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메이커①] '카이로스' 작가 "모든 배우 1인2역 마찬가지...명연기 감사해"

[Y메이커①] '카이로스' 작가 "모든 배우 1인2역 마찬가지...명연기 감사해"

2020.12.23.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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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①] '카이로스' 작가 "모든 배우 1인2역 마찬가지...명연기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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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는 신뢰와 정통의 보도 전문 채널 YTN의 차별화 된 엔터뉴스 YTN STAR가 연재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메이커스를 취재한 인터뷰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이때 창의적인 콘텐츠의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요를 창출하는 메이커스의 활약과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주인공은 데뷔작 '카이로스'로 주목받고 있는 이수현 작가입니다.

MBC 월화극 '카이로스'가 웰메이드라는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방송 초반부터 '반전 맛집'으로 입소문이 난 ‘카이로스’는 탄탄하고 치밀한 구성으로 매회 쫄깃한 반전을 선사, 한번 본 사람은 마지막까지 멈출 수 없는 몰입도를 자랑했다.

서로 다른 시간을 사는 사람들이 어떤 계기로 소통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비극적인 사건을 해결하는 스토리가 새롭지는 않다. 하지만 '카이로스'는 매회 철저하게 계산된 나비효와 교묘한 복선, 강력한 반전으로 소재의 익숙함을 이겨냈다.

특히 이수현 작가는 이번 작품이 데뷔작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촘촘한 구성력으로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타임 크로싱을 극대화 한 반전 엔딩이 매회 감탄을 자아냈으며, 이미 엎질러진 충격적 상황들을 김서진과 한애리의 공조로 완벽하게 수습하며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첫 작품부터 남다른 저력을 보여주며 방송가에 존재감을 각인한 이수현 작가. 그에게서 ‘카이로스’의 탄생 비화와 뒷이야기, 그리고 작가로서의 포부를 들어봤다.

-첫 입봉작을 마친 소감은?
처음엔 큰 산 앞에 홀로 서 있는 듯한 기분에 막막하기도 했지만, 너무 멀리 보며 두려워하지 말고 눈앞의 한 걸음 한 걸음을 묵묵히 걷다 보면 언젠가는 끝이 오겠지라는 심정으로 달렸습니다. 스포츠 경기를 할 때도 전체 경기를 한꺼번에 생각하면 중압감에 제대로 전략을 세울 수 없듯이 스트레스에 압도당하지 말고 바로 다음 경기에만 집중하자고 다짐하며 대본 작업을 했는데 무사히 끝낼 수 있어서 그저 감사할 뿐이네요.

-첫 작품임에도 웰메이드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애청자들에게 한 마디?
방송이 시작되고도 대본 집필 중이어서 시청자 반응을 일일이 살펴보진 못했지만, 지인들이 애청자들의 좋은 말씀들을 종종 전달해주어서 대략적인 얘긴 듣고 있었어요. 타임크로싱 설정이 시청자들에게 어렵게 다가가지 않을까 방영 전에 걱정했는데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기우였고 시청자들의 훌륭한 분석과 감상을 보면서 격려도 많이 받았고 정말 감사했어요. 진심으로 대본 쓰는 내내 큰 힘이 됐습니다. 디테일한 설정이나 서사 하나하나 허투루 보시지 않는 애청자들의 반응에 감동도 받았고 긴장도 됐습니다. 앞으로도 정신 바짝 차리고 글 써야겠다란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Y메이커①] '카이로스' 작가 "모든 배우 1인2역 마찬가지...명연기 감사해"

-처음 '카이로스'를 구상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타임 크로싱’이 워낙 많은 작품에서 다뤄진 소재였음에도 선택한 이유?
일단 시청자로서의 제 취향이 전개가 빠른 스토리를 좋아합니다. 회가 거듭했는데도 전개가 지지부진하거나 제자리걸음인 이야기엔 개인적으로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우선은 저한테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 ‘타임크로싱’이 많은 작품들에서 다뤄진 이유는 ‘시간’에 관한 이야기가 그만큼 흥미롭고 매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거의 전능해진 인간이 어쩌지 못하는 단 한 가지가 시간의 흐름이고, 누구나 그 흐름 속에서 끊임없는 선택과 결정을 하며 살아가니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이라는 가정은 누구라도 한 번쯤은 해보지 않았을까요? 특히 인생의 큰 위기가 닥칠 때라면요. 진짜 위기가 닥칠 때 내리는 선택이 그 사람이 진짜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준다고 믿고 있어서, 인물의 내면 변화와 성장의 이야기도 담고 싶었습니다.

-결말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사필귀정! 권선징악! 등장인물이 고생하는 이야기의 특성상 그간 시청자들께 고구마를 많이 드릴 수밖에 없었는데요, 마지막에 원 없이 사이다 드시길 바랐습니다.

[Y메이커①] '카이로스' 작가 "모든 배우 1인2역 마찬가지...명연기 감사해"

-배우들의 연기는 어떻게 보셨나요?
전 연기자들의 수고에 아낌없는 박수와 칭찬을 드리고 싶어요. ‘카이로스’는 한 달 간격의 인물을 병렬적으로 보여주는 구조라 실은 모든 연기자들이 1인 2역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거든요. 한달 간격의 사건들이 서로의 시간대에 영향을 주면서 인물들의 감정에 인과 관계를 만들기 때문에 정말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텐데 훌륭하게 표현해준 연기자들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유회장의 대사에서처럼 극단적인 상황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유독 가혹한 인생을 살아내야 했던 서진을 너무나 절절하게 표현해준 신성록씨의 연기 덕분에 이 드라마가 진정성을 가질 수 있었고, 이세영씨는 감정 소모가 심한 힘든 신들을 늘 대본 이상으로 연기해 주었어요. 이세영씨 같은 연기자를 만날 수 있어서 정말 행운이었다고 생각해요. 안보현씨, 남규리씨 역시 등장하는 모든 장면마다 얼마나 치열하게 연구하고 몸을 아끼지 않고 표현하고 있는지 그 열정이 그대로 전달되더라구요.

무엇보다 주로 온화한 캐릭터를 보여주셨던 신구 선생님을 비정한 유서일회장 역으로 모실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황정민 선배님, 강승윤씨, 이주명씨, 고규필씨, 조동인씨, 임철형씨를 비롯한 강력반 형사팀... 드라마에 등장했던 인물 중 어느 한 분도 뺄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연기자들이 명연기를 보여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 작가가 된 이유?
아무리 생각해도 ‘어쩌다 보니’가 답인 것 같아요. 이렇게 오래 걸리고 힘든 일인 줄 알았다면 겁이 나서 시작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본인에게 가장 영향을 미친 작가나 작품이 있다면?
그래도 처음으로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동기를 심어준 건 이창동 감독님의 작품들입니다. 시청자로서 김영현 작가님의 작품을 항상 기다리고요. 최근엔 박해영 작가님의 ‘나의 아저씨’가 정말 좋았어요. 언급한 감독님, 작가님들의 작품은 영상물의 소비자로서 큰 만족을 느끼게 해준 데 그치지 않고 실제의 제 삶에서 다시 힘을 내서 일상을 살아갈 수 있게 영감을 준 작품들이에요.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제공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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