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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수 고교 학생주임이 소지품 검사 때 화장품 눈감아준 이유
Posted : 2020-05-30 10:39
 하리수 고교 학생주임이 소지품 검사 때 화장품 눈감아준 이유
하리수가 사춘기 시절, 자신의 '다름'을 인정하고 지켜 준 은사와 재회 했다.

29일 방송된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데뷔 20년 차 하리수가 출연했다.

국내 1호 트렌스젠더 연예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2000년대 초반 전국에 ‘하리수 신드롬’을 일으켜 화려한 전성기를 누렸던 그녀. 당찬 모습 이면에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인정해 주지 않는 아버지로 인해 힘든 유년 시절을 보내야만 했던 아픔이 있었다.

하리수는 “어릴 때 남자는 당연히 남자로 태어났다고 생각하고 여자는 여자로 태어났다고 생각하지 않냐. 난 스스로가 남자니, 여자니 이런 혼란을 갖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이렇게 살아가는 게 너무나 당연한 거다. 사람들이 ‘쟤는 너무 여자 같다, 예쁘다’라고 하는 게 자연스러웠다”라고 털어놓았다.

 하리수 고교 학생주임이 소지품 검사 때 화장품 눈감아준 이유

하지만 공무원 출신의 엄격했던 아버지는 하리수가 강한 아들로 자라기를 원했고 매사 남자답지 않았던 어린 하리수에게 강한 훈육을 일삼았다고 전했다. 다른 형제들과 차별 대우를 받는 것은 물론, 옆집 아이와 싸운 후 울었다는 이유로 아버지 발에 차인 적도 있다며 깊은 상처로 남은 그 시절을 회상하며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아버지가 바라던 모습이 아닌 여성성이 강한 하리수의 모습에 당시 아버지는 끝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셨다고 전해 김용만, 윤정수 2MC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하리수는 "아빠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아빠는 살가운 분이 아니었다. 밖에 나가면 세상에 둘도 없이 좋은 분이다. 집에서는 굉장히 엄했다. 워낙 어릴 때부터 여성스럽다보니 기대에 못 미치는 자식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는데 옆집 아이와 싸우고 아빠에게 뛰어갔더니 날 발로 찼다. 아직도 이마에 흉터가 있다. 옆집 애와 싸우고 울었다고 그런 것 같다"라며 힘든 기억을 회상했다.

이어 "고등학교 때부터 대화가 단절됐다. 성전환 수술도 아빠에게 알리지 않았다. 5년 후 아셨다. 그 이후에도 아빠와 대화가 없었다“라며 ”어느 순간 너무 무서웠던 사람이 키도 작고 어깨도 작고 너무 작아보이더라. 어느 순간 용서하게 되더라. 더 미워할 수도 없는 사람이 됐다. 아빠에게 천덕꾸러기였을 지라도 지금은 내가 모시고 살고 케어한다. 20년째 모시고 산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하리수 고교 학생주임이 소지품 검사 때 화장품 눈감아준 이유

혼란스럽던 학창 시절, 그녀의 ‘다름’을 인정해 주고 자존감을 키워 준 이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주임, 전창익 선생님이었다.

하리수는 "그 시절에 자존감이 형성되도록 지금의 하리수가 세상 앞에 설 수 있도록 해준 선생님을 찾고 싶다. 학생 주임 선생님이고 일본어를 담당했던 선생님이다“라며 ”특별한 일이 있었다. 반에서 아이들의 소지품을 검사하지 않냐.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가방 안에 화장품이 있고 손톱도 길고 머리가 다른 아이들보다 길었는데 그냥 지나가셨다. 날 놀리거나 한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서 날 이렇게 보호해 주시고 나로 인정해주신 게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그 당시에 다른 친구들과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는지 알고 싶다"라며 고마워했다.

마침내 하리수는 26년 만에 전창익 선생님과 재회했다. 선생님은 "많이 보고 싶었다. 불러줄 줄 몰랐다. 날 찾을지 몰랐다"라고 말했다. 하리수는 "학교 축제에 가서도 선생님의 안부 물어봤는데 전근 가셨다고 해 서운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선생님은 “사실 축제 당시에 있었다. 경엽이(하리수)가 너무 바빠 보여서 그냥 조용히 응원했다”라고 말해 하리수를 놀라게 했다. 또 선생님은 "처음에는(데뷔 때는) 하리수가 경엽이인지 몰라봤다. 지인을 통해 알게 됐다. 이후에는 떳떳하게 ‘내 제자’라고 이야기했다. ‘학생 때는 더 예뻤어’라고 말하곤 했다. 그리고 모범생이었다"라며 칭찬했다.

이후 식사를 하며 회포를 푸는 자리에서 선생님은 “당시 남학생이 여성스럽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고 그저 ‘경엽이답다’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바로 ‘하리수다운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하리수가 궁금해했던 소지품 검사 일화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약간 당황했다. 이를 어쩌지 했는데 쓱 보니 아무도 없더라. 남이 볼까 봐 덜덜덜 하면서 얼른 숨겼다. 선생님들이 불만을 토로한 적 있다. 싫은 소리를 왜 안 하고 직무 유기를 하냐고 하더라. 그냥 자기 존재다. 자기 존재를 나타내는 건데 지적을 받을 일인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도 학교 다닐 때 딴짓 거리도 많이 했다. 그래도 이렇게 살아가지 않나"라며 참스승의 면모를 보여줬다.

선생님과 만남에 앞서 하리수는 "설령 (배려가 아닌) 화장품을 못 보신 거라 해도 감사한 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화장품을 보고도 못 본 척 한 거였다. 작은 배려였지만 그것이 학창시절 하리수의 삶을 바꾼 큰 계기가 됐고, 학생의 존재 자체를 인정해 준 스승의 깊은 마음이 보는 이들의 가슴에도 울림을 줬다. 이후 선생님은 하리수에게 직접 고른 립스틱을 선물하며 훈훈함을 더했다.

YTN star 최보란 기자(ran613@ytnplus.co.kr)
[사진캡쳐 = 'TV는 사랑을 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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