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기획①] 칸→아카데미...'기생충', 최고 영예로 장식한 피날레

[Y기획①] 칸→아카데미...'기생충', 최고 영예로 장식한 피날레

2020.02.11. 오전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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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기획①] 칸→아카데미...'기생충', 최고 영예로 장식한 피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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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최초의 사건을 몇 번이나 만들어냈는지 세기가 힘들 정도다. 칸영화제에서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기생충'이 최고 영예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지난 10일(한국시간, 현지시간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국제극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을 비롯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미술상, 편집상까지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그 결과 '기생충'은 각본상을 비롯해 국제극영화상, 감독상 그리고 작품상을 받으며 4관왕을 차지하며 오스카의 주인공으로 우뚝 솟았다.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상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건 '기생충'이 최초다.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제72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후 최초의 기록들을 써 내려갔다. 특히 아카데미 시상식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양대 시상식인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받아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후 영미권 최고 권위의 영화제 중 하나인 제70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외국어영화상과 함께 각본상을 받으며 수상에 대한 청신호를 켰다.

[Y기획①] 칸→아카데미...'기생충', 최고 영예로 장식한 피날레

일명 '오스카'로도 불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상이다. 수상은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 Sciences, AMPAS)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약 9500명(2019년 기준)의 회원 중 투표권이 있는 회원은 약 8400명으로 이번 투표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진행됐다. 한국인 회원은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이창동 박찬욱 임권택 감독과 송강호 이병헌 최민식 배두나 등 약 40명이다.

작품상을 받은 뒤 '기생충'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는 "말이 안 나온다. 상상도 해 본 적 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너무 기쁘다. 지금, 이 순간에 의미 있고 상징적인 시의적절한 역사가 쓰인 기분이 든다. 이러한 결정을 해준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라고 감격했다.

[Y기획①] 칸→아카데미...'기생충', 최고 영예로 장식한 피날레

실제 '기생충'의 수상은 백인 중심의 편협한 시상식이라는 오명을 벗고 92년 아카데미의 역사를 바꿔놓았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남다르다. 외국어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과연 아카데미의 선택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던 터. 무엇보다 '기생충'의 메시지가 빈부 격차, 가진 자들의 허례허식을 비판하는 영화임에도 최고 영예를 안긴 건 아카데미의 변화를 보여준다.

뉴욕타임스(NYT)의 영화평론가 카일 뷰캐넌은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으로 아카데미가 '백인 일색의 편협한 시상식'이라는 오명을 벗어나게 된다"라고 평가했다.

이선균은 수상 후 기자간담회에서 "저희가 엄청난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는데, 오스카가 선을 넘은 것 같다"라면서 "아카데미가 한국영화의 방점이 아니라 한국영화의 시자점이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Y기획①] 칸→아카데미...'기생충', 최고 영예로 장식한 피날레

'기생충'은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설국열차' '옥자'에 이어 봉준호 감독이 내놓은 7번째 장편 영화다.

봉 감독은 기존 장르의 틀에 갇히지 않은 허를 찌르는 상상력에서 나온 새로운 이야기로 인간애와 유머, 서스펜스를 넘나드는 복합적인 재미를 선사하며 사회와 시스템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왔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5월 30일 개봉해 누적 관객 수 1008만 5394명을 기록하는 등 흥행 면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10월 11일에는 뉴욕과 LA 3개 상영관에서 선 개봉했다. 당시 '기생충'의 오프닝 스코어는 역대 북미에서 개봉한 모든 외국어 영화의 극장당 평균 매출 기록을 넘어서는 신기록이었다. 개봉 후 현재까지 상영관 수를 1000개 이상으로 확장했다.

또한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10일 기준 '기생충'은 북미 수입 3547만 달러(약 421억 원)에 달한다. 이는 북미에서 개봉한 역대 한국영화 흥행 1위이자 북미에서 개봉한 역대 모든 외국어 영화 중 흥행 순위 6위의 대기록이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AP,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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