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INT] '라이벌?' 전북과 수원, 현실은 승점 30점이 넘는 사이

[K-POINT] '라이벌?' 전북과 수원, 현실은 승점 30점이 넘는 사이

2018.10.29. 오전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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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전주] 이현호 기자= K리그에서는 '라이벌'로 불리기 싫어하는 사이가 있다. 그중 대표적인 관계가 전북과 수원이다. 제3자의 눈에는 치열한 라이벌이지만, 정작 이들은 라이벌 관계를 부정한다. 또한 최근의 성적을 보면 라이벌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북 현대는 28일 오후 4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2018 34라운드서 수원 삼성에 2-0 완승을 거뒀다. 이미 우승을 확정지은 전북은 승점 80점 고지에 오르며 라이벌 수원(49점)을 상대로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했다.

전북은 이 경기에 대한 동기부여가 떨어진 상태였다. 올 시즌 리그 우승을 이미 확정지었고, 우승컵 시상식까지 마친 상태기 때문이다.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우승이 결정 났고 선수들도 평소보다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다. 쉽지 않겠지만 홈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수원전에서 방심하면 안 된다고 언급했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니 전북 선수들의 눈빛은 달라졌다. 최 감독의 말대로 이미 우승이 결정 났기 때문에 쉬엄쉬엄 풀어갈 수도 있었지만, 이들은 사냥감을 기다리던 늑대의 눈빛으로 수원을 상대했다. 수원 역시 올 시즌 마지막 전북전에 대한 승부욕이 강했다.

양 팀의 승부욕은 경기 중 신경전으로 펼쳐졌다. 후반 초반 전북의 김민재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탈압박 드리블을 선보이며 수원 진영으로 파고들었다. 이때 이종성의 거친 파울에 화난 김민재는 이종성과 신경전을 벌였다. 후반 종료 직전에는 한의권이 이승기에게 비신사적인 파울을 범했고, 이 때문에 신형민과 곽광선이 거친 몸싸움을 펼쳤다.

두 팀은 이 경기서 얻을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우승팀 전북은 순위에 변동이 없으며, 수원 역시 3일 뒤 울산에서 FA컵 4강전을 치르기 때문에 이번 전북전에 사력을 다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전북과 수원은 치열한 자존심 대결을 펼치며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라이벌'이기에 가능한 상황이었다.

경기 후 전북의 최 감독은 "내가 중국으로 떠난다고 발표한 상황이었다. 선수들도 혼란스러웠을 것이고, 훈련장에서도 분위기가 달랐다. 하지만 이 걱정은 기우였다. 홈에서는 어떤 팀을 만나도 이기겠다는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선수들이 수원전에 나서는 태도에 대해 감동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두 팀은 K리그를 대표하는 클럽으로 오랜 세월을 보내왔다. K리그뿐만 아니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서도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며 라이벌 관계를 유지했다. 또한 팬들의 응원전 역시 살벌했다. 양 팀의 팬들은 상대를 조롱하거나 약올리는 응원전을 보이며 선수들의 신경전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34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전북과 수원의 승점 차이는 31점이다. 전북은 가장 먼저 80점 고지에 등극했지만, 수원은 여전히 49점에서 허덕이고 있다. 또한 전북은 스쿼드가 두터워 부상 선수들을 대신해 언제든 A급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다. 하지만 수원은 부상 선수들이 투혼을 펼치며 어쩔 수 없이 선발로 나서고 있다. 순위표와 스쿼드를 바라보면, 두 팀은 라이벌이라고 부르기가 애매한 상황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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