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힘 빼고, 자연스럽게"...전도연이 '지푸라기라도'로 보여줄 새 얼굴

[Y터뷰] "힘 빼고, 자연스럽게"...전도연이 '지푸라기라도'로 보여줄 새 얼굴

2020.02.18.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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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힘 빼고, 자연스럽게"...전도연이 '지푸라기라도'로 보여줄 새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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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와 전도연이라고 하면 무겁게 생각하지 않을까? 우려가 있어요. 로테르담국제영화에서 심사위원상을 받고 감독님이 '이 상이 흥행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문자 보냈는데 할 말이 없더라고요.(웃음) '흥행은 모르겠지만 작품적으로 힘은 되겠다'라고 답했어요. 관객들이 너무 부담스러워하지 않았으면 해요."

작품 속에서 배우 전도연이 무거웠던 건 사실이다. 최근작인 '생일'(2019)도 그렇고 '남과 여'(2015) '무뢰한'(2014) '하녀'(2010) '너는 내 운명'(2005) 그리고 그에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긴 '밀양'(2007) 등을 떠올리면 더욱 선명하다.

그렇지만 오는 19일 개봉하는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에서는 조금 다른 면모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감정적으로 짓누르기보다 센 캐릭터로 강렬한 변신에 나섰다. 영화 속에서 전도연의 등장은 무려 50분이나 기다려야 한다. 전도연은 "이 작품을 선택한 건 제가 처음부터 안 나와서"라고 미소 지었다.

"새롭게 느껴졌어요. 모두가 이야기의 주인공이거든요. 주인공이 등장했는데 갑자기 새로운 주인공이 나타나죠. 작년에 '백두산'에 특별출연했는데 신선하게 봐줬어요. 주변 사람한테도 얘기 안 했더니 '전도연 닮은 사람인 줄 알았다'라고 하더라고요. 관객들도 그런 부분을 새로워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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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병을 내리치는 연희는 등장부터 화끈하다. 사람의 관심을 끄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그러나 그는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인물이다. 오로지 자신을 위해,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헛된 희망을 이용한다. 전도연은 짧은 헤어스타일과 진한 메이크업, 섹시함을 배가시키는 의상 등으로 연희를 완성했다.

"연희는 되게 독특한 캐릭터라서 연기할 때 재밌었어요. 사실 등장도 설정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센 인물이죠. 그래서 저 자체는 자연스럽게 연기하자는 마음이 컸어요. 뭔가 힘을 주거나 열연할 생각도 하지 않았죠. 힘을 뺐습니다. 이미 캐릭터가 만들어져있기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전도연은 이번 작품에 가장 먼저 승선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반했지만 "인물들이 너무 많아서 캐스팅이 잘 될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다. 그는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한 어떻게 보면 뻔할 수 있지만 뻔하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서 매력적이었다"라며 "어떤 배우가 시나리오를 읽더라도 '내가 주인공이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캐스팅까지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려도 나처럼 매력을 느끼는 배우가 있으리라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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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의 설득으로 윤여정이 영화에 탑승하기도 했다. 윤여정은 과거의 기억에 갇혀 버린 노모 순자 역을 통해 짧지만 핵심적인 역할을 해낸다. 전도연은 "시나리오를 읽을 때 윤여정 선생님밖에 떠오르지 않았다"라고 그에게 직접 전화를 건 이유를 설명했다.

"순자가 극 중 인물 중에서 유일하게 숨바꼭질을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선생님께 말씀드렸는데 저한테 '그렇게 좋으면 네가 하지 그래'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정우성과의 첫 호흡에 대해서는 "당황스러웠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고 정우성이 구현한 태영이 궁금했는데, 첫 촬영 때 완전히 내려놓은 모습을 보고 놀랐다. 이미 서로에게 익숙한 연인 연기였는데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연희가 밥을 차려주는데 눈을 잘 못 마주치겠더라"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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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배우에게 갖는 선입견 같은 게 있는데 정우성 씨는 되게 다양한 모습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더 궁금해졌어요. 같이 촬영할 때 시간이 짧다고 느껴졌거든요. 다음 작품도 같이 하고 싶다고 했죠. 코미디로 만나도 재밌지 않을까 해요. 우성 씨가 다음 작품을 연출하는데 '왜 나는 캐스팅 안 해줬냐'라고 했어요.(웃음) 할 역할이 없다고 다음에 제대로 하자고 하는 데 지켜볼 거예요."

전도연의 향후 행보는 송강호 이병헌이 출연을 확정한 '비상선언'(감독 한재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드라마 출연 생각은 없을까? 2016년 방송한 '굿와이프'가 그의 마지막 드라마다. 전도연은 "드라마 하고 싶다"라면서 "무거운 거 말고. 가볍고 재밌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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