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①] '소리도 없이' 유아인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힘 풀린 배"

[Y터뷰①] '소리도 없이' 유아인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힘 풀린 배"

2020.10.14. 오전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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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①] '소리도 없이' 유아인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힘 풀린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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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은 이미 소비된 배우잖아요. 제 전작의 이미지를 지우고 영화적 효과를 위해선 큰 몸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고 15kg를 찌웠죠."

15kg 증량으로 잔뜩 나온 배, 삭발에 가까운 머리, 반쯤 풀린 눈까지. 배우 유아인이 우리가 몰랐던 'NEW' 아인으로 또 한 번 스크린을 두드린다.

[Y터뷰①] '소리도 없이' 유아인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힘 풀린 배"

오는 15일 개봉을 앞둔 영화 '소리도 없이'(감독 홍의정)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유아인은 "정답에 중독된 우리에게 명확함이 얼마나 지양해야 할 가치인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소개하며 "그런 아이러니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기에 생각해볼 만한 부분이 많다"라고 밝혔다.

영화는 납치한 아이를 맡기고 죽어버린 의뢰인으로 인해 계획에도 없던 유괴범이 된 두 남자 태인(유아인)과 창복(유재명)의 위태로운 이야기를 그렸다. 유아인은 이번 작품에서 범죄 조직의 뒤처리를 하며 살아가는 청소부 태인 역을 맡았다.

유아인은 영화 '버닝'을 제작한 파인하우스필름 이준동 대표의 추천으로 '소리도 없이'를 접하게 됐다. "로케이션도 파주였어요. '버닝'과 내용과 스타일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겉보기에 기시감이 들 수 있지만 다른 기분 좋은 배신감을 전달하고 싶었죠."

[Y터뷰①] '소리도 없이' 유아인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힘 풀린 배"

이번 영화는 홍의정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유아인은 전작 '#살아있다' 이후 또다시 신인 감독의 작업을 세상에 내보이게 됐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유명 감독님들과 작업을 많이 했어요. 내 몸이 좀 다르게 쓰일 수 있는 현장, 내가 다른 식으로 반응할 수 있는 현장에 대한 갈증이 있었습니다. 도발적이고 신선한 자극을 주는 작품들을 기다리고 있었고 '소리도 없이'가 그 점에 정확히 부합했죠."

무엇보다 새로움에 대한 갈망이 배우를 '소리로 없이'로 이끌었다. "단 몇 개의 작품만으로 너무 강하게 형성된 제 이미지가 있다고 느꼈어요." 이런 선택이 유아인이라는 배우의 이미지를 입체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한몫했다.

"관객의 기대를 배신한다는 게 자칫 위험한 얘기로 들리지만 그걸 떠나서 스스로 지루하지 않은 그림을 그리고 싶은 욕심이죠. 지루한 게 싫어서요.(웃음) 어떤 도전이 어느 순간엔 편안한 길이 되요. 누군가 나에 대해 가진 기대에 기대기엔 배우로서 양심의 가책이 컸어요."

[Y터뷰①] '소리도 없이' 유아인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힘 풀린 배"

배우의 말처럼, 유아인이 태인 역을 맡아 이번 작품에서 보여준 변화는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드라마틱하다. 밥 반 공기를 한 공기로 늘리고 최소 하루 네 끼를 챙겨 먹으며 15kg를 찌웠다. 단순 증량이 아닌 이유 있는 증량이었다.

"긴 머리에 마른 몸까지, '소리도 없이 콘셉트 영상에서 태인은 이런 톤의 영화에 제법 잘 어울리는 설정이었어요. 저항감이 생겼죠. 이런 톤의 영화 속 남주인공이 너무 천편일률적이지 않나 싶었거든요. 말라야 불쌍해 보이는, 그런 접근은 좀 예스럽지 않나 하고요. 동시에 유아인은 소비된 배우잖아요. 제 전작의 이미지를 지우고 영화적 효과를 위해선 큰 몸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유아인은 이 작품을 통해 필모그래피 중 처음으로 대사 없는 역할을 맡았다. 표정과 찡그림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답답하기보다 오히려 자유로웠단다.

"태인은 표현의 무의미함을 느낀 인물이 아닐까 싶어요. 누구나 살면서 마주할 수 있거든요. 수많은 이야기를 나눠도 겉치레, 공허한 이야기처럼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요. 그래서 전 표현하는데 자유로웠어요. 머리도 옷도 편했고요. '소리도 없이' 이후에 제가 작품에서 메이크업을 안 하고 있어요. (웃음)"

[Y터뷰①] '소리도 없이' 유아인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힘 풀린 배"

작품 속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을 묻자 "힘이 풀린 배"라고 주저 없이 답했다.

"실제로 그 정도로 배가 나왔어요. 그 당시 행사에서 찍힌 사진을 보면 '유아인 살쪘다' 같은 제목도 있죠. 의지적으로 해낸 것보다 그런 장면이 더 괜찮을 때가 있어요. 시각적 변화가 만들어주는 임팩트가 있죠. 그런 것들이 생성됐으면 하는 기대감도 있었고요."

유아인은 '#살아있다'에 이어 '소리도 없이'까지 코로나19 상황 속 두 편의 영화를 선보이게 됐다. 그는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않나"며 웃으며 "더 좋은 영화가 나올 수 있는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는 시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핑계 대고 한숨 쉬고 있는 게 아니라면 더 나은 내일을 그리는 것밖에는 선택지가 없지 않나요.(웃음) 아니면 좌절일 뿐이니까. 극장에 가는 발걸음이 줄어들지만 또 다른 무대가 생겼죠. '옛것이 좋고 새로운 건 나빠'하기에는 어려운 세상이 됐어요. 본질을 잃지 않고 그저 제 일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U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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