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송윤아 "상처와 치유를 주는 존재, 모두 사람이더라"

[Y터뷰] 송윤아 "상처와 치유를 주는 존재, 모두 사람이더라"

2020.10.15.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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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송윤아 "상처와 치유를 주는 존재, 모두 사람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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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을 인정하고 살아가는 게 쉽지 않죠. 하지만 그 다름 속에서 살아가는 게 인생인 것 같습니다. 영화 '돌멩이'의 메시지이기도 하고요. 옳고 그른 게 아니라 아니라, 개개인이 살아가는 길과 방향을 인정해주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느껴요."

솔직하고 소탈했다. 10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송윤아는 작품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천생 배우였다.

15일 개봉을 앞둔 영화 '돌멩이'(감독 김정식)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송윤아는 이번 작품에 대해 "저를 위로해준 영화"라고 소개하며 "영화를 보고 '나는 어떤 사람이었나'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Y터뷰] 송윤아 "상처와 치유를 주는 존재, 모두 사람이더라"

영화는 평화로운 시골마을에서 정미소를 운영하는 8살 마음을 가진 어른아이 석구(김대명)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범죄자로 몰리면서 그의 세상이 송두리째 무너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송윤아는 성당 산하의 청소년 쉼터 소장 김선생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 변신과 새 얼굴을 유감없이 꺼내 보였다.

그가 출연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영화가 주는 '울림'이였다. "작은 영화고 노개런티로 참여한 것도 맞지만 무엇보다 저를 위로해준 영화에요. 그게 이유였어요." 시나리오의 울림은 시나리오를 덮고도 계속됐다.

"책을 보고 소파에 한참 앉아있었어요. 누구나 상황은 다르지만 석구가 안되리라는 법이 없잖아요. 이 영화를 보고 '나는 어떤 사람이었나' 참 많이 고민했습니다. 한 번쯤 생각하고 공감했으면 하는, 살펴봐야 할 우리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이유죠."

[Y터뷰] 송윤아 "상처와 치유를 주는 존재, 모두 사람이더라"

'돌멩이'의 김정식 감독은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강한 송윤아의 의외성을 발견하고 싶어 캐스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작품 속 송윤아는 새롭다. 그 강인한 전사의 이미지를 보고 김 감독은 "그 모습이 나올 때 섬뜩했다"며 만족했다. 정작 배우는 부족한 점이 더 많이 보였다며 아쉬워했다.

"이 영화가 2년 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는데 그때는 정말 제 부족함만 보였어요. 시나리오에 비해 너무 못한 것 같아 창피하고 다른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었죠. 이번에 다시 봤을 땐 또 새롭더라고요. 김대명, 김의성 선배는 물론 한 씬(Scene) 나오는 배우들까지 연기를 잘해서 놀랐습니다."

오랜만에 영화 현장. 함께 호흡한 배우들을 향한 고마움이 컸다. 송윤아는 김대명부터 김의성까지 하나하나 언급하며 "정말 많이 배웠다"이라고 돌이켰다.

"김대명 씨만 보면 눈물이 나서 혼났죠. 인물을 기가 막힐 정도로 멋지게 잘 표현하는 배우에요. 참여하는 작품 속에서 다 다른 인물이 되는 게 정말 신기하고요. 김의성 선배는 어떤 영화 혹은 드라마를 해도 자연스럽게 그 안에 들어가 계세요. 배역과 작품에 늘 눈 녹듯이 스며들어 놀라울 뿐이죠."

[Y터뷰] 송윤아 "상처와 치유를 주는 존재, 모두 사람이더라"

무엇보다 이 작품은 송윤아의 10년 만 스크린 복귀작으로 관심이 높았다. 그동안 작품이 뜸했던 이유와 돌아온 소회를 묻자 송윤아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이내 솔직하게 대답을 이어나갔다.

"아이가 있다 보니 현실적으로 (작품을) 다 할 수 없는 경우가 있어요. 영화는 지방 촬영이 많다 보니 더욱 상황이 안 맞았죠. 물론 아이들이 있으면서도 일을 열심히 하는 분들이 있어요. 누군가는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는 저를 '프로답지 못해' '자격이 안 돼' 이렇게 볼 수 있고요. 동시에 이 부분은 맞고 틀린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다 살아가는 길에 대한 마음가짐이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영화에 대한 갈증과 욕심, 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앞으로도 고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Y터뷰] 송윤아 "상처와 치유를 주는 존재, 모두 사람이더라"

영화는 극 중 인물의 시선과 선택을 비추며 러닝타임 내내 편견과 믿음에 대한 진득한 질문을 던진다. 20년 넘게 배우로 활동하며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누구보다 많은 편견 속 살아와야 했던 만큼, 이번 영화가 송윤아에게도 주는 의미가 적지 않다.

"살아보니 사람에게 가장 상처를 주는 존재도, 치유를 주는 존재도 사람이더라고요. 사람이니까 각자 자신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하곤 하잖아요. 그래도 '저 사람도 힘든 일이 있을 거야'하고 인정해준다면 상대를 좀 더 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런 따듯한 생각을 가져도 되는 세상인 것 같아요. '돌멩이'가 그런 계기를 마련해준다면 더 좋고요.(웃음)"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스노우볼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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