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영화제서 공개된 '도망친 여자'...홍상수X김민희 오랜만의 공식석상 (종합)

베를린영화제서 공개된 '도망친 여자'...홍상수X김민희 오랜만의 공식석상 (종합)

2020.02.26. 오전 09:5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베를린영화제서 공개된 '도망친 여자'...홍상수X김민희 오랜만의 공식석상 (종합)
AD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섰다. 날 선 시선에도 여전히 서로를 향한 믿음은 굳건해 보였다.

홍상수 감독의 신작 '도망친 여자'(The Woman Who Ran)가 24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베일을 벗었다. 홍 감독과 김민희, 서영화는 공식 포토콜과 기자회견, 레드카펫까지 함께하며 현지 취재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은 '도망친 여자는 누구며 또 누구로부터 도망치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결정한 적이 없다"라고 답했다. 그는 "결정할 수 있었지만 그전에 멈췄다. 이 영화를 보고 관객이 느끼기를 바란다"라면서 "그럼에도 이야기하자면 이 영화의 모든 여자가 무엇인가로부터 도망친다. 수감되지 않으려고, 또는 불만족으로부터도 도망친다"라고 부연했다.

홍 감독은 "영화를 시작할 때 모든 구조를 결정하고 시작하지 않는다. 예기되지 않은 반응을 담는다"라며 자신만의 독특한 작업 방식을 설명했다. 특히 "한국사회의 일반적 주제를 영화에 담지 않는다. 개인적인 것을 담는다"라면서 "목적을 두고 무언가를 향해 다가가기보다는 긴장을 풀고 열린 가운데서 내게 오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한국사회의 일반적인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면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기자회견 도중 홍 감독의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리기도 했다. 홍 감독은 '죄송합니다'라고 답하고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진행자는 "이런 상황이 홍상수의 영화 같다"라고 말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베를린영화제서 공개된 '도망친 여자'...홍상수X김민희 오랜만의 공식석상 (종합)

홍 감독의 오랜 뮤즈로 연기를 행고 있는 김민희는 "저는 감독님이 써준 대본대로 잘 외워서 잘 전달하면 의미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다"라면서 "최대한 감독님이 쓰신 의도를 파악해서 연기하려고 노력한다. 만약 연기가 의도에서 벗어났을 때 감독님이 잡아준다"라고 신뢰를 보였다. 특히 김민희가 한 기자의 질문을 다시 물어보자 옆에 있던 홍 감독이 질문을 다시 설명하는 등 다정다감 모습을 뽐냈다.

기자회견에 이어 레드카펫까지 김민희가 선보인 패션 역시 주목을 끌었다. 기자회견에서는 아무렇게나 질끈 머리 스타일에 넉넉한 크기의 블라우스로 자연스러운 매력을 선보였다면 레드카펫에서는 깔끔함이 돋보이는 원피스에 일자뱅 앞머리로 귀여운 느낌을 더했다.

'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감희(김민희)를 따라가는 이야기다. 김민, 서영화, 송선미, 김새벽, 권해효, 신석호 등이 출연했다.

'도망친 여자'는 홍 감독과 김민희가 7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작품이다. 앞서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로 처음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이후 '밤의 해변에서 혼자' '클레어의 카메라' '그 후' '풀잎들' '강변호텔'에 이어 '도망친 여자'까지 함께했다.

특히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김민희는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배우로 인정받은 바 있기 때문에 이번 초청이 수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홍 감독과 김민희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통해 연인으로 발전했다. 2017년 3월 14일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사랑하는 사이"라고 관계를 직접 인정했으나 이후 공식석상에 나서지 않고 두문불출하고 있다.

'도망친 여자'는 올봄 국내 개봉 예정이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AP, 베를린국제영화제]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