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선정성·부족한 개연성...'편의점 샛별이' 왜 외면당했나?

[Y초점] 선정성·부족한 개연성...'편의점 샛별이' 왜 외면당했나?

2020.08.08. 오후 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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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선정성·부족한 개연성...'편의점 샛별이' 왜 외면당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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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기대만큼 아쉬움도 컸다.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의 이야기다.

8일 종영을 앞둔 SBS 금토드라마 '편의점 샛별이'(극본 손근주, 연출 이명우)는 시청자의 기대가 컸던 드라마였다. 지난해 '열혈사제'로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았던 이명우 PD의 차기작이자 한류스타 지창욱의 안방 복귀작, 아역부터 필모그래피를 탄탄하게 다져온 김유정의 코믹 연기 변신으로 주목받았다.

기대와 달리 '편의점 샛별이'는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따듯한 가족극"을 예고한 제작진의 의도가 무색하게 선정적인 장면이 수시로 등장했다. 앞서 '편의점 샛별이'의 드라마화 소식이 알려진 뒤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원작 웹툰이 노출과 선정적인 장면을 다수 담고 있어서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오피스텔 성매매 장소가 웃음 코드로 등장하는가 하면, 드라마에서 웹툰 작가 역할을 맡은 한달식(음문석)이 신음을 내며 19금 웹툰을 그리는 장면이 지나치게 자세히 묘사돼 가족 드라마라는 명제에 의구심을 갖게 했다. 이외에 정샛별(김유정)과 최대현(지창욱)과의 관계에선 노골적인 남성 판타지를 그대로 반영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런 논란에 시청자들은 행동으로 나섰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 따르면 '편의점 샛별이'는 첫 방송부터 7,000여 건 이상에 달하는 민원을 받았다.

결국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허미숙)는 지난 7월 "시청자에게 불쾌감과 혐오감을 유발할 정도로 제작진의 성인지 감수성 부족을 드러냈으며, 방송사 자체심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비속어나 욕설 등이 반복돼 법정제재가 불가피하다"며 '편의점 샛별이'를 '법정제재(주의)' 의견으로 전체회의에 상정했다. '주의'는 방송사 재허가 심사에 영향을 미치는 중징계다.

[Y초점] 선정성·부족한 개연성...'편의점 샛별이' 왜 외면당했나?

이외에 회가 갈수록 부족한 개연성도 발목을 잡았다. 뚝뚝 끊기는 흐름은 물론, 초반과 달라진 캐릭터 설정이 몰입감을 낮췄다. 극의 주역인 공분희(박선영)가 유연주(한선화)의 가방 선물과 위로에 넘어가 조력자를 자처하는 모습은 특히 설득력이 떨어졌다. 지창욱, 김유정, 박선영 등 배우들의 호연도 그 틈을 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낮은 성인지 감수성과 아쉬운 만듦새는 결과적으로 시청자의 외면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11일 8회에서 8.7%(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후 하향세에 접어들었고, 지난 7일 방송에서 6.9%로 내려앉았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더 킹'의 사례에서도 보았듯, 스타 배우 및 제작진을 앞세워도 성인지 감수성 등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드라마는 대중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라고 진단했다.

7일 제작진은 최대현을 위해 편의점과 그의 곁을 떠나는 정샛별의 모습을 그리며 향후 전개를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편의점 샛별이'가 논란과 아쉬움을 딛고, 결말은 물론 작품 측면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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