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신정근 "명품 조연? 전 '배우' 소리가 제일 좋아요"

[Y터뷰] 신정근 "명품 조연? 전 '배우' 소리가 제일 좋아요"

2020.08.09.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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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신정근 "명품 조연? 전 '배우' 소리가 제일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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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배우가 저보고 라이징 스타라고 놀리더라고요. 오늘 너 때문에 '미용실도 갔다 왔다'고 문자 보내니까 '잘하라'고 하더라고요." (신정근)

배우 신정근의 재발견이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에서 실질적 주인공이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잠수함 영화에서 주인공은 함장님"이라는 양우석 감독의 말처럼 극 중 백두호 부함장 역을 맡은 신정근은 영화의 후반부에 막강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눈뜨면 핸드폰으로 (내 이름을)검색하는 게 일"이라고 웃은 신정근은 "노안까지 와서 돋보기 끼는데, 칭찬 글이 많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읽고 있다"라고 말했다.

"50살이 넘어서 라운드 인터뷰라는 걸 처음 해요. '거북이 달린다' 때 1대1 인터뷰를 하긴 했는데 말이죠. 앞으로 매사 조심스러워져야 하는 부분이 생겼어요. 나쁜 말로 하면 즐거운 시간은 끝났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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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비2: 정상회담'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리는 영화다. 신정근은 카리스마와 인간적인 따스함을 지닌 백두호 부함장으로 열연했다.

"회사에서 대본을 받고 읽고 나서 '감독님 협박했어?'라고 물어봤죠. 배역이 너무 좋았거든요. 정우성 배우가 절 추천했다고 들었죠. 제가 동생들하고 잘 어울리는 걸 보고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또 생긴 게 북한군이라서 분장도 안 해도 되겠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촬영 중간에 감독님한테도 물어봤는데 '협박은 없었다'고 하셨죠."

부함장은 잠수함 전투의 북한 최고 전략가로 자국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고 부하들을 살뜰히 챙기는 따스한 면모를 보여준다. 적의 어뢰가 백두호를 공격하는 위급한 상황의 잠수함 전이 시작되면서 그의 활약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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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안 매주 월요일마다 연극 협회 회원들과 축구를 한다던 신정근은 "동생들을 대하는 게 익숙하다"라면서 극 중 사병들을 따뜻하게 챙기는 부함장에 공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최고의 전략가니까 동해 속을 암기해야 했어요. 잠수함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했고요. 전문가 말을 외우고 이를 또 북한식으로 바꿔야 해서 어려웠죠. 전략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무엇보다 우직함으로 가려고 했어요. 큰 선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사족은 빼야 한다고 봤죠. 애드리브도 일절 없었습니다."

분단된 한반도가 가야 할 길을 시뮬레이션한 영화를 찍은 만큼, 남북한을 둘러싼 이슈에 대해서도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인터뷰 때)너무 무식하면 안 돼서 뉴스도 봤다"라던 신정근은 "남북한이 평화적으로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경제적인 부분은 그다음에 풀어야 하는 숙제다. 우리는 고구려를 꿈꿨다고 생각한다. 불행한 시기를 겪고 있지만, 반드시 고구려를 꿈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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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근은 오랜 기간 연극 무대에서 내공을 쌓았다. 영화를 좋아하는 아버지 덕분에 수많은 영화를 보고 자랐고 "연극을 한 번 해보자"라는 다짐으로 지금까지 왔단다. "연기는 인간성 회복이라고 배웠다"라던 신정근은 "팬레터를 받았는데, 나 때문에 배우의 꿈을 꾼 분도 있었다. 감동적이었다. 더욱 열심히 하게 됐다"라고 당시를 돌이켰다.

1987년부터 2020년까지. 신정근은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5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고, 최근에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행랑아범, '호텔 델루나' 김선비, 그리고 '강철비2: 정상회담'까지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과시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연극영화과도 안 나왔어요. 그래서 연극 시절 절반이 포스터를 붙이고 티켓을 뿌리는 게 일이었죠. 영화 촬영도 하루 배역, 이틀 배역을 했어요. 작품에서 가족이 생기기까지 오래 걸렸습니다. 늘 혼자 다니는 배역이었거든요. 저는 거기에 안 지려고 꾸준히 운동하고 독서를 했어요. 그런 것들이 나이와 버무려져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닌가 싶어요."

[Y터뷰] 신정근 "명품 조연? 전 '배우' 소리가 제일 좋아요"

신정근은 명품 조연이라는 수식어보다 배우가 더 좋다고 했다. "'해피투게더'에 나갔는데 명품 조연이라고 칭하더라. '명품이 왜 이렇게 많아'라고 했다"라고 웃은 신정근은 "지금은 배우라는 수식어가 좋다. 별명이 각인은 되겠지만, 연기자한테는 배우 소리가 제일 좋다"라고 이야기했다.

현재 최동훈 감독의 신작 '외계인' 촬영 중인 그는 "다음 작품이 주어지는 대로 분석해서 열심히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즐겁게 일하는 걸 좋아한다. 기회가 되면 단역부터 '황산벌' '평양성'에 이르기까지 캐스팅해준, 친정과도 같은 이준익 감독님과 다시 작품을 하고 싶다"라고 희망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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