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①] '천리마' 최광제 "'열혈사제' 안톤·'션샤인' 야마다, 다 저예요"

[Y터뷰①] '천리마' 최광제 "'열혈사제' 안톤·'션샤인' 야마다, 다 저예요"

2019.12.07. 오전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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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①] '천리마' 최광제 "'열혈사제' 안톤·'션샤인' 야마다, 다 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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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쌉니다 천리마마트' 빠야족 족장 피엘레꾸, '열혈사제' 라이징 문 클럽 총지배인 안톤, '미스터 션샤인' 야마다가 모두 같은 사람인데, 많이들 모르시더라고요. (웃음) 아쉽기보다는 감사하고 뿌듯합니다. 배우는 배역으로 기억되어야죠."

배우 최광제는 이름보다 배역으로 불리는 지금이 좋다고 했다. tvN 금요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극본 김솔지, 연출 백승룡)에서 빠야족 족장 피엘레꾸 역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으로 안방을 사로잡은 그에게 이 작품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줬다.

[Y터뷰①] '천리마' 최광제 "'열혈사제' 안톤·'션샤인' 야마다, 다 저예요"

최광제는 드라마 종영 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한 인터뷰에서 "뿔과 가발을 벗으면 모를 줄 알았는데 종종 알아봐 주신다. 고기 먹으러 가면 더 주고, 지나가시는 분들이 저를 가르키며 '사뚜'(빠야족 언어로 '사랑한다'는 뜻)라고 한다"며 미소지었다.

그는 "지난 5월부터 7개월 정도 함께 한 작품을 떠나보내려니 시원섭섭하다. 사랑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면서 "시작 전 우려도 컸던 작품"이라고 처음 작품을 만났던 당시를 돌이켰다.

"전 정말 피엘레꾸를 맡을지 몰랐어요." 처음부터 이 배역으로 작품을 제안받은 건 아니었다. 미팅 겸 제작진과 만난 자리에서 "잘 할 수 있는 역할은 건달 오인배인데, 피엘레꾸의 경우 혼자 만들기 어려워 주변에서 같이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게 전부. 그렇게 운명처럼 기회가 왔다.

"첫 만남에서 감독님이 제게 족장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막상 기회가 왔는데 막막했죠. 원작이 있는 데다 세상에 없는 부족을 표현해야 하니까요. 온갖 자료를 찾으며 연구했어요. 감독님, 동료들과 일주일에 4~5번을 만났다니까요. 또 극적 설정상 태평양에서 한국으로 건너왔기 때문에 기계 태닝만 스물 여덟번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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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연출을 맡은 백승룡 PD는 제작 시 가장 걱정한 부분으로 빠야족을 꼽았다. 최광제 역시 빠야족 관련해 우려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원작 웹툰 속 빠야족은 천리마마트에서 인간 카트로 근무하게 되는 부족이지만 자칫 원주민 비하 등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인물들. 그는 무엇보다 이 배역을 희화화해선 안된다고 생각했다.

"빠야족이 이 사회 속 소수 집단을 대변한다고 생각했어요. 청년, 노인, 약자가 될 수도 있죠. 그들의 고충과 애환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만들어 보자는 게 캐릭터의 시작이었습니다. 십 년 전 한국에 와서 최선을 다했지만 편견 때문에 기회를 얻지 못했잖아요. 이에 맞서 나아가고 진정성 있게 최선을 다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계속 되새기며 연기했죠."

[Y터뷰①] '천리마' 최광제 "'열혈사제' 안톤·'션샤인' 야마다, 다 저예요"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빠야족 언어가 탄생한 뒷이야기도 밝혔다. "대본에는 '밥 먹었어?' '고마워' 등 우리가 평상시에 쓰는 말로 적혀있다"고 운을 뗀 그는 "부족어 같으면서도 시청자분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어떤 어미를 붙일까' 회의를 정말 수백 번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말 뒤에 '도', '두', '조', 심지어 '뚱'까지 붙여봤죠. 그러다 '뚜'라는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입에 잘 붙더라고요. 제가 폐차장에 연설하는 장면으로 테스트 촬영을 했는데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지나가는 어르신분들도 외국인이라고 말씀하시는 걸 보고 '이건 되겠다' 싶었죠. 나중에 감독님이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Y터뷰①] '천리마' 최광제 "'열혈사제' 안톤·'션샤인' 야마다, 다 저예요"

최광제는 무엇보다 함께 해준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아들 찌에 역의 엄태윤을 비롯해 부족 배우들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한 그는 "나중에는 눈만 마주쳐도 마음이 통하는 상황이 됐다"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워낙 호흡이 좋아서 애드립으로 했던 말이 실제 방송에도 많이 나왔어요. 인간 카트 무전기 설정이나, '100원만' 대사가 사례 중 하나죠. 감독님이 또 기가 막히게 편집으로 살려주더라고요. 고생도 많았지만 이렇게 즐거웠던 현장이 있을까 싶어요."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에이스팩토리,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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