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라미란 "코미디 장인? 부담스러워...만족감 없죠"

[Y터뷰] 라미란 "코미디 장인? 부담스러워...만족감 없죠"

2020.02.08.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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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라미란 "코미디 장인? 부담스러워...만족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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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장인이요? 기대하는 만큼 실망도 크잖아요. 거기서 오는 두려움이 커요. '라미란이 나오면 웃길 텐데?'라고 생각하는 게 부담스러워요. 그래서 전 웃긴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는 거죠.(웃음)"

오는 12일 개봉하는 영화 '정직한 후보'(감독 장유정)를 선보이는 배우 라미란은 걱정으로 가득 차 보였다. "영화가 재밌었다"라는 취재진의 말에 "정말이냐?"라고 여러 번 반문했다. 그는 "촬영하면서 어려웠다. 어떻게 하면 더 웃길지 장면마다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만족감이라는 게 없어요. 처음 대본 읽을 때가 제일 좋고 나중에는 '왜 저렇게 했지?' 후회만 가득해요. 코미디니까 더 힘들더라고요. 차라리 우는 게 쉽지 웃기는 건 어려워요. 시사회 후 좋은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 불안하더라고요."

[Y터뷰] 라미란 "코미디 장인? 부담스러워...만족감 없죠"

'정직한 후보'는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이 선거를 앞둔 어느 날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다. 최고의 무기였던 거짓말을 잃어버린 주상숙이 남편, 시어머니, 정치인 등 주변 사람들을 향해 진실을 폭격기처럼 쏟아내며 통쾌함을 안긴다. '인간 사이다'가 주는 솔직 화법이 막힌 속을 확 뚫리게 한다.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을 가진 이 사람이 거짓말을 못 하게 된다는 자체만으로도 작은 통쾌함이 느껴졌습니다. '너의 치부를 네 입으로 말해야 될 텐데'라는 생각에 재밌게 읽었는데 막상 이걸 제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당황스럽고 숨이 막혔죠. 하지만 어려우니까 해보고 싶었어요. 나중엔 하고 싶어도 못할 수 있으니까 시켜줄 때 하자고 마음먹었죠."

코미디 영화였지만 재미있기보다 치열한 현장이었다. 배우는 물론 스태프들까지 어떻게 하면 관객들을 웃길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했다. 재밌지 않다면 망설임 없이 지적하고 논의하고 재촬영했다. 라미란은 "장유정 감독님과 서로 가감 없이 얘기를 나눠서 시너지가 생겼다"면서 "어렵고 조심스러운 게 아니라 '이렇게 하면 안 웃긴다'라고 대놓고 말했다. 매 장면을 메인처럼 찍었다"라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Y터뷰] 라미란 "코미디 장인? 부담스러워...만족감 없죠"

극 중 열정으로 똘똘 뭉친 열정 부자 보좌관 박희철 역의 김무열과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그는 "'악인전' 같은 영화만 봐서 재밌는 사람이라는 걸 잘 몰랐다"라면서 "(김무열한테)'맨날 싸우는 것만 하지 말고 로맨틱 코미디 같은 걸 하면 여성 팬들이 많아질 것 같다'라고 얘기했다"면서 웃었다.

라미란은 기억에 남는 통쾌한 장면으로 주상숙이 시어머니에게 "걱정은 뒤에서 조용히 하는 건데"라고 말한 장면을 꼽았다. 그는 "꼭 고부간이 아니더라도 대놓고 걱정하는 분들이 있지 않나"라면서 미소 지었다.

단역으로 시작해서 조연 그리고 주연까지. 라미란은 행보는 거침없고 파격적이다. 그는 "저처럼 늦은 나이에, 이 조건에 시작해서 주인공까지 맡은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다"라며 "그러니까 라미란, 라미란 하는 거 아니겠나"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언제까지 별 탈 없이 잘 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숨어있는 배우들이 발굴될 수 있는 작품들이 나오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니 제 다음이 계속 나오지 않을까요?"

[Y터뷰] 라미란 "코미디 장인? 부담스러워...만족감 없죠"

'걸캅스'에 이어 '정직한 후보' 또한 라미란을 염두에 두고 쓴 시나리오다. "(제가)워낙 독보적이라서"라고 다시 한번 너스레를 떤 라미란은 이내 "감사하다"라고 진심을 드러냈다.

"'걸캅스' 때 이 나이에 액션이 무슨 말인가 싶었죠. 무릎이 아픈데 말이에요.(웃음) 그런데 제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기획됐어요. 무슨 복을 타고나서 이런 사랑을 받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에도 라미란이 아니면 안 된다고 얘기해줬는데, 감사해요. 부담스럽지만 정말 복받았어요."

라미란은 향후 목표에 대해 "대중들이 '이번에는 저 배우가 뭘 할까?'라고 궁금해했으면 좋겠다"라면서 "뚜껑을 열었을 때 배신감이 들지 않는 걸 하고 싶다. '저번 작품과는 뭔가 좀 다르다'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라고 희망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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