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연기 빛났던 ‘머니게임’…현실과 비현실의 모호한 줄타기

[Y리뷰] 연기 빛났던 ‘머니게임’…현실과 비현실의 모호한 줄타기

2020.01.16. 오전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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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연기를 빛이 났으나 드라마는 현실과 비현실 사이 모호한 줄타기를 하는 듯 보였다.

15일 저녁, 정통 금융 장르물을 표방하며 첫 방송을 시작한 tvN 새 수목드라마 ‘머니게임’이 베일을 벗었다. ‘머니게임’은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최대의 금융 스캔들 속에서 국가적 비극을 막으려는 이들의 숨 가쁜 사투와 첨예한 신념 대립을 그린 드라마로 고수, 이성민, 심은경 등이 출연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부실 사태에 놓인 은행의 처리 방법을 놓고 설전을 벌이는 국정감사 현장을 보여주며 시작됐다. 금융위원회 관료인 채이헌(고수)는 현재 정책에 반기를 들고 소신 있는 발언을 하며 대혼란을 야기했다. 그의 발언으로 금융위 위원장이 해임되고 부위원장 허재(이성민)이 차기 위원장에 내정됐다. 허재는 채이헌에게 자신과 이념이 같다며 힘을 실어줬고, 채이헌 역시 충성을 약속했으나 사실 둘의 근본적인 견해는 차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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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의 성공 가도에 제동을 건 것은 채이헌의 아버지이자 경제학계 거목인 채병학(정동환) 교수였다. 그는 허재의 위원장 임명에 반대하며 청와대 입성을 예고했고, 둘은 산등성이에서 맹렬한 논쟁을 벌였다. 허재는 오래전부터 자신의 정책을 무시해온 채병학의 독설에 분노해 그를 우발적으로 살인했다.

한편 또 다른 주인공인 이혜준(심은경)의 과거와 현재도 그려졌다. 외환위기 여파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나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혜준은 요즘 시대에 보기 힘든 ‘입지전적’ 캐릭터였다. 학벌로 자신을 무시하는 선배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그는 짧은 등장이었지만 향후 고수와 이성민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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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화에서 가장 시선을 끈 것은 이성민과 정동환의 뜨거운 연기 대결이었다. 특히 이성민은 외환위기 당시 협상단의 막내로 참여해 굴욕적인 경험을 맛본 뒤 점차 괴물이 되어가는 인물을 사실감 있게 표현했다. 정동환 역시 첫 화에서 죽음을 맞았지만 감정을 쏟아내는 열연을 펼쳤다.

아쉬운 점은 드라마의 정체성이었다. ‘머니게임'은 코믹한 요소도 로맨스도 전혀 없는 정통 금융 장르물을 내세우며 방영 전부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았다. 깊이 있는 내용으로 시청자가 극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걱정과 함께 전에 없던 경제 드라마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함께 했다.

[Y리뷰] 연기 빛났던 ‘머니게임’…현실과 비현실의 모호한 줄타기

그러나 현실감 넘치는 경제 드라마라는 소재에도 불구하고 첫 화부터 금융위 위원장에 내정된 고위 관료가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이나 신임사무관이 사내 선배들에게 거침없이 발언하고 행동하는 모습은 현실과 동떨어진 모습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현실적인 소재 뒤에 비현실적인 요소들이 뒤섞여 경제 드라마라는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드는 듯 보였다.

또한 70분 가까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극의 전개가 대부분 예상 가능하고 연출에 있어 긴장감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배우들의 호연에만 기대기에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물론 단 1회만으로 드라마 전체를 평가하는 것은 섣부른 일이다.

제작발표회 당시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정과 경제를 위해 반드시 봐야 할 드라마라고 생각한다”는 이성민의 말처럼 ‘머니게임’이 시청자들에게 도움과 재미를 동시에 줄 수 있는 드라마로 발돋움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YTN Star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사진 캡쳐 = tvN ‘머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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