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블랙독' 힘 뺀 서현진+디테일한 연출…현실 공감 자극

[Y리뷰] '블랙독' 힘 뺀 서현진+디테일한 연출…현실 공감 자극

2019.12.17. 오전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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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서현진의 힘을 뺀 연기는 오히려 극의 몰입도를 높였고 드라마 곳곳의 디테일한 연출은 현실감과 공감을 끌어올렸다.

16일 tvN 월화드라마 ‘블랙독’(연출 황준혁, 극본 박주연,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얼반웍스)이 베일을 벗었다. 기간제 교사의 삶을 전면에 내세운 ‘블랙독’은 첫 방송부터 학교의 안팎 풍경을 리얼하고 밀도 있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을 눈길을 사로잡았다.

1화는 고하늘(서현진)의 인생을 바꾼 한 기간제 교사의 죽음으로 극이 시작했다. 학생들을 태운 수학여행 버스가 터널 속에서 전복됐고 고하늘을 구하려던 김영하 선생님(태인호)는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김영하 선생님은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적절한 보상 대신 차별을 받게 되고 고하늘은 이러한 현실을 눈앞에서 마주한다. 이후 고하늘은 자신을 구해준 김영하 선생을 떠올리며 “어떻게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을까. 저는 그 답을 꼭 찾아야겠습니다”라며 그의 길을 좇아 교사가 되기로 다짐한다.

[Y리뷰] '블랙독' 힘 뺀 서현진+디테일한 연출…현실 공감 자극


[Y리뷰] '블랙독' 힘 뺀 서현진+디테일한 연출…현실 공감 자극

이후 임용고시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던 고하늘은 한 사립고등학교의 기간제 교사 자리에 지원한다. 오랜 시간 노력해온 고하늘은 시범강의 면접에서 자신이 꼼꼼하게 준비한 수업과 입시 준비 전략을 펼쳐 보이며 면접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1년제 기간제 교사에 합격한다. 그러나 새로운 기간제 교사 중 교무부장의 조카가 ‘낙하산’으로 합격했다는 소문이 퍼진다. 이 학교에 외삼촌이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던 고하늘은 그 소문의 주인공이라는 자신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지만, 동료들에게 이미 ‘낙하산’으로 낙인찍힌 후였다. 결국 학교에 남을지 떠날지 고민하던 고하늘은 학교에 남기로 결심하고 개학 첫날 학교로 출근하며 앞으로 그가 어떤 선생님으로 거듭날지 기대케 했다.

[Y리뷰] '블랙독' 힘 뺀 서현진+디테일한 연출…현실 공감 자극


[Y리뷰] '블랙독' 힘 뺀 서현진+디테일한 연출…현실 공감 자극

극 중 서현진의 연기는 섬세하고 자연스러웠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강세를 띠던 기존의 모습과 달리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그의 연기는 차분하고 안정적이었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고하늘을 연기하며) 평상시의 30% 텐션만 쓰고 있다. 너무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서 이래도 되나 싶은 느낌”이라고 표현했던 서현진의 우려는 기우에 가까웠다. 힘을 뺀 그의 눈빛에는 현실감이 온전히 담겨있었고, 이는 극에 공감을 더하는 요소가 됐다.

각종 디테일한 연출도 극에 몰입도를 높였다. 김영하 선생님의 죽음 이후 학교 정문에서 1인 시위를 하던 그의 어머니 옆에는 ‘준법우수학교’라는 명패가 현실의 모순을 더했다. 기간제 교사 면접을 보고 지하철을 기다리던 고하늘 앞에는 푸시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가 마치 그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붙어있었다. 또한 개성 강한 듯하면서도 현실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듯한 여러 선생님의 하모니는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성공적인 장치였다.

[Y리뷰] '블랙독' 힘 뺀 서현진+디테일한 연출…현실 공감 자극


[Y리뷰] '블랙독' 힘 뺀 서현진+디테일한 연출…현실 공감 자극

다만 같은 날 시작한 JTBC 새 월화드라마 ‘검사내전’ 역시 화려한 법조인이 아닌 직장인이자 생활인으로서 검사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두 작품의 대결이 불가피해 보인다. 힘을 뺀 현실 드라마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분위기는 ‘검사내전’이 한층 밝고 유쾌하다. 시청자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지점이다. 실제로 이날 시청률에서는 '검사내전'이 5.0%(이하 전국 가구)를 '블랙독'(3.3%)에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높은 시청률도 좋지만, 시청자들에게 칭찬받고 싶은 드라마가 되고 싶다는 서현진의 바람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제 막 첫 문을 연 ‘블랙독’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드라마로 기억될지 눈길이 쏠린다.

YTN Star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사진 캡쳐 = tvN '블랙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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