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그래서 블랙핑크는 어떻게 세상을 밝혔나?

[Y리뷰] 그래서 블랙핑크는 어떻게 세상을 밝혔나?

2020.10.22.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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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그래서 블랙핑크는 어떻게 세상을 밝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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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가능한지도 몰랐던 존재로 성장했다. 팬분들이 결과에 놀란 만큼 우리도 놀랐다. 팬분들과 여정을 함께하는 기분이다" (로제)

넷플릭스(Netflix)가 공개한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감독 캐롤라인 서)는 2016년 데뷔한 그룹 블랙핑크(지수 제니 로제 리사)가 어떤 어린 시절을 거쳐 YG엔터테인먼트 연습생이 됐고, 혹독한 과정을 통해 데뷔하고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블랙핑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소금. 산. 지방. 불'로 웰메이드 다큐멘터리를 선보였던 한국계 미국인인 캐롤라인 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넷플릭스는 비욘세, 레이디 가가, 테일러 스위프트에 이어 네 번째 자체 제작 오리지널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으로 블랙핑크를 꼽았다. 데뷔 전 멤버들의 어린 시절을 담은 사진과 영상 그리고 멤버들과 프로듀서 테디의 인터뷰 등을 통해 블랙핑크가 어떻게 세상을 밝히게 됐는지를 보여준다.

이들의 대화는 흥미로웠다. 한국어, 영어, 태국어를 섞어가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했다. 지수는 한국인이다. 제니는 10살 때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났다. 로제는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호주로 이민을 갔다. 리사는 태국인이다.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자란 네 명의 소녀가 뭉쳐 블랙핑크라는 글로벌 그룹의 서막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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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는 이들의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 수줍은 많은 어린 유학생 제니, 재능 많았던 리사, 자신의 길을 예상하지 못했던 맏언니 지수,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건 생각지도 못했다던 로제까지. 네 명의 소녀는 YG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을 거쳐 연습생이라는 첫 번째 관문을 통과했다. 제니는 6년을, 지수와 리사는 5년, 로제는 4년을 연습생이라는 신분으로 지냈다. 화려해 보이기만 한 K팝 스타의 탄생 과정은 치열했고, 가혹했다. 그러나 그들은 성공을 갈망했고, 세상이 자신들의 가치를 알아봐 주기 위해 연습했다.

"기숙학교 연습생 버전처럼 다 함께 살았다"라고 돌이킨 이들은 "모든 부분에서 회사 기준에 부합해야 했다" "하루에 춤 레슨을 3~4개, 보컬 레슨도 2~3명의 선생님께 받았다" "2주에 하루 쉬고, 13일 동안 다시 연습했다" "연습만 14간씩 했다"라고 힘겨웠던 시간을 털어놨다.

제니는 "케이팝을 케이 팝으로 만드는 건 연습생으로 보내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반복되는 연습을 통해 블랙핑크는 "향후 10년간 필요한 기술과 수단을 흡수할 수 있었다"라고 테디는 설명했다. 연습생 기간은 그들에게 행복한 기간은 아니었다. 수많은 연습생은 경쟁과 평가 그리고 규제 속에서 자신들의 10대를 온전히 맡겨야 했다.

포기하기 일보 직전의 상황에서 이들을 일으킨 건 이들의 의지였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알았다. 나를 엄하게 대할수록 '난 해내고야 말 거야' '내 가치를 보여주겠다'라고 다짐했다"라는 제니와 "이 모든 일을 겪었는데 한 것도 없이 돌아가진 않을 거"라던 로제, "계속 싸워야 했다. 연습생 기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이"라고 말하는 리사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이들은 2016년 8월 블랙핑크로 데뷔했다. 데뷔곡 '휘파람'으로 데뷔 14일 만에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1위를 하고, '불장난' '뚜두뚜두' 등 내놓는 곡마다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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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고 재밌기만 할 줄 알았다"라던 로제의 말은 데뷔 이후의 이들이 겪은 어려움 또한 짐작게 했다. 새로움과 최고의 무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 사생활이 없다는 것 또한 톱스타로서의 고충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그들에게는 힘겨운 시절을 함께 보내온 동료들이 있었다. 로제는 "그룹으로 함께 지내는 법은 각자 스스로를 잘 돌보다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모이는 거"라고 다시 말했다.

블랙핑크는 방콕, 자카르타, 홍콩, 마닐라, 싱가포르, 대만,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애틀랜타, 암스테르담, 맨체스터, 런던, 베를린, 파리, 바르셀로나 등을 오가며 월드투어를 펼치는 그룹으로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K팝 그룹 최초로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 무대를 장식했다. 코첼라 무대 후 미국 언론은 "블랙핑크가 누군지 몰랐던 분들도 지금은 확실히 알 것"이라고 주목했다.

제니는 "우리 일에 정말 만족했던 순간이었다. 연습생 시절이 다 가치 있었다고 느껴졌다"라고 만족했다. 리사는 "옳은 길을 택했단 기분이 들었다. 살면서 정말 하고 싶던 일이 이거라고 느꼈다"라고 감격했다. 데뷔라는 큰 산을 넘고 나서도 성장통은 계속됐지만, 자신들만의 길을 계속해서 만들어나갔다.

캐롤라인 서 감독은 블랙핑크의 활동을 지켜보며 "열심히 일해서 거둔 성공이구나, 항상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느꼈다. 멤버들이 의지력이 강하고 강렬하고 항상 꿈을 향해 최선을 다해 달려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라고 짚었다.

블랙핑크는 발표하는 곡마다 신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한국을 넘어 미국 차트에서도 그들의 저력은 빛난다. "누군가 부담이 되냐고 물으면 아니라고 한다. 우린 잘하고 있고 보여드릴 게 더 많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던 제니의 말처럼, 이번 다큐멘터리는 아직 이들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라는 걸 보여줬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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