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판타지에서 어른으로...강동원 "연기 인생 바뀔 것"

[Y터뷰] 판타지에서 어른으로...강동원 "연기 인생 바뀔 것"

2020.07.15.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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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판타지에서 어른으로...강동원 "연기 인생 바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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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내가 정말 어른이구나'를 느끼고 있어요. 성인 남자가 됐더라고요.(웃음) 예전에는 그게 싫었어요. 책임질 게 많아서 회피했는데 거부하기에는 너무 무책임한 거더라고요. 피곤해도 해야 하죠. 얼굴도 그렇고요. 성인 남자의 연기를 하는 시기인데, '반도'의 정석이 그 시작점이 된 거 같아요." (강동원)

자그마한 얼굴과 길쭉길쭉한 팔다리로 판타지를 자극하던 배우 강동원이 달라졌다. '늑대의 유혹'(2004) '형사 Duelist'(2005)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 'M'(2007) '군도: 민란의 시대'(2014) '검은 사제들'(2015) '가려진 시간'(2016) 등 여심을 자극하며 소년과 남자의 경계에 선 인물을 주로 연기했던 강동원은 "성인 남자의 연기를 시작할 때"라며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 연기 인생에서 많은 일이 있고 바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강동원이 오늘(15일) 개봉한 영화 '반도'(감독 연상호)로 '인랑'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반도'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부산행'은 한국에서 천만 관객을 넘어섰고, K-좀비의 시작을 알린 작품이다.

성공한 전작의 후속편 격 작품에 출연하는 것이 부담도 됐지만, "강동원은 시나리오를 보고 ('부산행'과)지향하는 바가 다른 영화라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라면서 "배우로서는 ''부산행'보다 나은 영화, 최소 일보 전진한 영화를 만들어야 할 텐데'라는 생각은 들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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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은 4년 전 나라를 휩쓸었던 재난에서 가까스로 탈출했던 전직 군인 정석 역을 맡았다. 희망을 모두 잃고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중 고립된 반도에 다시 들어가야 하는 제안을 받고 그곳으로 돌아간다. 극 속에서 강동원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다. 이정현, 이레 등 반도에 살아남은 자들의 활약이 더욱 돋보인다.

"정석은 극을 끌고 가지만, 남을 받쳐주는 캐릭터에 가깝다고 생각했어요. 전문용어로 '야마'가 없죠.(웃음) 임팩트 있는 장면이 없는데,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했고 제 롤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죠. 연상호 감독님이랑 '어떻게 하면 정현 선배님이 더 멋지게 나올까?' 이런 얘기를 했던 기억도 있어요."

사실 강동원이 돋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반도'가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다. 강동원은 "약자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도움을 받고 서로 동등하게 싸워서 좋았다. 그게 이 시나리오의 다른 점이라고 생각했다"라면서 "아이들이 악당으로부터 어른을 직접 구해내는 작품은 거의 없다. 주도적으로 싸워서 좋았다. '부산행'보다 공간이 훨씬 확장돼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지점과 아이들과 여성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게 중요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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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아포칼립스(인류 문명이 거의 멸망한 뒤의 세계관)의 상황은 일반 시민을 보호해야 하는 631부대를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 간다. 631부대는 살아남은 이들(극 중 들개)과 좀비의 숨바꼭질을 통해 잔혹함을 드러낸다. 인간성을 잃지 않는 조건에 대해 "기본적으로 마음씨가 착해야 할 거 같다"라던 강동원은 "제가 들개였다면 631부대에 대항하는 조직을 만들 것 같다. 저는 인간성을 잃지 않을 것 같다"라고 자신 있어 했다. 그는 "냉정하게 보일 때도 있지만, 마음은 따뜻하다. 머리는 차갑지만, 가슴은 뜨겁다"라고 미소 지었다.

좀비와의 액션 장면에 대해서는 "합 맞추는 게 힘들었다. 주먹으로 치는 게 아니라 머리로 들이밀더라. 침도 많이 튀었다. 위생적인 현장은 아니었다"라고 웃었다.

영화에서는 생략됐지만, 반도에서 탈출한 정석은 홍콩에서 4년의 세월을 보낸다. 그 과정에 대해 강동원은 "타지에서 사는 게 얼마나 힘든지 LA에서 절실히 느꼈다.(웃음) 물론 친구도 만들었지만, 상상은 할 수 있었다"라면서 "핍박을 받기도 했지만, 사람들이 도움도 줬을 거로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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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는 칸영화제 오피셜 셀렉션(Official Selection)에 선정되는가 하면, 해외 185개국 선판매까지 달성했다.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반도'는 '부산행'의 훌륭한 시퀄"이라고 호평했다.

"칸에 못 간 건 아쉬워요. 우리가 칸 레드카펫에 서면 제작자나 감독님, 배우 등 영화에 참여했던 모든 분이 좋았을 텐데. 아쉽긴 하더라고요."

강동원은 "요즘은 내 업무에 올인하자"라는 마음이라며 앞으로 연기 인생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차기작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며 "성인 남자의 연기를 기대해 달라"라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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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는 이제 관객들의 평가만을 남겨두고 있다.

"우리 영화를 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더라고요. 본의 아니게 (코로나19 이후)월드 와이드 개봉작이 됐잖아요. '반도' 개봉에 맞춰서 극장을 열기도 한다고 해서 신기하죠. 사실 극장가가 침체돼있어서 걱정돼요. 관객들이 많이 보러 와주셨으면 하는데, 무사히 봤으면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드네요. 다행히 극장에서 2차 감염은 없다고 하더라고요.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까요. 마스크 쓰고 오셔서 안전하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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