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회 아카데미] 새 역사 쓴 봉준호 감독 "평소대로 작업, 얼떨떨하다"

[92회 아카데미] 새 역사 쓴 봉준호 감독 "평소대로 작업, 얼떨떨하다"

2020.02.10. 오후 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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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회 아카데미] 새 역사 쓴 봉준호 감독 "평소대로 작업, 얼떨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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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대로 했는데 이런 놀라운 결과가 있어서 얼떨떨하다."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으로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4관왕의 영예를 차지한 봉준호 감독이 이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10일 오전 10시(한국시간, 현지시간 9일 오후 5시)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이 진행됐다.

한국영화 최초로 국제극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을 비롯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미술상, 편집상까지 총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기생충'은 각본상을 비롯해 국제극영화상, 감독상 그리고 작품상을 받으며 4관왕에 올랐다.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상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건 '기생충'이 최초다.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 백스테이지 인터뷰에서 "제가 원래 좀 이상한 사람이다. 프로듀서 곽신애 대표랑 한진원 공동작가, 배우들이랑 평소 하던대로 했는데 이런 놀라운 결과가 있어서 얼떨떨하다. 누군가 머리를 치면 꿈에서 깰 거 같은 느낌이다"라고 감격했다.

그러면서 "전 작품인 '옥자'는 한국과 미국 프로덕션이 합쳐졌다. 그 프로덕션보다도 순전히 한국적인 것들로 가득 찬 '기생충'이 여러 나라에서 반응을 얻었다"라면서 "제 주변에 있는 것을 들여다봤을 때 오히려 전 세계를 매료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라며 전 세계가 '기생충'에 열광한 이유를 이같이 분석했다.

감독상을 받을 때 마틴 스코세이지에 대한 특별한 존경을 보였던 봉 감독은 "같이 노미네이션됐다는 것 자체가 초현실적이고 영광이었다"라고 덧붙였다.

[92회 아카데미] 새 역사 쓴 봉준호 감독 "평소대로 작업, 얼떨떨하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영화의 작품상 수상으로 새로운 역사를 쓴 봉 감독은 "제가 골든글로브에서 1인치 장벽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런데 때늦은 소감이 아니었나 싶다. 이미 장벽들은 부서지고 있는 상태였다. 유튜브나 스트리밍,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을 통해 우리 모두가 연결이 되고 있다"라면서 "이젠 외국영화가 이런 상을 받는 것이 사건으로 취급되지도 않을 것 같다. 모든 게 자연스러워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유럽, 미국이라는 경계나 구획을 나눠서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각각의 작품이 가지고 있는 매력과 호소력이 있다면 구분 자체가 의미 없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기생충'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는 "한국영화가 아카데미 후보가 된 것이 처음이고 한 개 부문 트로피만 가져가도 기념이 될 거였는데 4개 부문의 상을 받아 가는 거라 (한국에)도착했을 때 분위기가 어떨지 상상을 못하겠다"면서 "상상은 해본 적이 있다. 작품상을 받으려면 투표를 받아야 되는데, 작품상을 받는다는 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화에 어떤 변화, 영향을 미치는 자극이 될 거라고 말이다. 우리가 받으면 그러 면에서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차기작에 대해 봉 감독은 "계획이 있다. 일을 해야 된다. 20년간 계속 일해왔다. 오스카나 칸에서 받기 전에 이미 준비하던 게 두 개가 있다. 그걸 계속 준비하고 있다"라면서 "이 상으로 뭔가 바뀌는 건 없다. 한국어로 된 영화, 영어로 된 영화 두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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