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피플] 웰메이드 '동백꽃'...필명 쓰는 임상춘 작가는 누구?

[Y피플] 웰메이드 '동백꽃'...필명 쓰는 임상춘 작가는 누구?

2019.11.22. 오후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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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피플] 웰메이드 '동백꽃'...필명 쓰는 임상춘 작가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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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이 유종의 미를 거둔 가운데, 드라마를 집필한 임상춘 작가에게도 관심이 쏟아진다.

탄탄한 스토리와 감동적인 명대사로 연일 화제를 모은 '동백꽃 필 무렵'은 매회 웃음과 눈물샘을 동시에 자극하며 '올해의 드라마'로 등극했다.

언론에서도 임 작가를 조명하기 시작했지만, 그는 이번 드라마 관련 인터뷰를 일절 하지 않은 채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놀랍게도 작가의 이름으로 알려진 '임상춘'은 필명이다. 그가 30대 여성이란 것 외에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과거 한 인터뷰에서 그는 "직장을 다니다가 20대 후반부터 드라마 작가를 꿈꾸게 됐다"며 "성별도 나이도 없는 작가가 되고 싶다. 그래서 필명도 다소 낯선 '임상춘'으로 지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다른 이름으로 드라마를 써볼까도 생각한다"라며 "친한 친구와 가족 외에는 내가 임상춘이라는 걸 아는 사람도 없다"라고 밝혔다. 또 자신을 자랑하고 싶은 아버지를 만류 중임을 덧붙이기도 했다.

임 작가는 2013년 드라마 극본 공모전 '사막의 별똥별 찾기'에 당선된 후, 2014년 드라마 페스티벌 '내 인생의 혹'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백희가 돌아왔다', '쌈, 마이웨이'로 존재감을 입증했으며 '동백꽃 필 무렵'으로 다시 내공을 발산했다.

그가 이번에 다룬 소재는 '편견'이다. 고아에 미혼모, 술집을 운영하는 동백(공효진)이 주인공이다. 달콤한 로맨스물을 기대한 시청자들은 다소 놀랐을 것이다. 극 초반, 동백을 바라보는 옹산 사람들의 편견 어린 시선이 곧 우리들의 시선이었다.

이런 상황 가운데 이 드라마가 조금 더 특별했던 건, 동백이 용식(강하늘)과 정 많은 이웃들을 만나 편견을 딛고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냈기 때문이다.

[Y피플] 웰메이드 '동백꽃'...필명 쓰는 임상춘 작가는 누구?

극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첫 회에서 보인 게르마늄 팔찌를 찬 주검은 동백이 아닌 향미(손담비)였고, 흥식 아버지인 줄 알았던 '까불이'의 정체는 결국 흥식(이규성)이었다.

로맨스물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살인 사건과 '까불이'를 찾아가는 과정은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했다. 이에 소시민들의 삶은 물론 따뜻한 인간애와 부녀간의 사랑, 감동까지 놓치지 않았다.

꽤 젊은 작가 축에 속하는 임 작가에게서 어떻게 이런 필력이 나왔을까. 감탄이 절로 나온다. '동백꽃 필 무렵'의 성공은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이 없어도, 남녀 간의 사랑이 주를 이루지 않아도 충분히 사람들이 '인생 드라마'로 꼽을만한 웰메이드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훌륭했지만, 어느 한 캐릭터도 허투루 쓰지 않은 작가의 혜안(慧眼)을 겪어보니, 그의 다음 작품에도 기대가 쏠린다.

YTN Star 공영주 기자(gj92@ytnplus.co.kr)
[사진제공 = KBS 2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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