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현장] 끝나지 않은 금융스캔들...'블랙머니', 폐부를 찌르다 (종합)

[Y현장] 끝나지 않은 금융스캔들...'블랙머니', 폐부를 찌르다 (종합)

2019.10.28. 오후 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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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현장] 끝나지 않은 금융스캔들...'블랙머니', 폐부를 찌르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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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를 읽고 '눈 뜨고 있는데 코 벴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론의 장을 만들고 싶었다. 영화가 백신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암암리에 그것을 몰라도 되도 살아가도 되는 게 아니었다. 저도 눈을 뜨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조진웅)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블랙머니'(감독 정지영, 제작 질라라비/아우라픽처스)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가 배우 조진웅 이하늬 그리고 정지영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영화는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소재를 바탕으로 한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은 아직 끝나지 않은 대한민국 최대의 금융 스캔들을 파헤치며 그 폐부를 찌른다.

이날 연출을 맡은 정지영 감독은 "경제를 잘 몰라서 공부를 많이 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상당히 시끄러웠던 사건이라 간접적으로 들어왔는데 공부를 하니까 만만치 않았다"라면서 "꼭 알아야 되는데 어려워서 어떻게 관객들과 만날까 싶었다. 제일 중요한 건 쉽고 재밌게 풀어야 했다. 영화를 만든 목적은 사실을 공유하고 토론하고 좀 더 나은 사회로 가자는 것이다. 그러려면 많은 관객이 와야 한다. 재밌게 풀기 위해 작업 시간이 오래 걸렸다.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라고 설명했다.

[Y현장] 끝나지 않은 금융스캔들...'블랙머니', 폐부를 찌르다 (종합)

'블랙머니'는 수사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막 가는 '막프로' 양민혁(조진웅) 검사가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되고,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다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극 중 양민혁은 죽은 피의자가 대한은행 헐값 매각사건의 중요 증인이었음을 알게 된다. 자산 가치 70조 은행이 1조 7천억 원에 넘어간 희대의 사건 앞에서 양민혁은 금융감독원, 대형로펌, 해외펀드 회사가 뒤얽힌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한다.

조진웅은 "시사회가 끝나고 제 스타일리스트한테 '어떻게 봤냐'라고 물어봤는데 너무 화나고 자신이 격해진다고 말하더라"면서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잘 전달된 거 같았다. 지금도 진행 중인 이야기다. 우리가 굳이 감내할 필요는 없는 책임이다. (영화를 통해)같이 소통하고 공분하고 토론의 장을 만들고 싶다"라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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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영화는 '남부군' '하얀 전쟁'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 등 지난 37년간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조명해온 한국영화계 명장 정지영 감독의 금융범죄 실화극으로 기대를 자아낸다.

이하늬는 "살아있는 전설, 그 말을 하면 쑥스러워하는데 정지영 감독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면서 "글로 두, 세 번 정도 읽어야 완전히 이해됐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쉽게 잘 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영화는 사건의 추적과정을 스피디하게 그려내며 긴장감을 안기는 것은 물론 날카로운 주제 의식과 탄탄한 스토리, 생생한 리얼리티로 짜릿하고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것을 예고했다.

정지영 감독은 "쉽고 재밌는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려운 경제 이야기고 사회 비리를 고발한다. 관객들은 오락 영화를 보고 싶어 한다. 재밌고 설득력 있게 감동까지 있으면 더 좋지 않나. 그렇게 만들려고 하니까 상당히 많은 부분을 고민했다"라면서 "양민혁은 경제 전문가가 아니다. 일부러 그렇게 선택했다.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재밌고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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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암살' '독전' '완벽한 타인' 등을 선보였던 조진웅이 사건 앞에서는 위아래도 없고, 수사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덤비는 서울지검의 '막프로' 검사 양민혁 역을 맡았다.

조진웅은 "배우가 캐릭터를 만나면 이입이 되려고 한다. 혈관에 흐르는 피도 캐릭터화되려고 한다"라면서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좋아하면 그 성정을 배우게 된다. 양민혁은 감정적으로 사건을 부딪치지 않고 이성적으로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려고 노력한다. 앞으로 저도 그래야 할 거 같다"라고 했다. 옆에 있던 이하늬는 조진웅과 양민혁의 싱크로율에 "200%"라고 미소 지었다.

'극한직업'과 '열혈사제'를 통해 스크린과 TV를 넘나들며 2019년을 사로잡은 '대세' 이하늬는 냉철한 판단력을 지닌 국내 최대 로펌의 슈퍼 엘리트 변호사 김나리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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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아 코믹한 연기를 선보였던 이하늬는 "정지영 감독님이 제 작품을 보고 캐스팅 안 하려고 했다고 한다. 제 안에 '김나리가 있을까 싶었다'라고 농담처럼 얘기했다"라면서 "코미디는 치열한 장르다. 누군가를 웃게 하는 게 가슴 뛰고 좋지만, 배우로서 이렇게 무게감 있고 위엄 있는 시나리오를 만나는 것도 행운"이라고 감사했다.

영화 속 영어 대사에 대해서는 "영어 대사가 몇 안 되지만 핵이 되는 대사 중에 영어가 많아서 입에 붙이려고 많이 노력했다. '밥 먹었어?'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그 단어들이 나올 수 있도록 되뇌었다"라고 돌이켰다.

영화는 금융위원회가 2011년 외환은행 지분의 단순매각을 결정한 직후부터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진실을 알린다.

조진웅은 "내가 왜 경제를 가깝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 저 같은 문외한이 영화에 출연까지 했다"라면서 영화 관람을 당부했다. 이하늬는 "세상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영화지만 많은 관객이 보면 더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한다"라고 덧붙였다.

'블랙머니'는 오는 11월 13일 개봉한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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