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OTT 가입자 증폭·재난영화 관심↑...코로나19가 바꾼 영화계 지형도

[Y초점] OTT 가입자 증폭·재난영화 관심↑...코로나19가 바꾼 영화계 지형도

2020.03.30. 오후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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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OTT 가입자 증폭·재난영화 관심↑...코로나19가 바꾼 영화계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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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영화계 지형도가 변하고 있다.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은 급감했다. 지난 24일 극장을 찾은 총 관객 수가 2만 명대로 떨어지며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2004년 1월)가 시작된 이후 역대 하루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CGV는 최근 전국 직영점의 30%에 해당하는 35개 극장 영업을 임시 중단하고 문을 여는 극장에서도 상영 회차를 줄이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받았다.

관객이 감소함에 따라 신작들은 개봉을 지연했다. 이번 주 개봉하는 한국영화는 단 한 편도 없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영화는 물론 '007 노 타임 투 다이' '뮬란' '블랙위도우' '원더우먼 1984' 등 할리우드 영화들 역시 개봉을 미뤘다.

이 와중에 2월 26일 개봉하려고 했던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이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오는 4월 10일 글로벌 OTT(Over The Top) 플랫폼인 넷플릭스에서 단독 개봉을 결정했다. '사냥의 시간' 배급사인 리틀빅픽처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험이 계속되고 세계적인 확산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이면서 더 많은 관객분에게 저희 작품을 소개할 방법이라고 기대 하에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리틀빅픽쳐스 권지원 대표는 '사냥의 시간' 넷플릭스 공개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있다는 것도 알지만 살아날 방안을 모색한 것"이라며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국에 공개돼 관객들에게 보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봤다"라고 말했다.

가입자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지만 '킹덤'을 비롯해 다양한 오리지널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미 넷플릭스 유료가입자가 올해 들어 200만 명을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시국에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 넷플릭스는 최근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와 계약을 맺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원령공주' '이웃집 토토로' 등의 작품을 공급하며 더 큰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14일~16일 북미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 증가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3일간 디즈니+(디즈니 플러스)는 신규 구독자 수가 300%로, HBO와 넷플릭스는 각각 90%, 47% 늘었다.

바이러스의 위험으로 인해 관객이 급감하고 있는 극장과 달리 집에서 쉽고 편안하게 영상을 관람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에서도 넷플릭스를 비롯해 왓챠, 웨이브, 티빙 등 스트리밍 업체들이 더욱 부흥할 것으로 예상된다.

[Y초점] OTT 가입자 증폭·재난영화 관심↑...코로나19가 바꾼 영화계 지형도

특정 영화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졌다. 지금의 사태를 정확히 예견한 듯한 '컨테이젼' '감기' 등 바이러스로 인한 재난과 그로 인한 공포를 다룬 영화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13년 8월 개봉한 '감기'는 4월 30일 대만에서 개봉을 확정했다. 30일 CJ엔터테인먼트 측은 YTN Star에 "최근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하여 동남아시아에서 TV, VOD 용으로 '감기' '연가시' 등 판데믹/재난영화의 수요가 매우 높아진 상황"이라며 "그 중 대만에서는 기타 신작 개봉도 미뤄진 상황에서 '감기'의 소규모 개봉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감기'는 호흡기로 감염, 감염속도 초당 3.4명, 치사율 100%의 유례 없는 최악의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에 발병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배우 장혁 수애 유해진 이희준 등이 출연했고 국내에서 약 311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2011년 개봉해 한국에서 약 22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던 '컨테이젼'은 현재 그 어떤 영화보다도 가장 뜨겁다. 30일 오후 기준 네이버 영화 스토어 톱(TOP)10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컨테이젼'은 홍콩 출장에서 돌아온 주인공으로부터 확산한 바이러스가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로 퍼져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을 담은 영화다. 가짜뉴스가 성행하는 등 바이러스 이후의 상황까지 현재와 정확하게 일치한 영화를 두고 누리꾼들은 "현 사태를 정확히 예측" "바이러스 전염 시 일어날 수 있는 참상을 현실적으로 드러낸 작품"이라고 호평을 보내고 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국이 영화계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라면서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인해 해외 로케이션이나 협업이 필요한 작품들이 촬영을 미루면서 향후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서 대중들은 물론 한국 영화계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은 커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영화계에도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진단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각 영화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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