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이슈] 스트리밍이 웬 말? 아이유 사태로 본 '현장 공연'의 본질

[Y이슈] 스트리밍이 웬 말? 아이유 사태로 본 '현장 공연'의 본질

2019.11.04. 오전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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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이슈] 스트리밍이 웬 말? 아이유 사태로 본 '현장 공연'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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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은 모두 진동 모드나 전원을 꺼주세요. 사진, 영상 촬영은 절대 불가합니다."

여느 공연에나 적용되는 문구다.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자신의 기기에 담아 언제든 꺼내 보고 싶은 건 팬들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해당 가수도, 소속사가 결코 원하는 행동은 아니다. 또 그곳을 찾은 다른 팬들에게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이다.

최근 가수 아이유 측은 광주 콘서트 때 발생한 관객 퇴장 조치관련 입장을 냈다. 지난 2일 있었던 공연에서 한 관객은 실시간 스트리밍을 진행했고 현장 적발, 퇴장 조치를 당했다. 확인 결과 해당 인물은 여러 해 동안 콘서트 음성 중계를 해왔고 본 공연도 약 4시간에 걸쳐 스트리밍을 진행, 약 14만 건의 누적 청취를 만들었다.

콘서트는 음악 산업의 일환이며 저작권과 초상권 등 여러 부분에 법적 제재를 받는다. 특히 스트리밍은 더욱이 용납되지 않는 범죄라고 볼 수 있다.

아이돌, 발라드 가수 할 것 없이 어느 연령대 팬들이나 해당된다. 공연장 내 곳곳에 배치돼 있는 경호, 안전 요원들은 카메라를 든 관객을 제지하는 데 바쁘다. 설사 촬영을 한다 해도 수익이 발생하는 개인 채널 등 플랫폼을 이용한 업로드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법적 제재가 엄격하지 않은 탓에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상 수많은 공연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단순 영상 촬영을 비롯, 이번 스트리밍 사건 같은 경우 촬영자는 현장 공연의 질을 방해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행위는 나아가 무대의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다. 최근 가수들은 1일 공연이 아닌 전국 투어 등 한 네이밍으로 여러 지역의 순회공연을 펼친다. 나중에 열리는 지역 공연의 관객들은 해당 공연의 진행 방식, 선곡된 노래 등 여러 부분에서 스포일러를 당할 수 있다. 그만큼 기대감과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는 것.

무대 위 가수들 또한 팬들에게 직접 자제를 요청하기도 한다. 일반 가드나 안전요원의 제재를 무시하는 팬들의 태도가 빈번하자, 가수가 직접 요청을 하는 것이다. "(공연 현장)이곳에 오신만큼 저희 무대를 휴대폰이 아닌 눈으로 직접 느끼고 담아가셨으면 좋겠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우리나라는 인증 문화 같은 게 있다. 자신이 찍은 걸 공유하려는 욕망이 있는데, 그런 모습이 바람직한 건 아니다. 공연이라는 건 일회적인 라이브성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그걸 영상으로 공유하면 추후 (공연) 소비 자체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공연하는 가수들에게도 비즈니스적으로 좋지 못한 현상이다. 이 같은 잘못된 문화를 바꾸는 게 쉬운건 아닌데 끊임없는 문제 인식이 중요하다"며 "요즘 국내 (아이돌) 팬덤 내부에서도 공연에 폐가 된다면 바꿔야겠다는 인식이 있는 것으로 안다. 촬영 제재가 쉽지 않은만큼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올바른 공연 관람 태도를 갖는 게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현장 공연은 가수와 관객들간 소통의 장이다. 단 공연을 개최한 주최측만이 해당 공연의 저작권을 가진다. 무분별한 공연 촬영은 상업적으로도 불법이며 다수의 팬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임을 인지해야 한다.

YTN Star 지승훈 기자 (jiwin@ytnplus.co.kr)
[사진제공 = 오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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