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이슈] "각자가 중요하다고 느껴지게"...섬세한 리더 봉준호

[Y이슈] "각자가 중요하다고 느껴지게"...섬세한 리더 봉준호

2020.02.13. 오후 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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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이슈] "각자가 중요하다고 느껴지게"...섬세한 리더 봉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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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일터에서 가장 놀랐던 점은 각자가 스스로 중요하다고 느껴진다는 거다. 모두가 최선을 다하도록 만든다. 봉준호 감독은 다정함의 지혜가 있고 항상 모든 이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마더' '설국열차' 등 봉준호 감독 영화의 메이킹 다큐멘터리를 찍은 제쥐 카스트로 오르테가 다큐멘터리 감독 겸 작가는 OCN 다큐멘터리 '봉준호 장르가 되다'와의 인터뷰에서 리더 봉준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영화에 출연하는 주연배우는 물론 스태프들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봉 감독의 온화한 리더십은 현장의 시너지를 최대한으로 끌어 올리고 엄청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비롯해 국제극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 감독상, 작품상까지 무려 4관왕에 오르며 한국영화는 물론 오스카의 새로운 역사를 써낸 '기생충'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의 '리더십'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Y이슈] "각자가 중요하다고 느껴지게"...섬세한 리더 봉준호

봉 감독이 대학 시절 찍은 단편 영화 '백색인'에 출연했던 안내상은 "사람을 가볍게 보지 않고, 사람을 모으는 힘이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은 놓치지 않는다"라고 그에 대해 평가했다.

틸다 스윈튼은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진행된 '기생충' 공식 상영장에 깜짝 등장했다. 영화에 출연하지 않았지만, 봉 감독을 응원하기 위해서 찾은 것.

'설국열차' 홍보차 내한했던 틸다 스윈튼은 "영화에 출연하게 된 건 봉준호이기 때문"이라며 "그의 작품만이 아니라 봉준호라는 사람이 좋았다. 우리는 만나자마자 친구가 됐고 '설국열차'는 같이 놀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마치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들처럼 작업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봉 감독은 그의 페르소나인 송강호를 만나게 하기도 했다. 송강호가 무명 시절 오디션을 봤다가 떨어졌는데 당시 조감독이었던 봉 감독이 함께하지 못 하는 이유와 함께 '언젠가 꼭 함께하고 싶다'는 녹음 메시지를 보낸 것. 송강호는 이에 감동했고 이후 두 사람은 '살인의 추억'으로 만났다. 이미 톱스타가 된 송강호였지만 그때를 기억하고 그의 작품에 출연했다. 이후 두 사람은 '괴물' '설국열차' 그리고 '기생충'까지 함께하며 환상의 호흡을 과시했다.

'봉테일'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촬영 현장을 세심하고 정교하게 세팅하는 그의 촬영 방식 역시 주목 받는다. '설국열차'에서 호흡을 맞춘 크리스 에반스는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봉준호 감독은 스토리보드를 이미 짜놨다. 이미 그의 머릿속에서 모든 편집이 끝났다"라면서 "이건 마치 집을 지을 때 못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못이 53개 필요하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미 완벽한 계획을 갖고 있다"라고 놀라워했다.

[Y이슈] "각자가 중요하다고 느껴지게"...섬세한 리더 봉준호

크리스 에반스는 "영화를 고를 때 감독을 제일 우선시 한다. 감독은 영화의 시작과 끝이기 때문"이라며 "좋은 시나리오는 많지만, 영화화해서 결과가 안 좋은 경우를 많이 봤다. 스토리나 인물을 살리는 것은 전적으로 감독의 몫이라고 본다. 그럼 면에서 봉준호 감독은 세계 최고"라고 엄지를 들었다.

봉 감독의 머릿속에는 촬영 내용이 지도처럼 그려져 있다. 촬영 뿐만 아니라 편집까지 고려하는 그의 작업 스타일은 많은 배우와 스태프들이 봉 감독을 따르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이는 그가 꼼꼼하게 완성해낸 스토리 보드를 통해 드러난다.

송강호는 "봉준호의 세계는 모든 것이 계산돼있고 정교하게 구축됐다"라면서 우스갯소리로 "그중 가장 정교한 지점은 ‘밥때’를 칼같이 지켜줬다는 거"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선균은 봉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 "봉준호의 아름다운 패키지 여행을 다녀온 것 같다. 너무 쉽게 안내를 해주고 가이드를 통해 행복했다"라고 했고, 조여정은 "같이 찾아 나가는 지도랄까. 이런 게 굉장히 알아듣기 쉽다"라고 설명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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