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극한직업'→'열혈사제'...이하늬 "2019년, 기적과 같은 해"

[Y터뷰] '극한직업'→'열혈사제'...이하늬 "2019년, 기적과 같은 해"

2019.11.02. 오전 08: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Y터뷰] '극한직업'→'열혈사제'...이하늬 "2019년, 기적과 같은 해"
AD
"올해는 선물과 같다 못해 기적과 같은 해에요."

2019년 영화 '극한직업'과 드라마 '열혈사제'로 최고의 주가를 높이고 있는 배우 이하늬의 말이다. 이하늬는 올해 흥행 작품을 두 편이나 이끌었다. 2006년 미스코리아 진으로 이름을 알린 이하늬는 2009년 드라마 '파트너'로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간 스크린과 TV를 넘나들며 활약했던 이하늬에게도 올해의 성과는 마치 기적과도 같이 느껴졌다.

이하늬는 '극한직업'에서 마약반의 만능 해결사 장형사 역으로 열연해 천만 배우에 이름을 올렸다. 시청률 22%를 기록한 '열혈사제'에서는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사이다 검사 박경선 역을 맡아 '흥행보증수표'로서 입지를 굳혔다.

이 같은 활약을 인정받아 이하늬는 지난달 30일 2019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배우로 살겠다고 결심하면서 직업으로 받아들였어요. '잘 되겠다'보다 매일매일 현장에 나가면서 느끼는 만족감이 컸죠. 최선을 다했을 때 느껴지는 자족이 소중했거든요. 그 외의 것은 제가 컨트롤 할 수가 없잖아요. 어떤 캐릭터를 하고 싶다고 해도 할 수 없다는 걸 알고 혼자서 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올해는 완벽히 선물이에요. 제가 뭘 잘해서 된 건 아니에요. 1600만 관객이 넘는 영화를 만나는 건 배우 입장에서 길 가다가 벼락을 맞을 확률이 아닐까요? 감사하지만 빨리 내려놓고 다음 캐릭터를 준비하는 게 맞아요. 많이 이룬 배우라기보다 앞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는 배우예요. 그래서 스스로 만족하거나 '이쯤이면 되겠지'라고 생각할까 봐 걱정돼요. 경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Y터뷰] '극한직업'→'열혈사제'...이하늬 "2019년, 기적과 같은 해"

그런 이하늬가 오는 13일 개봉하는 영화 '블랙머니'(감독 정지영)에서 냉철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블랙머니'는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소재를 바탕으로 한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 등 이른바 '론스타 스캔들'을 처음으로 스크린으로 소환했다.

이하늬는 국제 통상 전문 변호사이자 대한은행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나리를 연기했다. 양민혁(조진웅) 검사와 함께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를 마주하고 공조하는 인물이다.

"캐릭터가 다각적이라서 좋았어요. 실제의 사건에 기반을 두면서도 영화로서 재밌는 요소들이 많이 있었죠. 영화가 가지고 있는 강한 메시지도 좋았고요. 현시대를 배우로서 살아가면서 이런 작품을 만나기도 쉽지 않은데 안 할 이유가 없었어요. '블랙머니'의 한 부분이 되어 연기를 할 수 있다면 배우로서 명예로울 것 같다고 생각했죠. 무엇보다 정지영 감독님과 작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습니다."

[Y터뷰] '극한직업'→'열혈사제'...이하늬 "2019년, 기적과 같은 해"

이하늬는 정지영 감독에 대해 "어떤 감독님보다 젊고 패기 있고 친구 같았다"라면서 "스스럼없이 제 의견을 말할 수 있었다. 같이 작업하는 느낌이었다. 수직이 아니라 수평적인 관계를 만들어줘서 감사했다"라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하늬는 김나리를 통해 유창한 영어 실력을 뽐냈다. "미국에서 살았고 실제로 월가에서 일해서 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는, 리더에 가까운 여자"라고 김나리를 정의한 이하늬는 "아주 디테일한 것들이 살아야 김나리가 구축될 것 같았다. 경제용어를 일상용어처럼 입에 붙이는 작업을 많이 했다"라고 당시를 돌이켰다.

"정지영 감독님은 김나리를 한 마디로 '자신만만'이라고 말해줬어요. 양민혁 검사는 눈에도 안 들어오는 거죠.(웃음)"

[Y터뷰] '극한직업'→'열혈사제'...이하늬 "2019년, 기적과 같은 해"

'극한직업'과 '열혈사제'에서 코믹한 모습을 보여줬던 이하늬는 "똑같은 캐릭터를 반복하면 안 될 거 같다는 생각했다"면서 "운 좋고 감사하게 '블랙머니'가 왔다. '극한직업'하고 '열혈사제'하고 포상휴가 다녀오자마자 '블랙머니'를 했다. 털고 깎아 내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에너지를 변환시킬 수 있는 작업을 바로 해서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전 작품에 들어갈 때 혹시 내가 뻔한 캐릭터를 만드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요. 누가되지 않게 하려고 스스로 경계를 많이 하고 있어요. 행운인 게 작품마다 너무 많이 배웠어요. '침묵' 정지우 감독님한테는 배우가 얼마나 자유롭게 토해내듯이 연기할 수 있는지를 배웠죠. 그게 없었다면 '극한직업'에서 완전히 내려놓기 어려웠을 거 같아요. '극한직업'에서는 코믹 타이밍의 천재 이병헌 감독님을 만났고 그걸 '열혈사제'에서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 작품들이 있어서 '블랙머니'도 있다고 생각해요. 서로 도움받고 진화하는 과정들이지 않았나 싶어요."

[Y터뷰] '극한직업'→'열혈사제'...이하늬 "2019년, 기적과 같은 해"

사실 이하늬의 이러한 성과들은 모두 '배우고자'하는 그의 의지에서 비롯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서울대학교 국악과 출신으로 국악으로 무대에 서고 미스코리아로 무대에 섰던 이하늬는 "연기로 무대를 서려니까 긴장됐다. 국악으로 수련을 했던 사람이라 무대를 서려면 수련이 필요하다"라고 판단했다. 그가 데뷔하고 나서인 2008년도 경 미국으로 떠난 이유다. 미국에서 연기 스튜디오를 다니면서 영어와 연기에 매진했다. 그렇게 기본을 갈고 닦고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다.

"전 가고자 하는 방향이 분명했어요. 그래서 초탈하고 광범위하게 활동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제가 아무리 '난 배우야'라고 해도 소용없다는 것도 알아요. 지금은 열심히 시간이 쌓였고 '열심히 연기하겠습니다' '연기하고 싶습니다'라는 간절한 마음이 전해진 것 같아서 정말 감사해요."

이하늬는 현재 자신에 대해 "이끼가 더 많이 껴야 하는 중간에 있는 돌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인도도 좋고, 할리우드도 좋고, 유럽도 좋고, 아프리카도 좋다. 열려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 물론 배우에게 그 기회가 선물처럼 와야 하지만 그걸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