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피플] '반도' 연상호 감독, '평범한' 강동원 활용법

[Y피플] '반도' 연상호 감독, '평범한' 강동원 활용법

2020.07.15. 오후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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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피플] '반도' 연상호 감독, '평범한' 강동원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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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을 여는 텐트폴 영화 '반도'(감독 연상호)가 오늘(15일) 베일을 벗은 가운데, 연상호 감독이 배우 강동원을 다소 평범하게(?) 활용해 눈길을 끈다.

'반도'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부산행'은 2016년 개봉해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사로잡고, 전 세계에 K-좀비의 서막을 알렸다. 당시 '부산행'은 해외 160여 개국 판매, 월드 와이드 흥행 수익 1억 4000만 불을 달성했다. 이에 화답하듯 '반도'는 185개국 선판매 및 아시아 국가 동시기 개봉을 확정했다. 2020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한국영화 최초로 하나의 세계관으로 연속 초청받았다.

극 중 강동원은 4년 전 나라를 휩쓸었던 재난에서 가까스로 탈출했던 전직 군인 정석 역을 맡았다. 희망을 모두 잃고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중 고립된 반도에 다시 들어가야 하는 제안을 받고 그곳으로 돌아간다.

앞서 언론시사회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강동원은 정석에 대해 "잘 훈련된 군인이기는 하지만 히어로 같은 인물은 아니다. 오히려 민정(이정현) 가족이 히어로라고 생각한다. 정석이 그들을 만나면서 다시 희망을 찾아가는 인물로 해석했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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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이후 4년, 더욱 무시무시해진 좀비는 물론 더 커진 규모와 예산으로 돌아왔지만 '반도'를 이끄는 정석에게 블록버스터 주인공이 지니고 있는 히어로적인 면모는 없다. 연상호 감독은 "어머 어마한 세계를 창조한다고 하지만, 애초에 그렇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시시한 인간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정석은 이런 영화의 주인공과 맞지 않게 보통의 욕망을 가진, 보통 사람"이라고 짚은 바 있다.

이는 '늑대의 유혹'(2004) '형사 Duelist'(2005)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 'M'(2007) '군도: 민란의 시대'(이하 군도, 2014) '검은 사제들'(2015) '가려진 시간'(2016) 등 강동원 대부분의 전작이 그의 자그마한 얼굴과 길쭉길쭉한 팔다리로 판타지를 자극했던 부분과 차별화를 이룬다.

'늑대의 유혹'은 무려 16년 전 작품이지만, 여전히 강동원 우산 장면으로 회자하고 있다. '강동원 효과'로 유명한 작품도 있다. 바로 '군도'와 '검은 사제들'로 '군도'에서는 강동원한테만 꽃잎을 뿌렸고 '검은 사제들'에서는 강동원에게 후광이 비쳤다는 '설'이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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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반도'에서는 '강동원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다. 강동원 또한 이를 잘 알고 있었고, 오히려 그런 지점이 '반도'를 선택하게 된 이유라고도 밝혔다. '반도' 인터뷰에서 강동원은 "정석은 극을 끌고 가지만, 남을 받쳐주는 캐릭터에 가깝다고 생각했다"라면서 "임팩트 있는 장면이 없는데,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했고 내 롤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연상호 감독님이랑 '어떻게 하면 정현 선배님이 더 멋지게 나올까?' 이런 얘기를 했던 기억도 있다"라고 말했다.

강동원이 대부분의 액션의 선봉에 서긴 하지만, 반도에서 탈출할 때는 이정현, 이레, 이예원 등 여성 캐릭터와 아이들이 더욱더 주도적이다. 강동원은 "약자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도움을 받고 서로 동등하게 싸워서 좋았다. 그게 이 시나리오의 다른 점이라고 생각했다"라면서 "아이들이 악당으로부터 어른을 직접 구해내는 작품은 거의 없다. 아이들과 여성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게 중요했다"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강동원에게 '반도'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그는 "예전엔 책임지는 게 싫어 어른이 된다는 걸 피해왔는데, 이젠 거부할 수 없는 성인 남자가 됐다"라면서 "성인 남자의 연기를 하는 시기인데, '반도'의 정석이 그 시작점이 된 거 같다"라고 의미를 정의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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