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INT] 간절함과 조급함 사이, 방황하는 '생존왕' 인천

[K-POINT] 간절함과 조급함 사이, 방황하는 '생존왕' 인천

2018.10.29. 오전 06:3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 [K-POINT] 간절함과 조급함 사이, 방황하는 '생존왕' 인천_이미지
AD
[인터풋볼=인천] 유지선 기자= "지금 상황은 어렵지만 얼마든지 더 높은 순위에 있을 만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적장' 대구 FC의 안드레 감독이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를 언급하며 한 말이다. 고개를 끄덕일 법도 하지만, 간절함과 조급함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천의 항해는 올 시즌 어느 때보다 험난하다.

인천은 지난 2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대구와의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 34 라운드 홈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주중 FA컵 경기를 앞두고 적지에서 승리한 대구는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세징야, 에드가의 체력 비축과 함께 승점, 자신감 충전까지 얻을 것이 많았고, 반면 인천은 잃은 것이 많은 90분이었다.

급할 것 없던 대구는 인천의 조급함을 역으로 이용해 영리한 경기 운영을 펼쳤다.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설 것을 예상하고 배수진을 친 뒤 역습을 노린 것이다. 전반 16분에는 김진혁이 부노자와 경합하는 과정에서 자책골을 이끌어내는 행운까지 따르면서 먼저 리드를 잡았다.

시나리오가 일찌감치 대구에 유리한 방향으로 쓰여진 셈이다. 인천의 욘 안데르센 감독도 "전반전 가뜩이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는데 자책골이 팀에 큰 데미지를 안겨줬다"고 아쉬워했고, 승리를 챙긴 안드레 감독은 "수비에 안정을 더한 뒤 역습에 주력했는데 그 부분이 주효했던 것 같다"며 흡족해했다.

문제는 앞으로 남은 4경기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어느 팀과 만나도 급한 쪽은 '최하위' 인천이기 때문이다. 인천으로선 '패'를 모두 보여줄 수밖에 없는 상황, 상대가 간절함을 역으로 이용할 경우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다. 이날 대구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인천은 그동안 시즌 막바지에 '원 팀'으로 똘똘 뭉쳐 상승세를 탔고, 극적으로 잔류를 확정지었다. 그러나 간절함이 조급함으로 바뀌는 순간,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남준재도 "사실 전반전에 너무 급했다"고 털어놓으면서 "조금 더 침착하게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나 자신에게도 굉장히 실망스럽다"며 무거운 한숨을 내뱉었다.

이날 경기 시간을 앞두고 뚝 그쳤던 빗줄기는 야속하게도 경기 종료 직전, 팬들의 마음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의 그라운드 위에 세차게 쏟아졌다. 한 끗 차이인 절실함과 조급함, 그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인천 선수들의 어깨에 '마인드 컨트롤'이란 과제가 얹어졌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