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①] 김영민 "'불시착'은 행운, '부부의 세계'는 운명"

[Y터뷰①] 김영민 "'불시착'은 행운, '부부의 세계'는 운명"

2020.05.25.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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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①] 김영민 "'불시착'은 행운, '부부의 세계'는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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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불시착'이 제게 행운이라면 '부부의 세계'는 운명과 같은 작품입니다. 그저 숟가락만 올렸을 뿐인데 운이 좋았죠. 솔직히 살짝 겁도 나요. 스스로 더욱 채찍질하게 되더라고요."

배우 김영민이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드라마 '부부의 세계' 종영 인터뷰에서 작품을 마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지난 16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 연출 모완일)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드라마는 비지상파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인 28.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새로운 획을 그었다.

[Y터뷰①] 김영민 "'불시착'은 행운, '부부의 세계'는 운명"

김영민은 이 작품에서 이태오(박해준)의 친구이자 고예림(박선영)의 남편인 바람둥이 회계사 손제혁을 맡아 열연했다. 극 초반 아내 앞에서도 바람기를 숨기지 않는 뻔뻔함과 이태오에 대한 열등감으로 갈등을 일으키는가 하면, 태오의 아내 선우(김희애)를 마음에 품고 결국 하룻밤을 보내며 극적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김영민은 "(박)해준과 제가 이 작품으로 욕을 많이 먹었다. 그래도 괜찮다. 역할을 잘 해낸 덕분이 아닐까 싶다. 마스크를 써도 많은 분이 알아봐 주셔서 인기를 실감한다"라고 미소지었다.

배우는 손제혁을 두고 "현실 어딘가에 분명 있을 법한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김영민은 "대본 속 손제혁을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주변에 이런 사람 한 명 있지 않나?' 였다"라고 말했다.

"손제혁은 본능에 충실하고 욕구의 충족 대상으로 여성을 바라보는 인물이에요. 수시로 바람 피우고 자극적인 이야기도 가감 없이 하죠. 덜 떨어지고 지질하며 자기 욕구 채우기에 급급한 이들을 떠올리며 연기했습니다."

[Y터뷰①] 김영민 "'불시착'은 행운, '부부의 세계'는 운명"

배역과 실제 배우 성격의 싱크로율을 묻자 김영민은 "'0%다'라고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라고 웃으면서도 이내 "저 역시 가끔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섬세하지 못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 같다"라고 말을 이었다.

"손제혁은 아내인 고예림에게 섬세하지 못했어요. 제혁이 툭 던진 말이 예림에게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됐는데도요. 저도 (아내를)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할 때가 있거든요. 우리 사회가 아직은 여성을 향한 배려가 부족하다 보니 드라마에서 그 아픔이 표현돼 좋았습니다."

고예림은 손제혁과 재결합을 결심했지만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며 홀로서기에 나섰다. 손제혁은 또 다른 여성을 만나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김영민은 “우리 부부의 이야기를 잘 정리할 수 있는 결말이라 만족스러웠다"라고 평했다.

"고예림 입장에선 사랑하지만 용서가 안 되고, 제혁 역시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해 상대에게 다가갈 수 없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묘사됐다고 생각해요. 홀로서기 하는 예림을 통해 여성의 독립성을 드러나 좋았고요. 특히 13회를 촬영할 때부터 박선영과 '우리 부부의 모습이 너무 슬프다'며 교감을 많이 했죠."

[Y터뷰①] 김영민 "'불시착'은 행운, '부부의 세계'는 운명"

김영민은 '부부의 세계'에 참여하며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고 자부했다. "원작 '닥터 포스터'가 주인공인 포스터의 이야기에 집중했다면, '부부의 세계'는 한층 확장됐다. 부부의 관계를 더 깊숙이 보여줬고 아이, 다른 부부, 여성의 유리천장 등 사회 문제를 더 폭넓게 다룬 것 같다"라는 게 이유였다.

"대본을 보고 드라마 속 사건이 '실제로 벌어질 법하다'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작가님이 글을 통해 우리가 숨겨왔던 부분을 꺼내놓았죠. 덕분에 관계와 사람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었고요. 출연하는 배우에게도 많은 걸 느끼게 해준 작품입니다."

[Y터뷰①] 김영민 "'불시착'은 행운, '부부의 세계'는 운명"

전작 '사랑의 불시착'에 이어 '부부의 세계'까지 연이어 출연 작품이 호성적을 거두며 김영민은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는 물론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프랑스 여자'까지 다채로운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그다.

"가끔 '내가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운이 좋은 배우가 아닐까' 생각도 해요.(웃음) 너무나 감사한 데 살짝 겁도 나죠. 매번 열심히 하려 하는데 이렇게 될 거라 예상하진 못했거든요. 작품 간 흥행 격차가 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습니다. 길고 넓게 보면서 내 앞의 놓여있는 작업에 충실히 임한다면 좋은 결과가 찾아오지 않을까요?"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매니지먼트플레이,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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