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기획③] ‘기생충’ 韓 영화 최초 아카데미 4관왕, 세계가 열광한 이유

[Y기획③] ‘기생충’ 韓 영화 최초 아카데미 4관왕, 세계가 열광한 이유

2020.02.11. 오전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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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기획③] ‘기생충’ 韓 영화 최초 아카데미 4관왕, 세계가 열광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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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마침내 해냈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한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올라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극영화상 등 4개 분야의 상을 석권했다. 이로써 ‘기생충’은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아카데미까지 점령하며 한국 영화 101년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기생충’은 개봉 이후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된 것은 물론이고 150개가 넘는 상을 휩쓸며 국제적인 돌풍을 일으켰다. 이처럼 ‘기생충’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기생충’은 국경을 초월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슈를 다루고 있지만, 세부적으로는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를 활용하고 있다.

[Y기획③] ‘기생충’ 韓 영화 최초 아카데미 4관왕, 세계가 열광한 이유

빈부격차와 부의 양극화, 계급 간의 갈등이라는 국제적인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동시에 고액과외로 대표되는 사교육, 한우가 들어간 짜파구리, 대만 카스텔라 사업을 하다 망한 자영업자, 반지하라는 독특한 주거 구조 등 한국적인 요소를 디테일하게 활용했다.

영화는 전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자본주의의 문제를 풍자하고 지적하며 공감을 산 동시에, 한국적인 장치를 활용해 해외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볼 수 있다.

앞서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에 대해 “가난한 자와 부자의 이야기다. 우리는 가난하거나 부자거나 중간 어딘가에 연결이 된다. 피할 수 없이 영화에 연결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영화의 주제 자체가 전 세계 어디서나 보편적인 정서와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것.

[Y기획③] ‘기생충’ 韓 영화 최초 아카데미 4관왕, 세계가 열광한 이유

또한 골든글로브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며 "영화라는 한 가지 언어만을 사용한다"라고 말한 봉 감독의 소감처럼, ‘기생충’이 가진 메시지가 전 세계에 유효하게 작용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YTN Star에 “’기생충’은 한국 상황을 그리지만 세계 보편적으로 적용되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을 다루며 공감대를 끌어냈다”라며 “사회적 메시지 이외에도 블랙코미디적인 상황 자체가 주는 대중 문화적 요소가 전 세계 관객이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라고 진단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역시 “주제 의식과 소재가 국제적인 문제인 ‘양극화’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공감대를 끌어냈다”라며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연출하며 주제 의식을 쉽게 전달하며 글로벌한 대중성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Y기획③] ‘기생충’ 韓 영화 최초 아카데미 4관왕, 세계가 열광한 이유

성공적인 번역에 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앞서 봉준호 감독은 한국 내 뛰어난 감독과 작품이 많지만, 번역의 문제로 세계에서 주목받지 못했다며 번역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영화 번역은 영화 자체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해외 문화적 분위기를 비롯해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유행 요소 등을 파악하고 잘 녹여내야 한다. ‘기생충’은 성공적인 번역의 좋은 사례”라고 짚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기생충’은 국제적인 정서에 맞게 적절한 번역이 이루어진 경우”라며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매끄러운 번역이 그 효과를 극대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기생충’의 영어 자막 번역을 맡은 달시 파켓은 영화 속 ‘짜파구리’를 라면과 우동을 혼합한 ‘람동’이라고 표현해 주목받았다. 한국에서 23년간 거주하며 한국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던 그는 ‘기생충’을 7번이나 관람하며 매끄러운 번역을 완성시켰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기생충’을 계기로 한국 영화를 해외에 소개하는데 체계적인 번역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YTN Star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사진 제공 =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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