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귀국] 겸손한 박항서 감독, "4강 신화? 난 특별하게 한 것 없다"

[박항서 귀국] 겸손한 박항서 감독, "4강 신화? 난 특별하게 한 것 없다"

2018.09.06. 오전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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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인천공항] 정지훈 기자= "난 축구밖에 모른다. 베트남의 좋은 성적은 모두가 만든 것이고, 난 특별하게 한 것이 없다." 베트남 축구를 사상 첫 아시안게임 준결승으로 이끈 '베트남의 국민영웅' 박항서 감독이 자신을 한없이 낮추면서 모두의 공으로 돌렸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박항서 감독은 지난 1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끈끈한 조직력과 날카로운 역습을 바탕으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준우승을 차지했고, 베트남 축구 팬들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박항서 매직은 계속됐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일본을 1-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3전 전승, 조 1위로 16강에 올랐고, 이후 바레인, 시리아를 연달아 제압하며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준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비록 박항서 감독의 조국인 한국과의 준결승 맞대결에서 1-3으로 완패했지만 투혼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며 베트남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이후 동메달 결정전에서 사상 첫 메달을 노렸지만 아랍에미리트에 승부차기까지는 접전 끝에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그래도 베트남 국민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며 새로운 역사를 만든 박항서호를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한 마디로 금의환향. 베트남의 국민영웅이 된 박항서 감독이 아시안게임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6일 오전 7시 5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고, 많은 팬들이 박항서 감독에게 응원을 보냈다.

귀국 후 한국 취재진과 만난 박항서 감독은 "제가 특별하게 한 것도 없는데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 많은 국민들께서 반갑게 맞이해주시고, 베트남 축구를 응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다. 조국인 대한민국에 잠시 오게 됐는데 모든 것이 감사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의 아시안게임 4강 신화에 대해서는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했다. 메달을 못 땄지만 처음으로 4강에 진출했다. 조금이나마 저와 선수들이 발자취를 남겼다고 생각한다. 저 혼자 힘으로 할 수 없었다. 이영진 코치를 비롯한 코치들이 잘해줬고, 스태프들이 최선을 다해줬다. 선수들도 잘 따라줬기 때문에 결과가 나왔다. 저는 특별하게 한 것이 없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많은 박수를 받고 있다. 특히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룩했던 거스 히딩크 감독과 비교되면서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박항서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2002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을 직접 보좌했던 박 감독이기에 그런 칭호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이에 대해 박항서 감독은 "제가 베트남에서 작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에 히딩크 감독님과 비교하는 것 같다. 비교를 받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모처럼 귀국한 박항서 감독은 국내에서 가족, 지인들과 만나면서 휴식을 취한 뒤 오는 11월 개막하는 동남아시아 축구선수권대회(스즈키컵)을 준비할 계획이다. 베트남에는 매우 중요한 대회다. 2년 주기로 열리는 스즈키컵에서 베트남은 2008년 우승한 이후 10년 동안 정상에 오르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고, 베트남 국민들은 박항서 감독이 이번 대회에서 아쉬움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와 스즈키컵 조별리그 A조에 편성된 베트남은 11월 8일 라오스와 원정 1차전을 시작으로 대장장에 나서고 10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이에 대해 박항서 감독은 "가면 갈수록 부담감은 높아지고 있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아시안게임은 베트남 내에서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베트남 국민들이 스즈키컵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하신다. 부담이 되지만 즐기면서 도전하겠다. 잘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96년부터 시작된 스즈키컵은 2년을 주기로 열리는 동남아시아 최고의 축구대회다. 베트남을 비롯해 최다 우승국(5회)인 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미얀마 등이 출전한다. 베트남은 지난 2008년 우승을 차지했고 최근 2번의 대회에서는 4강에서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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