대해 솔직하게 답변했다.

심판들은 자신들의 오심까지도 모두 공개했다.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고 했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 K리그는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을 도입했기 때문에 영상 자료는 충분했다. 이에 심판들은 자신이 잘한 판정이 아닌 오심이었던 판정을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자신들의 의견이 당시에는 이랬고, 어떤 것이 잘못됐는지 과감하게 밝혔다.

오심의 당사자를 앞에 두고 판정에 대해 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연맹은 심판 판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통한 신뢰 회복 및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모든 것을 공개했고, 심판들도 판정의 통일성과 원활한 경기 운영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심판들은 자신들을 향한 미디어의 기사와 항의를 없애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면서 계속해서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실제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K리그는 2012년 이후 심판의 80%를 교체하며 매년 좋은 심판들을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여기에 심판 승강제, 컴퓨터 배정, 배정 비공개, 거점 숙소제, 동영상 분석, 심판평가위원회 신설, 사후징계, VAR 교육 및 보수 교육, 영상 교육 등을 통해 K리그의 판정의 질이 높아지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바로 심판의 징계 공개였다. 그동안 K리그는 심판의 판정이 잘못됐음에도 심판의 권위 향상을 위해 징계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재는 심판의 징계를 공개하고, 매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영상을 공개하며 투명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K리그의 VAR 정확도는 다른 리그와 비교해도 상당히 높았다. 그러나 아직은 갈 길이 멀었다. 특히 연맹은 K리그의 열기가 높아지기 위해서는 '재미있는 축구'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실제 경기 시간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연맹 관계자는 "지난 6월 감독-심판 워크숍을 통해 K리그가 발전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고,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 경기 지연, 공격자 우선 판정, 고의적인 반칙, 경기 운영의 묘, 빠른 플레이 유도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고, 심판들과 감독들이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위해 노력하자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심판 판정에 대한 신뢰 회복 그리고 재미를 모두 잡겠다는 K리그다. 특히 K리그는 홈 득점수를 올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고, 심판들의 빠르고 정확한 판정을 통해 박진감 넘치는 경기력을 보여주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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